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_

《키메라의 땅》은 전형적인 베르베르식 ‘지식소설’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현실과의 거리가 위험할 정도로 가깝습니다. 작품 속 핵전쟁, 종 멸종, 환경 붕괴는 이미 뉴스에서 보고 있는 현재형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특히 ‘새로운 아종이 등장해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결론에서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베르베르는 과학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생명이 살아가는 사회를 바꾸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결국 《키메라의 땅》은
💭“우리가 진짜 바꿔야 하는 건 유전자보다 가치관”이라는 경고입니다.


이 작품은 키메라의 날개와 지느러미, 땅을 파는 발톱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인간의 오래된 습관—배제와 지배—임을 보여줍니다. 과학이 만든 신세계에서도 결국 싸움은 계속됩니다. 베르베르는 이 불편한 진실을, 차갑지만 매혹적인 서사로 우리 앞에 내놓았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과학적 상상력과 방대한 지식을 문학적으로 구현하는 데 탁월한 이야기꾼입니다. 《개미》, 《타나토노트》, 《신》, 《제3인류》 등 그의 작품은 생물학·철학·역사·미래학을 종횡무진 오가며 “지식 소설”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구축했습니다.

전 세계 3천만 부 이상 판매된 그의 작품은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번 신작 《키메라의 땅》은 인류 멸망 이후의 지구를 무대로 ‘신인류’의 탄생과 그 이후의 세계를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입니다.


작품은 핵전쟁으로 문명이 붕괴한 지구에서 시작됩니다. 유전공학의 발달로 탄생한 세 종의 ‘키메라 인류’—하늘을 나는 에어리얼, 땅속을 사는 디거, 바다를 유영하는 노틱—는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 가능합니다.

진화생물학자 알리스는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지만, 구인류의 거센 반발과 생명윤리 논란 속에 우주로 추방되었습니다. 그러나 3차 대전 이후, 그녀의 창조물들은 멸종 위기의 인류 대신 새로운 지구의 지배자가 될 기회를 맞이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과연 구인류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베르베르는 이번 작품에서 “종의 진화”를 윤리·문명·관계의 진화까지 포함한 질문으로 확장합니다. 그는 📌“우리는 현명하지 않습니다. (…) 우리는 너무나 오만한 나머지 우리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라고 쓰며, 단일종 중심주의가 재앙을 부르는 구조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키메라의 등장은 단지 과학적 성취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는 사건이자, 오만과 배제의 역사를 반복할 위험성을 내포한 실험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늘 우리를 ‘가능성의 경계선’으로 데려가는 작가입니다. 이번 신작 《키메라의 땅》은 그 경계선을 한층 더 어둡고 위험한 쪽으로 밀어붙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핵전쟁 이후, 인류 문명이 붕괴한 지구입니다. 이곳에서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가 결합된 새로운 종족, 즉 ‘키메라’들이 등장합니다.


작품의 출발점은 미래 SF 설정이 아닙니다. 인류가 스스로의 한계를 자각하고, ‘적응’이라는 생물학적 본능을 유전자 조작이라는 도구로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 실험은 곧 생명윤리, 종의 위계, 권력 문제를 둘러싼 거대한 논쟁으로 변질됩니다.


진화 생물학자 알리스 카메러는 키메라 프로젝트의 주도자입니다. 그는 인간이 지구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세 가지 아종을 만듭니다. 하지만 연구 내용이 유출되며 그는 ‘괴물 창조자’라는 낙인을 찍히고, 살해 위협까지 받습니다.
그의 실험은 💭 “인간만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오만함”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세상은 그것을 위협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알리스가 우주로 추방된 후 오히려 ‘창조주’로서의 역할이 강화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과학자 개인의 윤리적 고뇌와 사회적 고립, 그리고 창조자가 느끼는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작품 중반부에 묘사되는 세계 3차 대전 장면은 지금의 국제 정세를 비춘 예언처럼 보입니다.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다” 는 표현은 갈등이 폭발하는 순간의 불가역성을 함축합니다. 베르베르는 역사적 사건과 첨단 무기 시스템, 실제 국가 관계를 촘촘히 엮어, 전쟁의 개연성을 무섭도록 설득력 있게 그립니다.


공중의 에어리얼(헤르메스), 지하의 디거(하데스), 바다의 노틱(포세이돈).
이 ‘혼종 3형제’는 각기 다른 환경 적응 능력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인류 내부의 다양성’이 공존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보여줍니다.
알리스가 📌“성공했다는 기쁨과 사람들이 신생아들을 거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는 장면은, 과학적 성취와 사회적 수용 사이의 깊은 간극을 드러냅니다.

또한 📌“〈이교도에게 죽음을〉을 외치는 군중”은 종교적·문화적 갈등이 종족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재현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작가가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주제입니다 — 환경, 기술, 신체적 능력이 아무리 바뀌어도 인간(혹은 인간성을 지닌 존재)의 본질적인 분열과 폭력성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동그라미에 네모를 넣을 수는 없는 거야” 라는 대사는 서로 다른 종족 간의 근본적 불화, 그리고 억지 통합의 한계를 압축적으로 드러냅니다. 베르베르는 공존 실패를 미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생존을 위해서는 ‘분리’가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역설을 던집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전쟁과 파멸을 ‘정화’로 해석하는 사피엔스의 집단 심리입니다. 📌“성경 속 대홍수처럼” 라는 인식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신성시하는 ‘집단적 스톡홀름 신드롬’을 상징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재난이나 전쟁이 특정 이념이나 종교의 정당화 수단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키메라의 땅》은 💭“미래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상상을 넘어서, 왜 인류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에 대한 인류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혼종 인류의 등장은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몰라도, 공존을 위해 필요한 심리적·문화적 진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또 다른 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처럼 읽힙니다.

문명이라는 이름의 오래된 병폐—폭력, 배제, 우월주의—가 어떤 모습으로든 다시 출현한다는 씁쓸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키메라는 새로운 종이지만, 그들이 만드는 세계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독자는 질문합니다.
⁉️“우리는 진화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단지 변형될 뿐인가?”
베르베르는 냉정한 진단과 함께 미약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희망을 남깁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쉽사리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이 소설이 남기는 깊은 여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인류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만든 가장 진보적인 존재조차, 결국 인간의 그림자를 지닌다는 사실입니다. 기술은 진보해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가장 오래된 문제 — 폭력, 차별, 오만 — 는 변하지 않습니다.

🎈결국 이 작품은 ‘종의 진화보다 의식의 진화가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장대한 서사 속에 숨겨 전달합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경고이자 예언입니다. 키메라의 땅은 먼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서 있는 현재의 연장선일 수 있습니다.

_

#키메라의땅
#베르나르베르베르
#열린책들
#소설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독서 #독서습관 #책소개 #도서추천
#책추천 #추천도서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도서 #신간도서 #신간
#서평 #도서서평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