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학교의 행복 찾기
여태전 지음 / 우리교육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인생에서 '진리'를 찾아 떠나는자들은 정직하고 행복한 사람들일 겁니다. 모순된 현실에 대한 '대안'을 찾는 자들 또한 용기 있는 사람들이고요. 그런데 사실상 대안은 자기 안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면, 사람들은 주변에 대해서 대안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할지 모릅니다. 대안을 찾아 떠나는 분들에게 고합니다. 자기로부터 시작해 보라고요. 그리고 대안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는분들에게 묻습니다. 사회의 모순을 부정함으로 출발했다면, 자기의 모순은 그냥 둘 것이냐고요. 결국 참된 대안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의 길이자 삶으로 말하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p.224)

 

"대안학교 교사와 일반학교 교사들은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사실 개개인 교사의 역량과 자질을 비교하고 따지기는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더라도 굳이 차별성을 이야기한다면, 삶과 교육을 일치시키려고 끊임없이 실천하는 교사를 교사다운 교사라고 생각할 때 그런 교사가 전체 교사 집단에서 과연 얼마나 되는가 하는 '정도의 차이'일 것이다. 이 점은 곧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그렇게 이해한 바를 곧바로 실천으로 옮기려는 교사들이 대안학교에 좀 더 많다는 점이 그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p.227)

 

"간디는 자신의 자서전에 '나의 진리실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그야말로 진리 앞에서 단순한 사람이었다. 대개 사람들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어려워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간디는 늘 이렇게 물었다. "그것이 진리인가? 진리이면 가고, 진리가 아니면 가지 말아야지." 간디는 이 단순한 원칙에 따라 일생을 살았다..." (p.234)

 

기존의 교육제도와 불합리한 체계를 비난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씩 조금씩 자신을 합리화시키면서 자신 또한 그 불합리한 제도의 일부가 되어버린 상태,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불합리한 체제의 일부가 되어 그것을 영속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하는 상태... 이것이 현재 제도교육에 몸담고 있는 많은 교사들 그리고 나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 그런 불합리하고 모순으로 가득찬 사회와 교육의 문제점을 몸으로 느끼면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는 간디학교 사람들의 이야기는 신선하고 한편으론 즐거웠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자유롭게 배열되어있는 학교건물, 자유로우면서도 책임을 강조하는 학생들의 생활, 전교생이 둥글게 원을 그리고 강당에 앉아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이 책 한권으로 간디학교의 모든 것을 알기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수업진행방식도 궁금하고 학생들의 학습활동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도 좀더 구체적인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예로 든 몇가지 내용만으로도 기존 학교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간디학교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롭고 신선한 분위기가 느껴져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즐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일반학교에서 간디학교의 꿈과 희망을 배워서 실천할 수 있을까? "현재 우리가 선 자리에서 우리의 여건에 맞게 '방향전환'을 하면 되는 것이다. 획일화된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다양화된 삶의 교육으로 돌아서면 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방향전환이 아니라 '돌아서기'이다... 말로나 글로써 복잡하게 떠들지 말고, 그냥 단순하게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교육으로 '정상화'하면 된다." (p.221)

 

그렇다. 사실은 단순한 문제이다. "그것이 진리인가? 진리이면 가고, 진리가 아니면 가지 말아야지."(p.234) 이것이 그 답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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