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집짓기 - 마흔 넘은 딸과 예순 넘은 엄마의 난생처음 인문학적 집짓기
한귀은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서평을 시작하기 전 잡담 - 

책에 적혀 있는 이름 하나만으로 그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사람은 세상에 몇이나 될까..?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뼛속까지 프로그래머인 나에게 인문학이 무엇인지 알도록..

그리고 울컥하고 감정을 토해내게 만드는 그런 느낌을 받게 만드는

글을 쓰는 사람이 바로 한귀은 교수님이다.

사람의 감성을 이렇게까지 툭툭 건드려 터뜨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감정 자체를 숨기려고 노력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독약같으신 분이다.

 

혹시나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한귀은 교수님의 강연에 한번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능하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굳이 이성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끼는 사람하고 가보길 추천한다.

남자끼리는 좀 이상하니까 그 경우만은 제외하도록 하자.

 

책 설명 - 

2014년을 맞은 지금 작년에 뇌리에 박힌 단어는 소통이라는 단어이다.

소통...

누군가와 교감하고 느끼는 것...

나와 다른 사람이 함께 알게 되는 것..

서로의 뜻을 같이 하는 것..

 

스스로 소통을 잘하려고 노력을 했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생각을 듣고

많은 느낌을 받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었다.

그리고 나는 소통을 잘하는 사람이고

최소한 남들보다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모두.. 착각이었다.

정말 모든 것은 착각뿐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착각하는 착각쟁이일 뿐이다.

 

이 책은 그 착각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원하는 것" 과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

 

저자는 이것을 알아차리도록 빗대어 많이 설명을 해주고 있다.

엄마와의 대화.... 엄마의 행동.. 그리고 자신이 바라보고 느끼는 점 등..

 

진정한 소통은 제일 가까운 혈육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을진데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알고 있나... 라는

씁쓸한 의문을 한입가득 베어물게 해준다.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주변으로써 이해하는 저자의 관점이 너무도 절실하게 와닿는다.

 

책의 아름다운 모습 - 


감성적인 느낌.. 따듯한 이런 표지가 책의 느낌을 잘 살려준다.


엄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그리고 이해하는.. 저자가 너무도 부럽다.


시각과 이해.. 소통과 관점..


한귀은 교수님의 책은 두고두고 한번씩 비올때 꺼내 읽으면 착착 달라붙는다.


집, 사람, 시간...

타인의 관점을 변화시키도록 이 세가지를 잘 버무려 놓았다.

맛깔나는 책.

이것이 저자의 매력이 아닐까..

 

서평 - 

이 책을 읽기전 읽은 책이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 라는 책이다.

그 책의 내용은 나이 서른이 된 아들이 환갑이 된 어머니와

어머니의 환갑을 위한 세계여행을 하며 겪는 이야기를 묶어낸 책이다.

읽는 내내 나의 어머니께 정말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나중에...는 여행을 같이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였고

세계여행을 하려면 영어를 해야 하는데 영어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하였다.

 

그런데.. 

"엄마와 집짓기"를 읽으며 든 생각은 딱 하나...

집에 자주 내려가고 어머니 손도 꼭 붙잡고 있고

안마도 자주 해드려야겠다.. 라는 것이다.

그냥.. 그냥... 옆에서 바라만 보아도 고마운 이름이다.

내가 정말 못났다고 느껴지도록 만들어준 이 책이 참 미워졌다.

 

못난 자식이라면 부모님께 잘하지 못하는 자식이라면

끝없는 반성을 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어쩜 이리도 쿡쿡 찌르며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것일까...

 

구정을 맞이해 부모님이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그리고 스스로 못난 자식이라는...

그런...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부모님이 보냈을 시간을 생각하며..

몹쓸.. 자기몸 하나 추스리기에도 바빠 부모님께 전화도 자주 못하는

못난 자신을 자책하며 소주 한잔하면서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다.

 

서평을 마치며 - 

얼마전에 어머니가 서울로 올라오신 적이 있었다.

서울에서 자취하며 산지 오래 되었는데 아들이 사는 것을 보시러 오신 것이 두번째였다.

나이가 조금 더 먹으니 어머니에게 더 잘 해드리고 싶었다.

 

점심엔 식사 한번에 오만원 가까이 하는 식사를 하였다.

점심을 먹으며 거의 평생을 식당을 하신 어머니가 식사 가격을 아시게 되면

큰일일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계산서도 보이지 않도록 숨겼다.

어머니가 파시는 맛있는 순대국밥은 오천원이다.

나는 그 열배나 되는 식사를 대접하려 했으니 분명 혼나리라고 생각하였지만

어머니는 계산서를 보시고도 너무도 좋아하시며 서울에 와서

우리 아들에게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먹게 되어 고맙다라고 하셨다.

 

그냥.. 나혼자만의 착각이었다.

멍청한 이 아들의 착각일 뿐이었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다..라고 했던가?

어머니도... 아버지도... 좋은 식사, 좋은 자리를 좋아하신다.

돈 쓰지말라고 하시면서도 이것이면 된다고 하시면서도 좋아하신다.

좋아하신다....

 

책 읽는 내내 울컥울컥 하는 마음을 억누르느라 가슴이 쓰리다.

이 멍청한 나는 소통을 외치며 떠들어댔던 어릿광대였을 뿐이다.

 

당신은 부모님을 하루에 몇번이나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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