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고재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시골에 대해 묻는다면?

어쩌면 저자처럼 당신이 생각하는 시골은 아닐 거라고 말할 것 같다.

특히 시골 사람들의 인간관계, 소문은 퍼져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라앉는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호시탐탐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찾아다니는 눈들... 살던 시골집은 그대로 두고 읍내로 이사온 뒤 가끔 들르는 시골집 물품이 군데 군데 사라졌던 것도 있었고 자물쇠가 열려 있던 것은 기본인가.

 

 물론 모든 시골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TV, 방송매체에서 떠들어대는 귀촌의 좋은 예만 보고 결정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인생 2막을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당신이 아무런 준비없이 환상에 젖어 온다면 얼마 못 가 시골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혹은 빈털털이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지 모른다고 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이 곳은 여행지로서의 시골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서 당신 또한 이미지 속에 머물러 있는 여행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읽고 있는 내내 이렇게까지 써야 하는가 싶을 정도로 과하다. 화려한 인생 2막을 시골에서 펼치려는 당신, 배우자를 꼬드겨 시골로 왔으나 당신은 시골사람들의 눈이나 사기꾼에게는 좋은 먹이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위험을 알아채도 경찰은 도와주지 않는다. 구급차 기다리다가 목숨이 끊어질지도 모르니 자가용을 구비하고 배우자도 운전을 배우도록 하라. 하지만 시골은 범죄인들에게 좋은 표적이기 때문에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안전을 위해 침실을 요새화하라. 이중빗장을 내 걸어라. 하지만 부족하다. 창을 만들어 적이 침입하면 적의 등을 찔러라.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안티도 없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하라는 거야? 시골에서 살지 말라는 거야? 도시로 가야 하는 거야? 까지 생각하게 된다. 

 

 이에 저자는 홀로서기 정신을 강조한다. 우리는 부모, 학력, 직장, 직장에서 얻은 지위, 배우자, 가족 등에 보이지 않게 의지해 왔고 의지해 왔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어른아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온전한 나로서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시골 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 세계 자체가 아름다운 이미지와 빛깔로만 채색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나 자신의 힘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닥쳐온 현실에서 눈을 돌린 나 자신에게 저자는 '시골'이라는 평온과 안락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와서 이렇게 말하려는 게 아닐까.

 

 인생은 그런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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