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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혹
엘리아스 카네티 지음, 이온화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지식에 미친, 폭력에 미친, 권력에 미친.......
미친 군중 속에서 온전히 미친 개인의 이야기....
일주일 동안 지하철에서 읽어 치우기엔 너무나도 미친 이야기였다.
ㅎㅎ.....
등장인물들의 이 말도 안되는 각자의 억측과 소통 불가의 상황이 현실을 멀쩡하게 살아간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과 얼마나 다를까?
몰개성과 획일성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 각자는 서로에게 각기 다른 오해를 하고 보이지는 않지만 폭력과 살인을 저지르고 있을지 모른다.
각 개인의 증오의 마음이 모이는 것 만으로도 어떠한 분출의 계기로 거대한 폭력으로 변하는 것을 보아오지 않았는가?
전쟁의 상황에서 평범했던 인간이 가장 잔인한 홀로코스트를 행할 수 있는 것처럼.......
읽으면서 내가 킨이 되어 현학적 허세를 부리며 지하철 같은 칸에 탄 그저 무료하게 졸고 있는 사람들을 조소하고 무시했고,경비원이되어 큰소리로 떠들어 대는 예의 없는 것들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며.....난쟁이 처럼 이만큼 두꺼운 책을 지하철에서 읽고 있는 나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봐 줄것을 상상했다.
가장 불편한 진실은 인간은 절대 이타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