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역할 훈련 토머스 고든의 '역할 훈련' 시리즈 2
토머스 고든 지음, 김홍옥 옮김 / 양철북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보통 두꺼운 책을 잘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부끄럽게도 읽다가 지쳐 혹은 지루해져서 중간쯤에 와서 마저 읽어야하나 아니면 그만 읽어야 하나 라고 고민해본 적이 여러 번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망설임 끝에 선택하고 읽기 시작한 순간 몇 페이지도 읽지 않아서 나는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낄 수 있었고 이 책은 끝까지 다 읽을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는 책의 내용에 푹 빠져 들기 시작했다. 

아이들과의 관계가 갈수록 서먹서먹해지고, 수업은 만족스럽지 못하고, 학교생활은 지루해지는 원인이 무엇일까? 나는 열심히 수업준비를 하고 교재연구를 하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온갖 지식과 정보로 무장을 하고 빈틈없이 수업준비를 하여 교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나의 문제는 지식의 부족함이나 수업기술의 부족이 아니었다. 나의 문제는 학생을 대하는 바람직한 방법, 원만한 관계 형성, 대화법,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식 등의 부재에 있었다.  

이 책 속에는 학생과의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이 아주 구체적으로 적절한 예와 함께 나와 있다. 학생을 대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서로가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하는 내용이다. 가치관문제로 학생과 충돌할 때 교사는 유능한 상담가로서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먼저, 학생에게 '고용'되어야 하고, 적절하고 충분하게 준비하여야 한다. 의견을 딱 한 차례만 제시하여야 하고, 주도권은 학생에게 남겨두어야 한다. 학생에게 '강제'로 교사의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려고 애쓰기 쉬운 상황에서 학생의 문제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 외 이 책 속에는 나-메시지, 적극적 듣기 등 학생과의 관계형성에서 실천할 수 있는 소중한 기술들이 가득 들어있다. 단지 그 많은 훌륭한 내용들을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모두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마도 언젠가 이 책을 다시 한번더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저자의 다른 책을 검색해서 읽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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