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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와이프 ㅣ 스토리콜렉터 123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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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알았다고 믿었던 순간, 진짜 미스터리를 마주한다.”
이 책은 ‘범죄 사건’을 빌려온 이야기 같지만, 실상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가진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신뢰가 어떻게 무너지고 다시 어떻게 재구성되는가, 그것이야말로 《디 아더 와이프》가 던지는 가장 깊은 질문입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았던 것은 ‘인간의 양면성’입니다. 존경받는 의사, 자상한 아버지, 그리고 동시에 비밀의 가정과 불륜을 가진 남자. 그 복잡한 얼굴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불편하지만 현실적입니다.
조가 아버지를 다시 이해하는 과정은, 결국 독자인 우리에게도 부모와 가족을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완벽한 가족은 없으며, 실망 또한 관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성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이클 로보텀(Michael Robotham)은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범죄·미스터리 소설가입니다. 50여 개국, 25개 언어로 번역된 그의 작품들은 스티븐 킹, 리 차일드 같은 거장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골드 대거 상을 두 차례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직 저널리스트이자 ‘고스트라이터’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사실적이고 심리적으로 깊이 파고드는 범죄 서사로 독자들을 사로잡습니다. 대표작으로 《용의자(The Suspect)》, 《굿 걸, 배드 걸(Good Girl, Bad Girl)》, 《라이프 오어 데스(Life or Death)》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라이프 오어 데스》는 박찬욱 감독이 영화화를 준비 중입니다.
《디 아더 와이프》는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입니다. 조는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탁월한 심리 분석으로 수사에 도움을 주는 인물이자, 동시에 아내를 잃고 두 딸을 홀로 키우는 상실의 시간을 겪는 아버지입니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범죄 추리물이 아니라 인간 심리의 이중성, 가족이라는 미스터리, 관계의 어둠을 정면으로 응시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입니다.
로보텀은 이번 작품에서 ‘완벽해 보이는 아버지의 다른 얼굴’을 소재로 삼습니다. 부모라는 존재가 자식에게 얼마나 절대적 권위와 신뢰로 자리하는지, 그리고 그 믿음이 무너질 때의 충격이 어떠한지를 탐구합니다. 단순하게 ‘범인이 누구인가’라는 미스터리의 정답 찾기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도 인간은 끝내 타인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데 방점을 둡니다.
마이클 로보텀의 《디 아더 와이프》는 인간의 가장 깊숙한 영역인 ‘가족과 신뢰’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 속 주인공 조 올로클린은 심리학자이자 파킨슨병 환자로, 이미 13년째 병과 싸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내 줄리앤을 수술 합병증으로 잃은 지 16개월, 두 딸을 홀로 키우며 상실감에 시달리던 그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이합니다. 바로 존경의 대상이자 완벽한 아버지로만 알았던 인물이 사실은 ‘두 개의 삶’을 살고 있었다는 진실입니다.
작품의 핵심 갈등은 범죄의 진상을 밝히는 수사 그 자체보다, ⁉️“내가 믿어온 아버지가 정말 그 사람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독자는 추리의 재미를 넘어선, 인간 관계의 본질적 불안정성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서두에서 조는 병상에 누운 아버지 옆에서 낯선 여인을 만납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아버지의 ‘또 다른 아내’라고 주장합니다.
📌“난 이 사람의 또 다른 아내예요.”
이 한 문장은 조의 세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아버지를 모범적이고 보수적인 영국 신사, ‘가정과 일에 충실한 가장’으로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독자 또한 이 장면에서 조와 똑같은 충격을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언제든 다른 얼굴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존재에 대해서조차 끝내 알 수 없다는 아이러니가 이 작품의 긴장감을 끌고 갑니다.
작품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믿음’이 등장합니다.
✔️어머니는 끝까지 남편을 두둔하며 📌“그이가 직접 고백하기 전까진 난 믿을 수 없어.” 라고 말합니다.
✔️조는 아버지가 절대 배신자가 아니라고 믿지만, 증거들은 정반대를 가리킵니다.
✔️유언이라는 인물은 조에게 📌“당신이 내 형제야”라며 혈연을 주장합니다.
이 장면들은 ‘피와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는 신성한 개념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동시에, 믿음을 지키려는 인간의 집착을 드러냅니다.
조는 심리학자로서 타인의 말과 행동을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작품 속에서 그는 비밀이 인간의 본질적 조건임을 통찰합니다.
📌“비밀이 없다면 자아도 없다. 사회 집단에서, 일터에서, 또는 결혼생활에서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거짓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 구절은 의미심장합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사회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인간은 거짓말을 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아버지조차도 결국 두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평생을 속이며 살았습니다.
이 작품의 미스터리는 범죄의 진실뿐만 아니라, 인간이 왜 거짓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있습니다.
조는 사건을 파헤치면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분노 사이에서 줄곧 흔들립니다. 그는 📌“내 안에서 무언가가 산산이 조각나버린다. 포용, 평정, 그리고 품위. 그 모든 게 마구 흐트러졌다가 이내 또 다른 무언가로 둔갑한다.”라고 말합니다. 아버지를 숭배하던 마음은 배신감으로 바뀌고, 그 분노가 사건을 파고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결국 이 소설은 아버지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아들이 아버지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성장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결국 자식들을 실망시키기 마련이야.”
이 문장은 책 전체를 압축합니다.
부모는 완벽한 신이 아니라, 욕망과 비밀을 가진 불완전한 인간일 뿐입니다.
주인공 조의 개인적 상황 또한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몸이 서서히 말을 듣지 않고, 아내를 잃은 상실감이 여전히 그를 괴롭힙니다.
한 장면에서 조는 경찰에게 공격받은 후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지 못해 곤란에 빠집니다.
📌“파킨슨 병을 앓고 계세요.”
이 대목은 주인공을 인간적 한계와 취약함을 가진 인물로 그려냅니다. 때문에 그의 집요한 추적과 진실에 대한 갈망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옿니다.
《디 아더 와이프》는 독자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부모를 알고 있는가?
✔️가족이란 믿음은 어디까지 지켜져야 하는가?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용서와 이해는 가능한가?
이 질문들은 추리소설의 문법을 넘어, 독자의 삶 속으로 파고듭니다.
《디 아더 와이프》는 ‘범죄 소설’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가족 심리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사건의 실체가 무엇이든, 독자는 결국 조와 함께 묻게 됩니다. ⁉️“나는 아버지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가?”
저는 특히 조의 고백,
📌“나는 유령을 보았고, 그 유령은 바로 아버지다.” 라는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
평생 함께 살아온 아버지가 가장 낯선 인물로 다가오는 순간,
부모-자식 관계의 아이러니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범인이 누구인가’를 추리하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인간의 이중성과 가족이라는 관계의 불완전함을 묵직하게 던져줍니다. 부모도, 배우자도, 자식도 결국 각자의 비밀을 가진 채 살아가는 타인일 뿐이라는 냉혹한 사실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그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해야만 한다는 따뜻한 역설로 마무리됩니다.
독자로서 이 소설이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것보다 ‘아버지라는 인간의 정체’를 파헤치는 과정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평생 알아간다고 믿는 가족도 결국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일 수 있다는, 뼈아픈 진실을 이 작품은 잔인하면서도 매혹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은 미스터리 독자는 물론, 가족 서사를 통해 인간의 심리를 탐구하는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읽고 나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라는 가족의 얼굴이 다시 보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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