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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미토스북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알라딘 인터넷서점의 내 구매기록을 보니 이책을 산게 2006년 3월경이다.
거의 2년의 세월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내던져 두었다.
1권의 후반까지 한번 읽었었다.
그 후에도 만만하게 잡아야 할 책이 마땅찮을때 집어들곤 했는데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진 않았다.
뭐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심각하게 고민 해야할 철학적 화두가 있는것도 아닌데 집중할 수 없는 것은 소설의 구조 탓일까?
시간 여행을 하게 된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 헨리가 클레어와 첫만남을 가지는 시점으로 부터 시작해 두 주인공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서술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소설초반에 괜히 집중하지 않으면 스토리의 흐름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강박관념이 들게 하기 때문일거다.
그래서 주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갑자기 툭툭 튀어나와서 이사람은 도대체 언제부터 주인공들과 알던 사이인거야 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앞장을 다시 들춰보게 만들고...집중이 되지 않으니 걍 던져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거다.
근데 지극히 감성적인 사랑이야기에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이론까지 들먹거리며 따지지 않을 바에야 스토리의 연속성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그냥 눈에 들어오면 들어오는대로 눈에서 난반사로 흩어져 버리면 버리는대로 걍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이야기는 끝나고 신경쓰지 않아도 작가는 친절하게도 퍼즐 마지막 조각을 끼워넣어준다.
시간유전자라....타임머신이나 냉동수면 같은 공상적인 장치들에 의한 시간여행보다는 좀 덜 과학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뭐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까...?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을 순서대로 떠올려 보면 어떤 장면은 선명한 반면 어떤 기억은 희미하고.. 어떤것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어 있는 것도 있다는 사실이다.
헨리처럼 무수히 많은 시간대를 넘나들면서 자신이 죽은 이후 엄밀히 따지자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본 이후까지도 나타나게 된다면......헨리 자신도 무지 괴롭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클레어가 미치지 않는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물론 노년이 되고 나서도 언제 앞에 나타날지도 모르는 헨리를 기다리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아름답게 느껴지고 눈물샘을 자극하긴 하지만.....
인간의 뇌가 신체가 노쇄함에 따라 퇴화되면서 살아온 기억을 소멸시키는 시점까지 살게 된다면 만약 알츠하이머 같은 병에 걸린채 지나온 날의 어떤 부분은 기억나고 어떤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고 순서조차 헷갈릴 정도의 시기가 된다면 나도 헨리같은 시간여행자의 느낌이 들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해봤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2008년에 개봉한단다.
주인공은 트로이에도 나왔던 에릭바나다. 헨리라는 캐릭터와 무척 어울리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