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대의 4050 학급살림 이야기 지혜로운 교사 8
이상대 지음 / 우리교육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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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저자는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남'교사이다. 그리고 일년내내 이런저런 학급활동을 하면서 아이들과의 관계를 조정하고 원만하게 이끌고 있다. 모둠일기, 쪽지통신, 게시판관리, 행운권추첨, 비밀편지, 학급문집 등등... 실제로 이런 모든 일들은 아주 잘 계획되어야 하고 세심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꼼꼼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고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의 편견에 의하면 이런 일은 여교사가 잘할 수 있고 여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일들이다. 꼼꼼한 학급운영보다는 큰소리 한번으로 교실을 장악하는 남교사, 섬세하고 차분한 활동보다는 화끈한 말과 활동적인 이벤트 하나에 쏙 빨려들어가는 남학생들을 지금까지 주위에서 얼마나 많이 보아왔던가! 하지만 저자는 이런 남교사, 남학생에 대한 나의 편견을 '어느 정도' 깨뜨려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장점'(국어교사로서의 장점, 혹은 개인적 취향)을 잘 살려서 여자인 나보다도 더 다정하게 아이들에게 글을 쓰고, 글로써 마음을 전달하고, 이런저런 세심한 한 마디, 조그만 활동으로 아이들을 보듬는다. 올해 새학기에 남학생반을 맡아 어떤 학급활동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던 나로서는 약간의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시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남학생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것을 해야한다라기보다는 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그 마음을 읽어주고 보듬어준다는 점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는 일년 열두달 학급에서 이루어지는 학급활동을 어떻게 계획하고 진행시키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학급활동을 하는데에만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떻게 교사와 학생의 교류가 이루어지는지, 어떻게 교사가 마음을 열고 아이들을 더 이해하게 되는지가 잔잔하게 그려져 있다. 저자는 학급활동을 멋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조급해하지도 않고, 성공적인 학급운영을 했다고 과시하지도 않거니와,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냥 일년을 보듬어 안으면서 교사로서 느끼는 희망과 갈등,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서 형성되는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의 교육철학, 인생관이 그의 행동 하나하나, 학급활동 하나하나에 그대로 녹아내리고 있다.

 

신임교사가 아닌 학교생활에 지칠 법도 한 '4050'교사가 썼다는 점에서 더욱 내게는 자극이 되었고, 새학기를 맞이하는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책 속에 살짝 인용된 '배움의 도', '가르침의 도'를 구입하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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