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의 샌프란시스코
에릭 메이슬 지음, 김강희 옮김 / 북노마드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항상 가보고 싶어했던 꿈의 도시, 그 중의 한 군데가 샌프란시스코이다. 안개낀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나즈막한 언덕 위에서 빅토리아풍의 주택들 사이를 걸어보거나, 구식 전차를 타고 땡땡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어딘가를 향해 좁은 도로를 달려보는 것. 노천카페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기는 것, 한 잔의 커피를 앞에 두고 샌프란시스코에 관한 책을 읽거나 공책을 펴고서 여행일기를 끄적거리는 것.이런 것들이 샌프란시스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하고 싶은 일들이다.  

이 책의 저자가 묘사한 샌프란시스코도 내가 마음 속에 그리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그의 생활에 바탕을 두고 좀더 구체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삶을 그리고 있다. 그의 창의력강좌와 관련된 여러 일화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예술가,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 글쓰기에 대한 그의 여러 생각들, 예술가의 도시로서의 샌프란시스코를 바라보는 그의 생각의 단면들... 책 속에 삽입된 그림은 아마도 그가 묘사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를 아주 적절하게 그리고 있지 않나 싶다. 옅은 수채화풍의 그림들은 자극적이지 않고 섬세하면서 부드럽게 아름다운 도시의 곳곳을 묘사하고 있으며 아주 자유롭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먼저 버널 하이츠의 자유스런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시티라이츠 서점으로 가서 책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 다음에는 마음에 드는 한 권의 책을 사서 근처 카페로 가서 내용을 조금씩 음미하며 읽을 것이다. 어쩌면 그 카페는 프로그레시브 그라운즈 카페일 수도 아니면 더 아울 앤드 더 몽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있는 나의 주변에는 아마도 다른 작가나 시인, 예술가들이 앉아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되면 나는 그들과 함께 내가 읽고 있는 책에 대해, 문학에 대해, 예술에 대해,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 대해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그들과 함께 아마도 프로그레시브 그라운즈 카페에서 열리는 에릭 메이슬의 창의력강좌에 참석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