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육혁명 - 39인의 교육전문가, 북유럽에서 우리 교육의 미래를 보다 한국교육연구네크워크 총서 1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총서기획팀 엮음 / 살림터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핀란드 교육? 교실? 혁명' 이라는 비슷한 제목의 책이 여러 권 있는 것 같다. 지난 번에 읽은 '핀란드 교실혁명'과 같은 책인줄 알았는데 보니 다른 책이다. '핀란드 교실혁명'과 글자 하나 차이인데 무슨 다른 내용이 들었는지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다른 나라에 대해 쓴 많은 책들이 무비판적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나 제도를 부러워하고 우리의 것을 폄하하고 비난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이 책도 그런 면이 없지는 않다. 핀란드의 교육체계나 풍토를 부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 책은 핀란드의 교육제도, 체계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를 그대로 서술하고 있는 면이 강하다. 학교탐방 이야기, 핀란드 교육의 역사, 성공조건, 교육정책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가슴을 울리는 큰 감동은 없다. 그냥 사실을 전달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기대하던 내용은 아니었다. 핀란드에서는 경쟁이 없고 학생중심의 수업을 하고, 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교사교육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 언제까지 남의 것을 부러워하면서 변하지 않는 우리의 것을 한탄하면서 오늘도 내일도 답답한 학교로 출근해야 하는가? 정치사회적 배경이 다르고 경제적 지리적 문화적 요소가 다른 먼 나라의 것을 우리의 것과 비교해서 어쩌겠다는 말인가? 과연 비교가 되기나 한 것인가? 과연 핀란드교육이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인가? 그리고 과연 그것이 한국에서 실현가능한가? 현실을 생각하면 답답할 뿐이다.... 그러면서도 몇가지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내용이 있어 한 번 적어본다.

 

"교육에서 더 빠른 길, 쉬운 길이 반드시 나은 길일까? ... 문제풀이 아무리 잘한다 해도 공부의 일종일 뿐 진짜 공부가 되기는 어려운 것이고 아무리 남들보다 목표에 빨리 도착했다고 해도 으스댈 일만도 아니다. 중간에 놓친 잠재력, 유연성, 비판력, 도전정신, 남과 더불어 사는 삶,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사는 삶을 버리고 남들처럼, 획일적으로 남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는 길을 택한 경우가 많다.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나사 하나가 빠져서 2퍼센트 부족한 채 살아야 하는 것이다."(p.42)

 

"또 하나 부러웠던 것은 공간이다. 공간은 활동과 행동, 사유를 지배한다. 좋은 학교 교사가 좋은 수업, 좋은 학습을 보장한다. 아이들과 학습에 좋은 최상의 공간을 설계하고 건축하였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공간을 얼마나 연구하고 고민하였던가. 너무도 부럽고 부끄럽다."(p.122)

 

"핀란드 교사들은 구성주의적 학습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특히 비고츠키가 강조하는 '사회적 구성주의'는 러시아 학자 비코스키가 강조한 것으로 구성의 주체로서 스스로의 개념을 창조하는 학습자인 학생은 모두 던져진 삶의 한가운데에서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지식을 구성해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힘에 의해 타율적으로 구성하는 것도, 스스로 마음대로 구성하는 것도 아닌,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적극적 학습방식이다... 적극적인 학습법인 구성주의적 학습은 직접적 경험, 탐구와 문제 해결, 협동적 소집단 활동과 학생의 학습 점유 등을 의미한다. 협동적 활동은 공동체적 사고, 지도력, 협력적 기술, 변화에 직면하게 함 등을 포함한다."(p.223)

 

" 핀란드의 교사교육은 특히 성찰적 사고와 행동, 한마디로 '성찰'을 매우 중시한다. 성찰은 학습의 핵심적인 역량으로서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음미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성찰은 "사고에 대해서 사고한다"는 '메타인지'기능의 활동이며, 창조 능력이나 비판적 자세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찰이란 스스로가 자신을 객체로 보는 사고과정의 주체가 되는 것, 결국 자신의 사고나 행동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또 한 사람의 자기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를 계획할 수 있으며 사회적인 맥락 안에서 의의를 찾고 평가하고 조정하며, 더 나아가 실행하거나 변경을 할 수 있다. 또 이 평가나 조정 기능이 있기 때문에 충실감이나 만족감을 맛볼 수 있고 책임을 느낄 수 있다."(p.224)

 

"1990년대 이후 전 세계 교사교육의 방향은 이론과 실천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실천적 지혜'의 습득을 위한 탐구 중심의 성찰적 교사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하는 것, 가르치는 일은 이론적 행위가 아니라 실천적 행위로서, 이론적 지식의 이해와 그 적용에 의해서보다는, 현실 속에서 체험과 그 반성을 통해서 얻은 지혜의 활용을 통해서 더욱 올바로 실행될 수 있을 것이다."(p.230)

 

"교육학 교수인 요르마 오얄라는 학생과 교사 간의 긴밀한 인격적 관계를 강조했다. "아동은 거울 같다"는 것이다. 교사가 아동을 존중하지 않으면 아동도 교사에게 그렇게 한다는 뜻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먼저 의무를 요구하는 이전의 관행과는 정반대의 접근 방식을 뜻한다."(p.2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