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치유 식당 -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심야 치유 식당 1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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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치유식당. 그 곳에는 한 잔의 술이 있고 음악이 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있고, 이들에게 상담과 조언을 해주는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가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쥐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죄악은 아니다. 그러나 행복을 추구한다면, 그것도 스릴 있고 살아 있다는 느낌을 매일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을 원한다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까지는 아니라 해도 최소한 선택을 미루지 않고, 변화의 시점을 회피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앉아서 기다리는 삶에서 만들어가는 삶으로 체질 전환을 하는 것, 희생이 있을 수 있고 변화의 과정에 괴로움이 따를 것이다. 결국 자기 인생이다. 후회를 견딜 자신이 있다면 저질러보는 게 낫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레이더 감도는 최고조다.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도 될 타인의 시선과 행동, 사소한 말 하나하나를 의미 있는 것으로 포착해 해석한다. 그리고 그 신호가 자신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반응을 준비한다. 그러니 인생이 피곤할 수밖에 없다. 대범한 사람은 비중이 큰 일들만 마음의 레이더에 포착되도록 세팅을 해놓는다. 그 외의 일은 아예 정보로 취급하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효율성의 추구. 그러나 유진 같은 사람은 그렇게 살지 못한다. 레이더를 최대한 높여서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만에 하나 실수로 놓치는 것이 싫은 성격이다. 거절하는 것도 부탁하는 것도 싫다. 부탁했다가 거절당하는 낭패를 보느니 차라리 혼자 힘들게 일하는 게 낫다고 여긴다. 이런 식의 삶은 피곤하다. 그러나 너무 오랜 기간 익숙해져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대부분은 알 수 없어 한다. 피곤하고 힘들지만 그냥 그대로 익숙한 것이 낫다고 여기고 안주한다. 변화의 과정 속에서 불가피하게 생길 수밖에 없는 충돌과 갈등을 겪기 싫기 때문이다. 또한 그 비용을 치를 만큼 죽도록 힘든 것은 아니라는 판단으로 마지막 순간에 머뭇거리게 된다.' 

중간중간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이야기도 종종 등장한다. 그리고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풀어서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듯한 부분도 있다. 음식을 매개로 해서 현대인의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영화 '카모메식당'과도 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몇몇 분이 일본만화 '심야식당'과 통하는 점이 있다고 썼는데, 나는 '심야식당'은 읽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문득 '심야식당'이 읽고 싶어진다. 거기에도 아마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모이는 식당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들을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음식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짐작할 뿐이다. 나도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심야식당으로 가서 한 잔의 술과 함께 대화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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