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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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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나답게’ 살아남는 법, 그리고 사랑을 찾아가는 길 - “그래, 우리도 한번 잘 살아남아보자.”
《사랑을 찾아갈 거야》는 솔직하고 따뜻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기록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독자는 자신과 겹치는 순간을 쉽게 발견합니다.
저에게 이 책은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란 결국 누군가와 함께 살아온 순간들, 도시의 불친절 속에서도 발견하는 작은 기쁨들, 일상의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습니다.
이 책은 📌“도시가 불친절해도 나는 내 방식대로 사랑을 찾아갈 거야”라는 선언처럼 읽힙니다. 정규환의 고백은 결국, 우리 모두가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작은 연대와 위로의 언어였습니다.
정규환 작가는 잡지 에디터, 영화 마케터, 바리스타를 거쳐 〈빅이슈코리아〉, 〈오마이뉴스〉등에 에세이와 칼럼을 기고해 왔습니다.
현재는 개인 뉴스레터 ‘정규환의 개인사정’을 발행하고 동명의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퀴어 시티보이로서 서울에서 살아가는 감각과 고민들을 독자와 나누고 있습니다. 《사랑을 찾아갈 거야》는 그의 첫 번째 단독 에세이로, 팍팍한 도시에서 ⁉️"나만 이렇게 사나?" 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명랑한 제안입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 특히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이들의 경험은 늘 이중적입니다. 경제적 생존의 무게와 사회적 차별, 불친절한 제도 속에서 하루를 버텨내야 하지만, 동시에 사랑과 기쁨을 찾아내려는 감각 역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양가적 감정을 기록합니다. 도시를 미워하면서도 떠날 수 없고, 차갑지만 그 속에서 삶을 배우는 일상. 그것이 오늘날 젊은 도시인들의 현실이자, 저자가 풀어내는 글의 정조입니다.
정규환은 이 책에서 "거창한 해법" 대신 "작은 기쁨"에 주목합니다. 작은 집에서의 해방감, 무알코올 맥주의 취향, 공중목욕탕의 분위기,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아직은 그럴 용기가 없다고" 말하는 태도. 그는 자신을 감당 가능한 만큼 살아내며, 도시의 불친절 속에서 스스로 사랑을 길어 올리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입니다.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건 결국 어떤 의미일까?’
정규환은 이 질문에 해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사소하지만 진짜 같은 답을 내밉니다. 작은 집에 사는 기쁨, 운전면허가 없는 삶, 해외여행을 거부한 태도,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를 ‘아직은 그럴 용기가 없다’고 인정하는 정직함.
그는 이 모든 경험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는 ‘단정하되 자유롭게’라는 태도를 제안합니다. 면접에서 탈락했지만, 오히려 그 실패가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생의 어느 한쪽이 당장 안 풀리는 것처럼 보여도 하루하루 형태를 잘 유지하며 살아가다 보면 다른 한쪽은 분명히 풀려가기 마련이다.”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조급하게 성과를 원하고 불안을 견디지 못하는 태도를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실패를 ‘형태 유지’라는 말로 바꿔냅니다. 단정한 자유로움, 즉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태도가 결국 도시에서 살아가는 힘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대목은 ‘운전면허를 갖지 않은 이유’에 대한 글입니다.
저자는 30대가 되어도 운전할 줄 모르는 자신을 무능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면허를 따지 않기를 자발적으로 택함으로써 나보다 유능한 누군가에게 취업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역발상은 무책임하거나 자조적인 태도가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의 기준’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지는 방식입니다. 무엇을 못하는 것이 곧 결핍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기여일 수도 있다는 사고 전환은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유연함입니다.
많은 이들이 삶이 힘들 때 해외여행으로 도망칩니다. 저자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여행의 빚이 자신을 더 옭아맨다고 느낍니다.
📌“비행기 티켓을 마치 복권인 양 고작 몇십만 원 사치에 행운을 기대하며 스카이스캐너 최저가로 도망친 사람의 운명은… 시간을 대가로 빛나는 무언가를 반드시 찾아와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 고백은 ‘여행이 삶의 구원’이라는 흔한 낭만을 거부합니다. 대신 그는 작은 집, 정갈한 한 끼 밥상, 식물을 돌보는 마음 같은 일상에서 오히려 더 큰 해방과 자유를 찾습니다. 이는 소비적 낭만보다 ‘지속 가능한 행복’을 선택하는 태도로 읽힙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는 📌‘아무것도 되지 않으려야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문장입니다.
📌“행위가 우리 존재를 앞서기도 한다… 그러니까, 간절히 무엇이 되고 싶다고 꿈꾸면서 고통스럽다면, 그 무엇이 되기 전까지는 한번, 아무것도 되지 않으려고 생각해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이 말은 요즘 청년 세대의 불안을 다독입니다. 무언가 ‘되어야만’ 가치 있는 시대 속에서, 그는 ‘되려 하지 않아도 이미 존재 자체가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건넵니다. 저 역시 이 대목에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때로는 멈추고, 아무것도 되지 않는 상태를 견디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책의 제목처럼 ‘사랑’은 이 에세이의 중심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단순히 연애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비정규직 동료들과의 작별에서도, 오래된 건물을 지키는 할머니의 태도에서도, 그리고 스쳐간 연인들에게서도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발견합니다.
📌“인간은 작별 앞에서 한없이 겸손하고 감사해진다.”
📌“여자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내가 모르고 지나쳤을 기쁨과 슬픔이 아주 많았을 것이다.”
저자에게 사랑은 특정 대상이 아니라, 살아온 과정 속에서 맺었던 모든 관계의 흔적입니다.
서울은 불친절하고, 냉혹하며, 차갑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속에서도 뜻밖의 사랑을 발견합니다.
그는 📌“길을 걷다 아는 사람을 마주치듯 매일 자잘한 기쁨을 만나고, 그 순간만으로도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구절이 책 전체의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느꼈습니다.
사랑은 거창한 사건이나 이상적인 파트너가 아니라, 도시의 일상 속 우연한 마주침과 순간들 속에서 자라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전하는 ‘도시적 낭만’이자, 우리가 이 불친절한 공간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입니다.
《사랑을 찾아갈 거야》는 화려한 자기계발서도, 감상적인 에세이도 아닙니다. 대신 작가는 도시에서 버텨내는 방법을 “소박하지만 나다운 속도”로 기록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정체성을 드러내며, 그 속에서의 불안과 희망을 숨김없이 내보입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우리 한번 잘 살아남아보자”라는 연대의 손을 내밉니다. 그리고 그 말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단단한 위로로 다가옵니다.
특히 📌“인생의 어느 한쪽이 당장 안 풀리는 것처럼 보여도 하루하루 형태를 잘 유지하며 살아가다 보면 다른 한쪽은 풀리기 마련이다.”라는 말은, 불안정한 시대를 버티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됩니다.
저자는 📌“아직은 그럴 용기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로 자신을 지킵니다.
그 태도가 바로 오늘날 도시에서 살아남는 가장 현실적인 낭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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