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길은 있다 - 삶의 목적과 방향을 발견하는 법
오프라 윈프리 지음, 안현모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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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 그녀의 이름은 토크쇼의 전설을 넘어, 이미 세계적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언제나 길이 있다>는 그녀가 만난 90명의 세계적인 인사들이 던지는 '영적' 가르침이 농축 주스처럼 알맹이만 압착되어 담겨 있는 책이다. 종교, 명상, 요가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영적'이라는 단어는 크게 거부감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보통 사람들에게 저 단어는 '사이비'나 '점집'같은 것을 떠올리는 낯선 단어일 수 있다. 혹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신적', '정서적'이란 단어로 치환하여 외부가 아닌 '내면', 육체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겠다.


우선 저자 오프라 윈프리에 대해 이야기 해봐야겠다. 그녀를 토크쇼의 여왕으로 만들어 준 전설적인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를 25년간 진행하며 정치, 종교, 문화, 사회, 환경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과 대담을 나눌 수 있었다. 그것은 전세계의 시청자들에게도 대단한 영감을 주는 과정과 동시에 그녀 또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녀의 도전은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그치지 않았다. 토크쇼를 관두고 2011년 자신의 이름을 건 케이블 채널 OWN(Oprah Winfrey Network)를 개국하여 한층 더 그녀의 영향력을 높였다. 그녀의 자산은 약 4조원대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흑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 흑인들을 포함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며 인권을 포함한 여러 사회분야에 자선단체를 설립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1000억 달러(약 120억)를 기부하여 또다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렇듯 그녀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볼 때, 앞번 미국 대선에서 그녀의 출마설이 큰 이슈가 되었던 것도 사실 무리가 아닌 것이다.


내가 해외 저자의 책을 선택할 때, 옮긴이의 이름이 영향을 미친 것은 '류시화' 시인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 책으로 그 유일함은 깨지게 되었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옮긴이 '안현모'라는 이름이 나의 눈길을 멈추게했다. 혹시 동명이인일까 해서 검색도 했으나 역시나였다. 그녀를 알게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나는 TV를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연예인도 잘 모른다. 하지만 얼마전 우연히 <라디오 스타>를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 그녀가 나왔다. 차분하게 말도 잘하고 웃는 모습이 예쁜 굉장한 미인이였는데, 통역가라고 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빌게이츠 같은 유명 인물들의 통역을 맡았고 북미정상회담 때 CNN, 아카데미, 오스카 시상식의 동시통역도 한 적있는 실력있는 통역가였다. 그녀를 포함해서 집안에 통역가가 4명이나 되는 통역가 집안 출신이었다. 서울대 언어학과를 거쳐 한국외대 통번역 대학원을 나온 엘리트이기도도 하여, 미모와 지성과 실력을 두루 겸비한 여성이라는 인상을 지울수 없었다. 이야기가 조금 새는 것 같지만, 그녀가 보여준 매력은 결국 내가 그녀가 광고 찍은 유산균 제품마저 구매하게 만들었다.(사람이 참 이렇게 단순하다.) 이름을 잘 못 외우는 나였지만, '현모'라는 이름은 '현모양처'를 떠올려, 기억하기도 쉬웠다. 그랬던 나였기에 시간이 흘러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었을 때, 오프라 윈프리 만큼이나 '안현모'란 이름이 반갑게 느껴진 것이다.


<언제나 길은 있다>는 제목의 '길'이라는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길'은 바로 '내 삶의 길'을 말하는 것 같다. 내 삶의 길이란 결국 내 삶의 목적과 부합되는 길을 말할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프롤로그 첫 문장에 "나의 목적은 무엇일까?"하는 물음으로 채웠다. 우리는 고민이 많다. 걱정도 많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다. 나의 욕망도 이루고 싶고, 타인의 기대도 채워주고 싶다. 더 성장하고 싶고, 더 성공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때론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건지 방황하기도 하고, 내가 왔던 길이 허무하게 느껴지며 앞이 캄캄해지는 순간도 있다. 안현모는 그럴 때 이 책은 우리가 어둠 속에 있을 때 앞길을 밝혀줄 '손전등'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구성에 대해 살펴보자. 내 삶의 길을 찾는 '손전등'이 되어 줄 10가지 '씨앗', '뿌리', '속삭임', '구름', '지도', '길'. '등반', '나눔', '보상', '집'을 주제로 각 장을 이루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와 명사들이 나눈 영감과 지혜가 10개의 주제로 정리되어 있다. 이것은 책 제일 마지막 장에서 고스란히 '길을 잃을 때마다 펼쳐보는 오프라의 10가지 조언'으로 귀결된다. 200페이지 정도 되는 이 책의 모든 내용은 결국 책의 제일 마지막 단 한장에 실려있는 '오프라의 조언'을 위한 보충 설명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특별하게 하는 것 중 하나는 'Image Credits'을 별도의 페이지로 소개했어야 할 만큼 많은 '사진'이 실려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과 계절별 정경을 담고 있어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 자연의 형색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사막의 붉은 빛, 단풍의 노랑, 거센 파도의 파랑, 눈 내린 숲속은 하양, 라벤다의 보라, 여러 형형색색의 자연의 빛깔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또한 웅장한 자연을 보면서 좁게 같혀 있던 시야가 넓어지길 바라는 오프라의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Chapter 1. 씨앗 : 나로 살겠다고 선택하라>

첫번째 장의 주제는 '씨앗'이다. 씨앗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우리 삶의 여정에서 '씨앗'이란 무엇일까. 그에 대해 "나는 무엇을 하기 위해 이 땅에 왔는가"라는 고민, 즉 '소명'에서 시작하라고 충고한다. 이 장의 씨앗은 소명을 상징한다. 우리는 우리의 소명을 명확하게 알 때만이 내 안의 잠자는 거인을 깨울 수 있다. 소명을 알지 못하는 '나'는 진실하게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흔히 우리가 하는 착각은 우리의 소명이 단 한가지 일 거라는 생각이다. 오프라는 소명이란 꼭 불변하는 것도 유일무이한 것도 아니라 말한다. 한 사람의 삶에는 여러가지 소명이 있을 수 있으며 소명은 때로는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 많은 스승들은 그들의 소명은 무었이었는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붓다를 포함한 모든 영적 스승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것은 무상하다는 것이다. 허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영원한 것은 존재할 수 없으며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는 세상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소명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내 처지에 따라 소명은 바뀌기도 하고 늘거나 줄기도 한다. 어쩌면 삶이란 매 단계마다 나의 소명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오프라는 "나로 살겠다고 선택하라"했다. 소명을 찾는다는 것은 바로 나를 찾는 것으로 이어진다. "나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의 답을 찾는 것, 그리고 내가 선택한 답을 믿고 내 여정의 첫 발을 과감하게 딛는 것, '나로 살겠다'는 여정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Chapter 2. 뿌리 : 매순간 성장하라>

두번째 장의 주제는 '뿌리'다. 뿌리라는 것은 나무를 지탱해주는 본질, 근원을 뜻한다. 이번 장은 우리를 지탱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번 장에 나오는 스승들의 뿌리로는 적성, 호기심, 독특한 시선, 진실, 비전, 등이 있었고 심지어 슬픔, 결핍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도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과거 내가 읽었던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창의적인 삶'이란 이미 내 안이 있는 것들을 제대로 발현하는 삶이라고 했다. 우리의 삶은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힘을 끊임없이 발산하는 과정이 아닐까. 오프라는 내 안의 뿌리를 언급하며 매순간 성장할 것은 강조했다.


이 장에서는 '도토리 안의 떡깔나무'라는 비유가 나온다. 커다란 떡깔나무의 씨앗은 작은 도토리다. 지금 비록 우리가 도토리처럼 작고 보잘 것 없이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도토리가 아닌 그 속에 들어있는 떡깔나무로 볼 줄 알아야한다. 도토리가 우람한 뿌리를 내리고 거대한 떡깔나무가 될 수 있음을 떠올리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믿고 뿌리를 키워나가야 한다. 웅장한 떡깔나무가 당당하게 우뚝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뿌리가 튼튼히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Chapter 3. 속삭임 : 내 안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라>

'내 안의 속삭임'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번 장에 나오는 스승들에게 '속삭임'이란 신의 음성, 마음의 소리, 직관, 영혼, 본능이었다. 각자의 '속삭임'의 주체는 비록 달랐지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했다. "그 소리에 귀 기울여라"는 것이다. 솔직히, 메세지는 심플하나 결코 간단하지 않은 조언이다. 왜냐하면 그 '속삭임'만을 따라 살기에 우리는 나약하다. 걱정도, 두려움도 많다. 그래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조직의 비리를 파헤치는 내부 고발자나, 일제시대의 독립운동가, 독재시대의 민주화운동가들이 떠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 옳은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고 있으나 현실의 문제는 결코 녹록치 않다. 거꾸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시대의 잘못된 조류에 역행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한 용기있는 사람들이고 위대한 사람들이다.


내가 너무 이야기를 거창하게 끌어간 건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으나 오프라의 삶에 견주어 볼 때도 이는 사실이다. 그녀는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의 높은 장벽을 무너뜨리고 다른 흑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해왔고 굶주리고 못 배우는 아프리카 흑인 아이들을 구제하는 활동을 꿋꿋이 해왔다. 그간의 활동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녀 또한 시대와 세상의 벽과 마주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녀가 이 장에서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장 피켓을 들고 뛰어 나가거나 생업을 걷어내고 전 재산을 기부하라는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직업에 있어서라면 적성을 택할 것인가, 돈을 택할 것인가. 이성에 있어서라면 외모인가, 능력인가, 성격인가. 성공을 위해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가족과의 시간을 최우선순위로 둘 것인가. 대단한 사회운동이 꼭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삶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갈림길과 조우하게 된다.


그 선택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스승들이 줄 수 있는 조언은,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듣는 것과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다르다. 우주든, 신이든, 양심이든, 무엇이라 부르던지 간에 우리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그것은 여러 방식으로 우리에게 경종의 메세지를 던진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못 알아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 속에서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보자. '읽지 않음' 태그가 붙은 중요한 이메일이 우리가 들여다 보기를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을 테니까.


나는 한때 꾸준히 3년간 명상을 했었다. 불안이 많고 덤벙대는 내 모습이 그때 많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고, 내면이 강화되는 것을 경험했다. 지금은 그때처럼 매일 일정한 시간을 내어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내면의 목마름이 느껴질 때 명상을 한다. 나는 내 안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라는 오프라의 조언에 많은 공감이 간다. 내가 그 효과를 직접 경험했었끼 때문이다. 이른 새벽, 남들은 다 자는 고요한 시간, 오롯히 홀로 앉아 눈을 감고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보자. 단 10분이라도 좋다. 명상의 방법은 다양하여, 호흡에 집중하거나, 감각에 집중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본래 명상은 떠오르는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집중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때로는 생각의 들판에 나를 마음대로 풀어놓기도 했었다. 내가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과거의 상처가 떠올라 나를 더 알게되었꼬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떠올라 좋은 영감을 받기도 했다. 때로는 반성하는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이, 때로는 충만하거나 감사한 마음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이런 것들이 오프라가 말하는 내 안의 소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Chapter 4. 구름 : 자기 의심을 넘어서라>

여기서 말하는 구름이란, 두려움이다. 오프라는 "어떤 행위가 우리 영혼의 진화에 더 긴요할수록 그에 대한 저항감은 더 커진다"고 했다. 그녀가 말하는 저항감이 여기서 말하는 구름이다. 하늘의 구름은 태양의 빛을 가로막아 어둠을 만든다. 여기서도 구름은 그 은유적 상징처럼 빛나는 우리 앞을 가로막고 어둡게 만드는 모든 장애물을 뜻한다. 이 장에서는 여러 스승들이 그들은 어떻게 자신의 장애물들을 뛰어넘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카카오톡 알림말은 "깨달음의 기회는 재앙의 모습으로 온다"이다. 그 말과 이 장의 교훈이 상통하는 것 같다. 임상심리학 박사 '셰팔리 차바리'는 우리는 우리 안의 공허함을 직면하길 두려워한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그 공허함 바로 밑에 광할한 영혼의 확장이 있다는 것은 모른채 말이다. 많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자서전을 보면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엄청난 시련의 터널을 지나왔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시련을 통해 성장한다. 우리는 시련을 두려워하지만 이 장의 스승들은 시련이 곧 기회임을 말해주고 있다.


직관의학의 개척자인 '캐롤라인 미스'가 이런 말을 했다. "그 일은 이미 벌어졌어요" 그렇다. 이미 그 일은 벌어졌다. "그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했다"거나, "그때 다른 선택을 했어야했어"라는 것은 '이미 벌어진' 문제 해결에 아무 소용이 없다. 내 앞에 장애물이 이미 생겨버렸다면, 주저 않아 울거나, 과거 나의 선택을, 타인을, 조건을, 환경을 탓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할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일 것이다. 작가이자 명상가인 '이얀라 반젠트'는 진짜 문제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에 있다고 했다. 일어난 일이 막막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두려워하던 그 일은 이미 생겨버렸고, 그 '장애물'이 내 앞에 떡하니 지금 서있다는 것이다. 후회, 원망, 좌절같은 나를 믿지 못하는 데서 오는 자기 의심을 넘어 나를 믿고 그 '구름'에 당당히 맞서라는 것이 스승들의 조언이다. 그러다 보면 구름이 지나가면 더 맑은 햇살이 우리에게 비치듯, 분명 우리의 삶은 한 단계 더 성숙해져 있을 것이다.



<Chapter 5. 지도 : 의도에 따라 행동하라>

지도란 우리의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 장의 주제가 지도인 것은 길을 나설 때, 먼저 나의 경로를 제대로 알고 가자는 것이다. 오프라는 뛰어들기 전에 명확히 비전을 드러내야 한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비전'은 "의도에 따라 행동하라"는 충고의 '의도'와 같은 말이다. 우리가 삶의 목표를 정할 때 우리는 무엇을 고려했는지 돌아보자. 지위, 명예, 돈, 그런 것은 '중간단계의 목표'로서 '수단'이지 '궁극적인 목표'인 '의도'는 아니다. 의도란 "왜 그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니까. '지위'가 아닌 '지위로 무엇을 할 것인가', '명예'가 아닌 '명예로 무엇을 할 것인가', '돈'이 아닌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살다보면 수단과 목표를 우리는 얼마나 자주 혼동하며 살았던가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이 질문에 얼마나 떳떳할수 있을까. 대학을 선택할 때도 점수에 맞춰서 남들이 좋다던 학교, 학과를 지원하고, 직장도 남들이 선호하는 직장 중에서 골랐으며, 배우자 또한 이런 저런 세상의 조건에 맞추어 고른다. 온전히 나의 판단, 나의 비전, 나의 의도로 살아가는 사람이 드문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SNS를 통한 자기과시와 남들과의 비교는 더욱 나의 기준이 아닌 '대세'를 따르는 삶을 조장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인권운동가 '재닛 모크'는 "당신의 경로를 남들 때문에 변경하지 말라"고 했다. 흑인이라는 인종적 배경과 성소수자로서 결코 만만치 않은 세상의 저항을 겪었을 그녀였기에 세상이 당신의 경로를 바꾸게 내버려두지 말라는 메세지는 더 울림있게 들렸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말했다. "의도된 선택이 반복되면 인격이 된다"고. 매 순간 마다의 결정을 남의 손에 맡겨두면 나의 인격은 더 이상 내것이 아니게 된다. "의도에 따라 행동하라"는 말이 중요한 것은 그 의도에 따른 행동이 곧 나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핵심은 나의 '의도'에 있다는 것을 여러 스승들은 말해주고 있었다.



<Chapter 6. 길 : 흐름에 맡겨라>

일단 나의 비전, 의도를 설정하고 길 위에 올랐다면 그 흐름에 충실해야 한다. 과거의 '흐름'은 이미 지나가버렸고, 미래의 '흐름'은 아직 오지 않아 알수 없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흐름'은 오직 '현재의 흐름'뿐이다. 심신통합의학의 창안자 '디팩 초프라'의 관점으로 보면 이번 장의 주제 "흐름에 맡겨라"는 곧 "현재를 살아라"는 말로 이해될 수 있다. 그는 '지금'이 당신이 가진 유일한 순간이란 걸 이해한다면, 당신은 현재를 살게 될 것이고, 흐름에 맞춰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성공회교 사제이자 작가인 '바버라 브라운 테일러'의 말에 공감한다. 그는 삶은 기차가 아니라 돛단배처럼 흘러간다고 했다. 머릿 속으로 그려볼수록 참 맞는 말이다. 우리의 삶은 멀리서 보면 어떤 정해진 트랙이 있어서 고스란히 그것을 따라가는 것 같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 대학교, 취업, 결혼, 출산, 육아, 퇴직... 결국 마지막은 죽음. 어떤 단계가 순서대로 정해져 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탁탁 밀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고졸학력도 고등학교 졸업장으로 얻는 사람도 있지만 검정고시 패스로 얻는 사람도 있다. 한 직장을 들어가서 평생을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직장을 옮기거나 자신의 회사를 세우는 사람도 있다. 결혼도 평생 독신이 있는가 하면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삶은 트랙이 있어 앞으로만 달려나가면 되는1차원적인 기차가 아니라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는 망망대해의 돛단배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한번 올라타서는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매일 풍향과 조류를 확인하며 목적지를 향해 경로를 수정하며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정한 길의 흐름에 우리를 맡길 때 때로는 내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기도 한다. 세상살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스승인 '에크하르트 톨레'는 이에 관해 "가장 중요한 건 당신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당신의 반응이다"라고 했다. 일은 이미 벌어졌다. 우리는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 있는 어떠한 통제권도 없다. 지금 우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과거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이다. 과거에 일어난 일에 연연하지 말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일어난 일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며 이것에 따라 앞으로의 흐름이 우리에게 유익할지 불리할지가 결정된다.



<Chapter 7. 등반 : 다음 단계로 나아가라>

이 장에서 오프라가 '등반'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은 '도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어딜 가나 차질은 있을 거야. 그렇다해도 잠시 돌아가는 것뿐이지, 길이 끝나는 건 아니야. 실패를 딛고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 이번 장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라"라는 말로 그녀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포기하지말고 나아가라는 것이 아닐까.


종교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지혜와 통찰의 가르침을 주는 법륜 스님이 말씀했던 가르침 중 나의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일어난 모든 일은 다 좋은 것이다." 언듯 생각하면 저 말은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어떻게 모든 일어나는 일이 다 좋을 수 있을까. 살다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도 하고, 직장에서 실직을 하거나, 사업이 망하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리기도 하며, 종국에는 죽는 일도 생길 것이다. 어떻게 일어난 일이 다 좋은 것이란 말일까.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과거의 사랑과 헤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 불만이 있었지만 차마 관두지 못했던 직장에서 해고를 당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나의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의 수많은 실패 덕에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아파보았기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고, 세상에 그토록 아픈 사람이 많다는 것도, 그들을 돌보는 고마운 사람들도 있다는 것도 눈에 보인다. 타인의 죽음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배우고 욕심의 덧없음도 깨달을 수 있었고, 종국에는 나도 죽는다는 사실은 내 삶에서 정말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 보게 해주었다.


그러니 어떻게 일어난 일 중 나쁜 일이 있을 수 있겠나. 불교의 관점에서보면 애시당초 일의 호불호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좋고 나쁨은 그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법륜 스님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바로 오프라 윈프리가 이 장의 핵심이라고 말한 다음의 문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실은 그들이 예정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수단이란 거예요. 그 어떤 일도 이유 없이 제멋대로 일어나진 않아요." 만약 그냥 이 문장을 덜컥 먼저 만났다면 울림있는 말이지만 그 본질적인 의미까지 파악하지는 못한채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륜 스님의 말씀과 결부하여 생각해보면 깊은 삶의 통찰을 담고 있는 말임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자, 어떤 일도 이유 없이 일어나지 않고, 일어난 일은 모두 좋은 일이라 했다. 내 여정에 시련의 높은 산이 나타났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등반하자. 그 산은 시련의 산이 아니다, 이유 없이 나를 괴롭히려 있는 산도 아니다, 나를 예정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산일 테니까.


올해(2020년) 11월 미국에서는 대선이 있다. 공화당의 트럼프가 재선을 할 것인가, 아니면 그의 대항마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것인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언제나 길은 있다>에 등장하는 90명의 스승 중에는 바로 그 '조 바이든'이 등장한다. 내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과거 오바마 정부 때 부통령을 지냈다는 것과 현재는 트럼프의 대선 상대 후보라는 것 뿐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조 바이든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 이번 기회에 그에 대해 조금 알게 되는 수확이 있었다. 특히 이 장에 나오는 그의 일화가 눈길을 끌었다. 과거 교통사고로 그의 아내와 딸은 목숨을 잃고, 두 아들은 중상을 입었던 일이 있었던 것이다. 두 아들 중 장남은 델라웨어주 검찰총장까지 지냈으나 결국 뇌암으로 사망했고, 차남도 사고의 후유증으로 뇌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가족의 끔찍한 비극으로, '좌절'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아픔의 수렁 속에 그가 빠져있을 때,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이런 말을 한다. "아들아, 아무리 끔찍한 일이라도 그 안에서 뭔가 좋은 일이 생겨날 거란다. 열심히 찾으려 한다면 말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졸지에 둘이나 잃은 사람에게 저런 말이 과연 귀에나 들릴까. 어쩌면 도리어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조 바이든도 당시에는 잔인한 말로 여겼으나 점점 그 말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가족이 죽었는데도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극단적인 낙관을 지니라는 말이 아니다. 위에서 이야기 해온 것처럼 너무나 부정하고 싶겠지만 그 일은 이미 일어나버렸다. 우리는 그 일이 일어나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누구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뿐이다. 그 속에서 그 일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것인지, 아니면 그 일의 부정적인 의미에 함몰되어 그 일이 내 삶을 갉아먹게 내버려 둘 것인지는 온전히 "내가 그 일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달렸다. 조 바이든은 이를 두고 '고통을 흡수하는 능력'이라고 불렀다. 모든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원한다. 아쉽게도 세상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가 고통을 흡수하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우리를 삶의 베테랑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Chapter 8. 나눔 : 알려주고 나누어라>

'나눔'이라는 주제가 '기부'나 '봉사'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의미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지만, 오프라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훨씬 더 근원적이다. 그녀는 말했다. "하나하나의 결정을 한결같이 진심과 자비로 가득한 삶의 태도에 바치자는 거예요." 나눔을 이야기하는데, '진심'과 '자비'가 왜 나오는지 의문이 들수도 있겠다.


다음 문장을 보면 좀더 뚜렷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네가 한 말이나 행동은 기억 못해도, 네가 그들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했는지는 언제나 기억할 거야." 이 말을 나는 참으로 공감한다. 우리가 누군가와 다퉜다고 하자.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무엇 때문에 다퉜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사람에 대한 나쁜 감정은 고스란히 남아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이지만 참으로 감성적인 동물이다. 기억도 그렇다. 기억은 이성적인 것 보다는 감성적인 것이 훨씬 더 오래가는 것 같다. 오프라는 '진심'과 '자비'의 마음으로 모두를 대하라고 했다. 오프라가 말하는 '나눔'이란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주면 상대는 그것을 감정으로 간직한다. 진실한 마음인 '진심'과 타인을 아끼는 마음인 '자비' 위에서 금전적인 '기부'도, 육체적인 '봉사'도 빛을 발할 것이다.


여성운동가이자 정치활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힘이 있을수록 경청의 선물을 나누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의 요구사항을 다 이루어 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줄 수는 있다. 우리의 경험을 돌아보더라도 우리가 어려울 때, 비록 상황은 바뀌지 않은 채 누군가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된 적이 있을 것이다. 꼭 돈이나 재능이 있어야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이 없어도, 재능이 없어도, 스타이넘의 말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 귀를 내어주는 '경청'도 나눔의 대상이 될수 있는 것이다.


이 장에서 나는 불교의 '무전칠시'가 떠올랐다. 무전칠시란 말그대로 재물, 돈이 없어도 나눌 수 있는 7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뜻한 눈길(안시), 온화한 표정(화안시), 부드러운 말(언시), 몸으로 돕는 행동(신시), 착하고 너그러운 마음(심시), 상대에 대한 배려(좌시), 상대의 어려움을 알아주는 관심(찰시)이 그것이다. 오프라가 말하는 "진심과 자비의 마음을 나누는 것"은 불교의 '심시'와 매우 닮아있다.


더불어 이 장에서는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갈 '지구별 여행자'인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내가 '나눈 것'은 결국 내가 떠나더라도 이곳에 남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인권운동가이자, 시인, 소설가, 그리고 오프라가 말한 그녀의 궁극적 스승인 '마야 안젤루'는 내 존재로 인해 삶에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이 곧 자신의 유산이라고 했다. 그리고 "알면 가르치고, 얻으면 나누라"는 말을 남겼다. 시간이 흐르면 결국 우리의 존재는 사라지고 우리 유산만이 우리의 존재를 증명할 것이다. 그녀의 말을 곱씹어 본다면 결국 우리가 이 땅에 온 것은 '나누기 위해서'가 아닐까.


반체제 통합 사상가인 '찰스 아이젠스타인'은 '나눔'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 그는 '고통'의 다른 이름은 '분리'라고 했다. 나눔은 분리의 간격을 줄인다. 그래서 나눔이 커질수록 고통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조건과 상황에 따라 딱 드러맞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말이었다. 어쨌든 나는 이 장에서 내가 알고 있는 '나눔'이라는 개념을 좀더 확장할 수 있었다.



<Chapter 9. 보상 : 자기 존중감이라는 보상을 받아라>

이번 장의 주제는 '보상'이다. 다른 주제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장의 '보상'도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일의 댓가로서의 보상을 굳이 오프라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그녀는 "나에게 중요한 보상이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나의 진실을 집행했을 때 찾아오는 영속적인 만족감과 자기 존중감"이라고 했다.


우리가 하는 많은 행위의 동기는 그것의 보상에 근거한다. 안타깝게도 그 보상은 대부분 '돈'과 관계되는 것 같다. 누군가는 돈이 아닌 다른 것이라 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것 조차도 곰곰히 따져보면 끝끝내 금전의 가치로 귀결되지 않던가. 어쩌겠나,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조차도,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사회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업보인 것을. '돈'을 이야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돈을 쫒다보면 어느 날 나의 목표가, 나의 가치가, 내가 돈이 된다. 한달에 100만원 버는 사람이 있고, 한달에 1000만원 버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저 '월급'이 10배 차이가 날 뿐이었다. 하지만 돈을 너무 쫒다보면 월 100만원 버는 사람은 '100만원 짜리 사람'으로 인식되고, 월 1000만원 버는 사람은 '1000만원 짜리 사람'이 되어있다. 여기서 무서운 일이 생긴다. 월급의 차이였을 뿐인데, 돈이 최고의 기준이 되는 순간,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도, 비교해서도 안되는 존엄한 '인간의 가치'가 혼동되기 시작한다. 월 1000만원 버는 사람의 목숨이 월 100만원 버는 사람의 목숨보다 10배 더 가치있는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인식 속에서 가진 것이 없으면 당연히 불행해야 하는 것이되고 가진 것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가진 자의 앞에서는 한없이 작고 비굴해지며, 가지지 못한 자의 앞에서는 한없이 커지고 오만해진다. 오프라는 이런 문제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고민했고, 자신만의 답을 찾았다. "나는 돈을 위해 노동하지 않겠다. 나는 내 자신을 소중히 여기겠다. 절대로 내 가치를 내가 버는 돈으로 규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오프라가 한 것은 성공 기준을 가늠하는 자신만의 측정법을 만들어 낸 것이다. 세상이 강요하는 '돈'으로 자신의 성공을 규정하고 가늠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잣대를 만든 것이다. 그런 나만의 성공 기준을 스스로 찾아 낼 때, 우리는 세상의 잣대를 과감히, 가소롭게 무시할 수 있고, 나만의 성공을 자축하고, 나만의 길을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대단한 부를 쌓고 성공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이 열심히 돈을 쫒다보니 그 자리에 있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현실판 아이언맨이라 불리는 '엘론머스크'의 경우도 늘 꿈을 향해 달려왔다.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그의 말에 많은 사람들은 코웃음 쳤지만, 그의 '스페이스X' 발사 성공은 인류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시대를 열었다. 그의 재산은 한화로 10조가 넘는다고 한다. 어떤 매체에서는 23조라고 하고 어떤 데에서는 49조라고도 했다. 그의 정확한 재산이 얼마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가다보니 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는 것 포인트다. 오프라도 같은 말을 했다. "내가 경제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나의 초점이 돈에 맞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이번 장에 나오는 많은 스승들은 같은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아카데미 수상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골디 혼'은 "외적인 것들로 자신을 규정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링크드인의 전 CEO인 '제프 와이너'의 언어로는 "일반적 잣대의 '성공'에 집착하지 말라" 했다. 진정한 나의 가치에 대한 보상은 세상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만이 나에게 줄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오프라 윈프리가 말하는 '자기존중감'과 그대로 상통한다. 그냥 '존중감'이라 하지 않았다. '자기' 존중감이라 불렀다. 진정한 보상, 진정한 만족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이 자신에게 선사할 수 있는 것이다.



<Chapter 10. 집 : 언제나 되돌아갈 수 있다는 걸 기억하라>

이번 장을 읽으면서 나는 <오즈의 마법사>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어렸을 때 봤던 <오즈의 마법사>, 그때는 그저 TV에서 나오는 만화영화로 보았을 뿐이다. 하지만 7살의 오프라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교훈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오즈의 마법사>를 영적 여행기라 정의했다. 특히 착한 마녀 글린다와 허수아비의 대화를 소개했는데, 내 입에서 '아!'하고 돌터지는 소리가 나왔다. 착한 마녀 글린다가 말한다. "도로시, 네겐 더이상 도움이 필요 없단다. 넌 언제나 그 힘을 지니고 있었거든." 그러자 허수아비가 되묻는다.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죠?" 글린다는 답한다. "그랬으면 날 믿지 않았을 테니까. 스스로 알아내야만 했던 거야." 오프라는 이 문답이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깨달음을 주었다고 했다.


어렸을 때 한번은 들어본 '파랑새'이야기를 기억하는가. 행복을 상징하는 '파랑새'를 찾아 머나먼 여정을 떠났던 주인공은 결국 어디에서도 파랑새를 찾지 못한채 빈 손으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처음부터 파랑새는 자신의 집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우리는 '낫 놓고 기역자 모르듯' 우리 앞의 파랑새를 보고도 파랑새인 줄 알지 못한다. 파랑새 이야기에서 주인공의 여정은 헛수고가 아니다. 그 여정은 파랑새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 수업료인 셈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글린다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처음부터 도로시에게는 그 힘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설령 알려줬다 하더라도 그것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도로시의 여정이 그녀 안의 힘을 그녀가 온전히 사용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번 서평에서 나는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억지로 불교의 이야기를 끄집어 오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가 하는 영적인 가르침이 불교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자 하는 것과 너무도 닮은 점이 많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교에서는 '개유불성'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존재에게는 부처의 씨앗이 있다, 즉 모든 존재 안에는 부처가 있다는 말이다. "에이, 내 주제에 부처는 무슨" 우리는 그 말을 믿지 못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깨달음을 얻은 수많은 선사들은 저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몸소 증명해왔고, 설법해왔다. 부처, 깨달음은 내 안에 이미 있었다. 불교의 수행은 바깥에 깨달음이라는 실체가 있어 그것을 구하고, 부처라는 외부의 다른 존재가 있어 그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광반조로 밖을 향하던 관점을 내 안으로 돌리는 깨달음을 얻고, 견성성불로 내 안의 부처를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리라.


신부이자 작가인 '리처드 로어'도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영적인 지식은 인식하는 게 아니라 '재인식'하는 것이다"라고. 진리에 다가선 이들의 말은 그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본질은 놀랄만큼 유사하다. 우리가 밖에서 찾으려 했던 것들이 사실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행복이든, 자유든, 만족이든 말이다. 이번 주제 '집'은 건물의 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고유한 공간, 나의 내면을 뜻한다. 늘 세상의 가치에, 타인의 목소리에 맞추어 원하는 것을 얻고자 공허하게 살아왔다고 후회할 것 없다. 언제나 우리는 스스로에게 되돌아 올 수 있다,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어떤 좌절, 슬픔, 외로움, 허무, 분노로 고통스러울 때 이것을 떠올릴수 있다면 좋겠다. 평온한 내 영혼의 안식처는 언제나 내 안에 있었고, 모든 문제의 열쇠도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언제나 길은 있다>를 읽으며 '묵상'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 책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은 이 책의 글귀를 조금씩 읽고 오래 묵상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주교와 기독교에서는 '묵상', 불교에서는 '참구'라는 말을 쓴다.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종교를 초월한 영적 스승들의 강렬하고 깊은 메세지를 곱씹는 과정은 우리 내면을 밝혀주고 힘을 준다. 과거 'Carol Bolt'의 <The book of Answers>라는 책을 산 적있다. 그 두꺼운 책에 페이지마다 짧은 답이 있을 뿐 별다른 내용은 없다. 스스로 고민하는 질문을 생각하고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치면 책이 답을 주는 것이다. 물론 엉뚱한 답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책이 준 답에 영감을 얻어 고민하던 문제를 잘 해결한 사람들도 있었기에, 이 책이 한 때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 <언제나 길이 있다> 속에도 여러 스승이 들려주는 다양한 가르침이 들어 있어, 혹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잃어버린 채 대양 한 가운데에 표류하고 있는 듯한 막막한 기분이 들 때, 이 책을 펼쳐본다면 <The book of Answers>가 그랬던 것처럼, 난관을 극복할 힌트와 영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마지막에 나오는 에필로그에서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삶을 단순히 살 것을 충고한다. 이는 그녀만의 하는 충고는 아니다. 최근의 미니멀리즘이 유행하고 있는 것도 이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니까. 영적이거나 행복의 차원 뿐만 아니라 환경적 차원에서도 삶을 단순하게 하는 것은 빛을 발한다. 삶의 진실은 사실 너무도 단순한데 오히려 우리가 삶을 필요이상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에게 되물으며 그녀는 글을 마친다. "거짓일수록 복잡하며, 진실일수록 단순하다"는 격언은 삶에서도 진리인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오프라와 함께 우리에게 가감없는 삶의 조언을 주었던 90명의 스승들에 대한 소개가 있다. 중간중간 아는 이름들이 보여 반갑다. 특히 아디야샨티, 페마 초드론, 에크하르트 톨레의 경우 이전부터 관심있던 작가들이었기에 특히 반가웠고, 조 바이든의 경우는 최근 언론에서 많이 접하는 이름이라 그의 조언뿐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 대해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 외에도 많은 인사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쓴 책들도 함께 소개되어 있어, 추후 읽을 책들을 결정할 때 참고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지금 삶에 있어서 중요한 선택의 귀로에 있다면, 혹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신뢰할 수 있는 멘토의 조언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참고해보면 어떨까. 내가 먼저 읽었던 사람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가능하면 이 책을 한번에 다 읽지말고 읽는 것은 조금씩, 묵상하는 시간은 충분히 가져보길 권하고 싶다. 이 책의 글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숙제가 아닌 바에야, 우리가 책을 읽는 목적은 그 책을 읽어버리는데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책을 통해 통찰과 영감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음식도 체내에 들어오면 충분히 소화하는 시간을 가져 내 몸에 흡수가 잘 되도록 하는 소화의 과정이 필요하듯, 이 책 또한 '과식'하지 말고 적당히 섭취하여, '묵상'이라 부르든, '명상'이라 부르든, '참구'라고 부르든, 내 영혼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고요한 시간을 짧게라도 가져본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이 책을 '자기계발서'로 분류했다. 하지만 나는 앞의 이유로 '묵상집'이라 말하고 싶다. 영혼을 신장시키고 삶의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말씀이 담긴 책 말이다. 밤에 자기전에 이 책의 한 부분을 읽고 아침에 일어나서 10분이라도 스마트폰, TV, 라디오를 떠나 전등도 켜지 않고, 고요히 눈을 감고 앉아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개그맨 김병만이 이런 말을 했었다. "안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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