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잘랄 앗 딘 알 루미 지음, 최준서 옮김 / 하늘아래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혜로운 자는 말이 없지만, 마음속에는 온갖 신비와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성배를 다루는 자는 고요합니다. 

신비한 연인들은 다른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과학과 공식들은 책을 짊어진 당나귀, 여인의 화장과 같은 것. 모두 씻어버리시길. 제래로 짐을 짊어지면 즐거움이 옵니다. 이기적인 이유로 지식의 짐을 짊어지지 마십시오. 욕망과 의지를 부인하십시오. 

어떤 술이라도 당신을 취하게 할 수 있으니, 왕처럼 준엄하게 판단하여 가장 순수한 것을 선택하십시오. 분노에 물들지 않은, 성급한 필요에 물들지 않은, 가장 순수한 것을 선택하십시오. 

여기 돈보다 명예보다 한 점의 고기보다 더 갈망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 마을에 새로운 '깊이 들여다봄의 집'이 세워졌습니다. 고요히 앉아, 빛과 같고 신의 회답 같은 시선을 던지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위대한 저자의 의도대로 읽고 이해하기란 나로서는 힘든 일이다. 쉽고 평이한 문체, 알기 쉬운 내용에 길들여진 나의 독서습관으론 은유와 비유, 추상과 철학으로 가득찬 이 책은 어렵고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 뿐이었다. 부분부분 이해하기 쉬운 부분만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다른 책인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가 얼마나 소중한지가 상대적으로 느껴졌다.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는 루미의 글을 이현주 목사가 풀어서 의미를 설명해 둔 책이다. 원글보다도 오히려 이현주 목사의 설명이 훨씬 더 이해가 쉬우면서 설득력이 있는 글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책도 의미를 풀어서 쓴 글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글 속에 숨은 의미를 쉬운 말로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준다면 그게 훨씬 더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번역하는 기술 또한 좀더 개발되어야 할 분야일 것이다. 예를 들어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수많은 글들은 번역한 글인데도 마치 시인이 한국어로 직접 쓴 글인 것처럼 자연스럽고 이해하기에도 쉬운 글이 많다. 이 책 또한 깊이있는 철학적 은유적 표현들을 번역가의 시각이 아닌 독자의 시각에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제대로 번역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류시화 시인같이 쉽고 아름다운 우리 언어로 다시 써 줄 사람이 필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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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 잘 랄 앗 딘 알 루미 지음, 최준서 옮김(Jalal ud-Din al Rumi Poetry)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1-08-12 00:04 
    페르시아의 신비주의 시인 잘랄 앗딘 알 루미는 세상을 떠난 지 오래이지만, 아름다운 시구 속에서 그는 여전히 호흡하고 있습니다.불교 경전엔 아름다운 게송이 많습니다.읽다 보면 어느새 빠져들어 감탄하게 되는 일이 잦죠.아무런 기대도 없이 가볍게 읽으려고 펼쳐 든 이 책에서,저는 또 한 번 감탄했습니다.페르시아의 신비주의 시인 루미.그리고 붓다.이 두 분은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