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종말 - 무너지는 교육 이대로 둘 것인가
닐 포스트먼 지음, 차동춘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교육에 대한 포스트먼의 시각은 신선하다.
이 책에서 포스트먼은 우선 교육의 목적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20세기에 심리학, 특히 인지분야의 발달은 교육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것은 교육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교육학은 철학적인 주제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학문이었다. 무엇이 목적이며 사회 속에서 교육에 역할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이루어진 것이 20세기까지의 교육학의 역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교육의 목적에 대한 논의보다는 효과적인 교수방법에 대한 논의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포스트먼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교육의 목적, 그의 용어를 빌리자면 학교에서 추구해야 할 교리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때임을 주장하였다.

그가 제시하는 다양한 목적이 있지만, 그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교육과정에 대한 제언의 신선함이다. 포스트먼과 같이 교과의 의미를 잘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철학적 교육학 시대의 학자들이나, 지식 구조론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제롬 브루너 등 모두 교과를 진정으로 ‘잘‘가르치는 것을 고심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전통적으로 중시된 교과를 가르칠 필요성을 설명하려고 한 면모가 있다. 하지만 포스트먼은 전통적 교과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의 통념으로는 비현실적일것 같은 교과들(언어 유래학, 비교종교학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교과들이 자신이 주장하는 ‘인문학적 교리들‘을 가르치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을 한다.

포스트먼은 일부 문단에서 전형적인 프래그머티즘적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교육에 대한 그의 사유는 유연하다. 교육이나 교과는 고정된 것이 아니며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기술공학적 논리가 아니라 인문학적 사상에 기초하여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포스트먼의 ‘교육의 종말‘은 우리에게 한국에 맞는 교육적 가치, 혹은 교리에 대한 탐구의 필요성을 자각시키며, 영감을 준다는 부분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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