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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줘서 고마워 - 고위험 임산부와 아기, 두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의사의 기록
오수영 지음 / 다른 / 2020년 5월
평점 :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당연한 것이 얼마나 당연한 것이 아닌지, 누군가에게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특별한 것임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애정과 정성, 희생과 고통이 필요한지 우리는 쉽게 잊고 산다. <태어나줘서 고마워>는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이자 의사로서 20년 이상, 수많은 고위험 인산부와 태아의 목숨을 살려 온 오수영 교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임신과 출산, 그리고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한 생명의 탄생은 진실로 기적같은 일임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군대시절 '5분 대기조'가 생각난다. 퇴근중에도, 식사중에도, 아이와 함께 있다가도, 학회가다가, 자다가... 언제 급박한 상황이 터질지 모르는, 경우에 따라 1분 1초에 생사가 갈리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고, 전화를 받은 그녀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병원 수술실로 향한다. '목숨을 건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응급수술을 위해 과속딱지를 감수하고 달리거나 차가 없는 노상에서 급한 마음에 택시가 잡히지 않자 일반차라도 세워 사정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절박함마저 느껴진다. "제가 지금 병원을 가지 않으면 사람이 죽습니다..."
갑작스러운 태반조기박리나 다량의 출혈, 태아심박이상 같은 상황에서는 자칫 몇 분에 죽고 사는 문제가 결판난다. 병원에 있던 치프 레지던트(전공의 4년차)와 실시간으로 통화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보고받는 동시에 병원에서는 수술준비에 들어가고 그녀는 병원으로 달려온다. 태아가 숨을 못쉬는 상황이라던가 맥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1분 1초는 정말로 중요하다. 수술실에 단 1초라도 빨리 들어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의 문을 잡고 있던 병원 직원들과 환복 시간을 줄이려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속에서 겉 옷의 단추를 풀고 있는 그녀의 다급한 모습은 마치 특수부대 작전을 떠올리게 한다. 어쩌다 한번이 아닌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연신 여러 돌발적인 상황이 나온다. 싸우고 총을 쏘는 액션 스릴러만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것이 아니다. 경각을 다투는 환자와 그를 살리기 위해 수술대로 향하는 의사의 다급함과 절박함에 글을 읽고 있는 내 심박마저 덩달아 빨라지고 있었다.
대학병원이라는 곳 자체가 이미 보통 병원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중증환자들이 찾는 곳, 의료에 있어서 최후의 보루 같은 곳이기에 그곳에서의 일은 필연적으로 다이나믹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탯줄을 네 번이나 목에 감고 기적적으로 태어난 아기의 이야기, 심박동이 이미 멈췄을 것으로 의심되는 태아라도 최대한 빨리 꺼내 심폐소생술로 살리고자 필사적으로 애써 살려낸 이야기, 네 쌍둥이 분만 이야기, 퇴근길에 산모의 심장이 멎었다는 연락 받고 응급실로 부리나케 돌아가 밤을 꼬박 새며 수술한 일도, 그 산모가 깨어나 "선생님, 물 마셔도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살아주어 고맙다"는 말만 가슴에 맴돌았다는 부분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냉담자인 그녀가 응급수술을 할 때만큼은 기도가 저절로 된다는 말에서는 환자를 살려내고 싶은 그녀의 간절함이, 의사의 맥박은 환자의 맥박과 반비례한다는 표현에서는 자신의 손끝에 한 사람, 어쩌면 두 사람(엄마, 아이)의 생사가 달렸다는 무거운 부담감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응급상황이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으며, 의사의 상황도 고려하지 않는다. 오전에 '수술을 받은' 저자가 오후에 '수술을 했던' 에피소드도 인상적이었다. 또 저자의 출산 이야기에서, 첫 딸을 낳은 1998년, 그녀는 레지던트(전공의) 3년차였는데 그땐 아기를 낳기 직전까지 일을 했다고 한다. 진통이 오고 나서야 출산휴가에 들어가는데, 당시 출산휴가는 공식적으로 2개월이었지만 바쁘고 일많은 병원으로 6주만에 그녀는 업무복귀한다. 환자들에게는 충분히 안정을 취하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그러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안타깝게 여겨졌다.
이 책의 앞 쪽에는 프롤로그처럼 두 편의 글이 있다. '산부인과 의사이자 엄마라서', '산부인과 의사의 딸이라서'라는 글이다. 앞의 글은 눈코 뜰새없이 바쁜 저자가 자신의 두 딸에게 소홀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담겨있고 뒤의 글은 그런 바쁜 엄마를 둔 딸의 엄마에 대한 '1%'의 서운함과 '99%'의 존경이 담겨있다. 밖에서 아무리 대단한 의사라도 결국 집에서는 누군가의 부모일 것이다. 휴일, 밤낮 할 것 없이 응급수술 콜을 받고 병원에 불려가고, 교수로서 견습의, 전공의, 전임의들 교육하고, 연구하면서 논문도 써야하며, 의사로서 환자도 돌봐야하기에 가정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삶을 보며 대학병원 교수라는 명예로운 자리를 위해 맞바꾼 것들이 적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모든 것은 다 그만한 댓가를 필요로 하는 거였지.
출산에서 무엇보다 힘든 것은 당사자인 산모와 아이 아닐까. 이 책에는 정말 아이를 낳기 위해 목숨을 건 위대한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임신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장기능이 뒷받힘 되어줘야 하는데, 신장이 좋지 않던 한 산모는 임신을 유지할 경우 평생 투석을 해야 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듣게 된다. 법적으로든 의학적으로든 '치료적 유산'이 가능한 상황, 임신을 유지하면 평생 투석하며 살아야 할 수 있고, 그 위험을 피하려면 소파수술(임신중절수술)을 해야한다. 내가 그녀라면, 내가 그녀의 남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 산모는 평생 투석할 위험을 무릅쓰고 임신유지를 하는 용감한 결정을 내린 이야기에서는 '여자는 약할지 모르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격언을 떠올린다.
비슷하게 한 산모는 정상인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신장으로 임신을 유지를 위해 매일 네다섯 시간의 투석을 받으며 버티다 27주 810g의 딸을 낳는데 성공한다. 아기는 87일간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건강히 퇴원한 이야기도 있었다. 6년의 세월, 6번의 연이은 유산에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임신 7번만에 출산에 성공한 이야기, 오랜 난임에도 결국 20년만에 출산한 산모의 이야기, 엄마가 되고 싶은 간절한 소망으로 두번의 심장 수술을 이겨내고 출산에 성공한 이야기와 같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용감한, 위대한 엄마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의 생명이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의 탄생 이면에는 수많은 어머니들의 눈물겨운 고통과 희생이 있었음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기형아 출산에 관한 이야기들도 가슴을 짠하게 한다. '에드워드 증후군'은 18번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선천적 기형이다. 이 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 절반은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1년 생존율이 8퍼센트에 그친다. 그렇기 때문에 산과 교과서에는 이런 태아를 임신한 경우 임신종결을 하거나 임신유지를 해도 혹여 분만 중 태아의 심박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제왕절개를 하지 말라는 다소 비정한 내용이 있다. 출생 후 얼마 생존하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모체의 이환율(병에 걸릴 확률)만 높이는 제왕절개를 굳이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에드워드 증후군을 가진 아이를 임신한 두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온다. 기형임을 알면서도 중절을 선택하지 않고 심지어 혹 분만 중 아이게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면, 사산시키기 않고 기꺼이 제왕절개하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어렵게 태어난 아기들은 3개월, 9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와 아빠를 통해 깊은 사랑을 배우고는 하늘나라로 돌아간다. 1년도 못살 아이인 줄 알면서도 자신들에게 온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여러 위험을 감수하며 허락된 시간까지 최선을 다해 따뜻한 사랑을 보여준 위대한 부모들의 이야기는 이 글을 쓰면서도 몇번이고 눈물을 훔치게 했다. 이 책은 눈물을 부른다.
앞에서 기형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임신을 유지한 부모들을 '위대하다' 표현했는데 살짝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렇지 않은 결정을 했을, 혹은 할 부모들에게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게 했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앞의 부모들이 위대한 것은 맞지만 꼭 그와 같은 결정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세상에 사람이 다양한 만큼, 생각도, 상황도, 처지도 다양하다. 복잡한 세상, 정답이 하나인 것이 이상한 것이다. 우리는 현실에 발딛고 살아가기에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나 또한 그런 상황이 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장담할 자신이 없다. 누가 다른 선택을 한 부모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다음 소개할 이야기의 어머니가 말한 "선생님이 아이를 키워주실 건가요..."라는 말이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비정한 말이지만, 누가 비난 할 수 있을까.
기가 탯줄 부위로 빠지는 선천성 이상인 '제류'라는 기형증상을 가진 태아의 이야기다. 그 부모도 처음엔 최대한 아이를 낳으려고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불길한 예후와 절망적인 진단 결과에 점점 지쳐간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1~2주 더 임신을 유지하다 아기를 낳고 신생아중환자실에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다 안정되면 제류에 대한 소아외과적 수술을 하는 것이지만 결국 너무나 지쳐버린 산모는 당장 낳겠다고 분만결정을 한다. 지금 아이가 나오면 몇 분 내로 사망하기에 사실상 분만은 가녀린 목숨의 끈을 놓아버리는 것을 의미했다.13시 15분에 출생한 아기는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58분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저자의 문장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희망을 주는 의사에서 절망을 주는 의사가 될 수밖에 없던 내가,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부모를 대신해 임종을 지켜주는 일이었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다. 만삭에 심한 자궁내태아발육지연과 태아의 염색체 이상이 의심되는 상황, 사실혼 관계의 남자친구가 있는 경산부가 양수과다증이 심한 상태로 병원에 왔다. 자궁문이 다 열렸는데도 6시간째 태아의 머리가 내려오지 않아 수술을 할 수 있었느나 산모를 위해 최대한 자연분만을 하고자 하얗게 토요일 밤을 지새며 인공양막파수의 시술 정도로 자연분만에 성공한다. 그런데 다음 날 산모가 도망을 간 것이다. 사실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기는 홀터(입양기관)에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생겨버린 일이다. 저자는 차라리 그때 자연분만이 아니라 기존처럼 수술을 했다면 회복에 시간이 걸리기에 산모가 도망가지는 못했을 건데하고 허탈해 한다. 자연분만이 어렵던 것을 겨우 자연분만이 되게 한 결과가 아이를 버리고 도망갈 체력을 벌어준 꼴이 된 것이다.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아기도 기적적으로 낳아 기르는 훌륭한 부모가 있는가 하면 무탈히 태어난 아이도 버리고 도망가는 매정한 부모도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낙태에 대한 이야기나 후배 의사의 '분만을 접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산과 전문인력이 줄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동티모르에 의료봉사를 갔던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고 동시에 그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며 어째서 같은 인간이 같은 시대, 단지 태어난 곳이 다를 뿐인데 이렇게 다른 삶을 살아가는가 하는 존재론적 불평등 같은 것도 느꼈다. 두 딸을 낳았던 이야기, 자신이 레지던트(전공의) 였을 때의 이야기, 또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게 쓰여지지 않은 묵직하고 울림있는 글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잠시동안 '반' 산부인과 의사가 된 기분이 든다. 다양한 의료용어들이 나오는데, 한 두줄로 설명이 잘되어 있어 맥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게 되어있다. 그래서 이런 어려운 용어들이 들어간 글을 내가 읽어내고 있다니 하고 감탄하게 된다. 더 상세히 알고 싶어 부분전위태반, 완전전위태반 같은 용어들은 검색도 해보았다. 책의 끝 부분에는 '의학상식'이라고 하여 유산, 조산에서부터 자궁경관무력증, 임신중독증, 자궁내태아발육지연, 태반조기박리 등 산과적 의료용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담겨있다.
나는 에세이가 참 좋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타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나는 의사 선생님들은 일단 엄청 기다려야 만날 수 있고, 딱딱한 표정에 환자의 얼굴 보다는 모니터에 시선이 붙들려 있으며, 오랜 기다림과는 대조되는 키보드 몇 번 두드리고는 헤어져야하는 잠깐의 만남만 허락된 사람이다. 하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며 그들이 의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시절을 보냈는지, 차갑고 딱딱하게 보이는 그들은 어떤 고민과 어려움이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에겐 아쉬운 5분의 짧은 진찰일지라도 그것을 위해 미리 의사는 더 오랜 시간 차트를 검토한다는 말도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우리는 서로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에세이를 통해 모든 삶을 살 순 없어도, 모든 삶을 읽어 볼 순 있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이런 분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언젠가 내가 큰 병으로 병원에 가게 되었을 때 이런 의사분을 만나면 참 행운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여러 환자들 중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환자를 만났을 때 가장 기쁘고 보람있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지만, 그녀를 만난 환자들 또한 그녀를 만난 것을 행운으로 여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서로를 만난 것을 감사하고 행운으로 여기는 것, 아! 아름답다.

이 책을 읽으며 유산의 경험이 있는 동생이 떠올랐다. 저자는 책에서 "임신은 생리적인 상태이면서 동시에 '병적인' 상태"라는 말을 많이 한다(최소 3번 이상했다). 임신 중 어떤 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길 수 있냐'고 말하지만 임신은 원래 의학적으로는 '병적인' 상태이기에 얼마든 그런 일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유산이라는 것이 참 가슴 아픈 일임에도 그것은 많은 사람에게 일어난다. 위에서는 무려 6번이나 유산을 한 사례가 있었다. 남들도 그러니 아파하지 마라는 뜻이 아니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과 돌아온다는 사례들이 많이 있으니 힘 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런 이유로 지금 임신을 하고 있는 분들이나 앞으로 임신을 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불안감 해소와 더불어 유용한 의학적 정보도 제공해 줄 것이다. 같은 이유로 임산부 뿐만 아니라 미래의 아빠들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한편으로는 자식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자신이 얼마나 귀하게 태어났는지, 자신의 탄생에는 부모님을 포함한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부모도 자식을 기르다보면 사람이기에 아이들에게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시절 내가 그런 마음이었지 하고 부모가 됐던 그 '초심'이 기억나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는데 힘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아이가 있는 부모에게도, 아이가 생길 부모에게도, 그리고 아이에게도 유익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모두가 누군가의 부모이자, 누군가의 자식이니 이 책은 모든 사람이 읽어도 좋은 책이 되는 건가. 산부인과 의사의 수기가 남자인 나에게 무슨 큰 울림이 있을까 하고 읽었는데, 안 읽었으면 모르고 살았을 소중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오늘 따라 평소보다 아이의 고함소리가 작게 들리고 떼쓰는 모습도 예뻐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한 문장으로 글을 마친다.
"세상에 쉽게 오는 생명은 없다, 다만 우리가 미처 모를 뿐."
P.S. 1. 이 책의 수익금은 출생 전후 염색체 이상을 진단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태어나 치료받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기부된다.
P.S. 2. 몇일전 뉴스에 삼성서울병원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의료진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던데 가뜩이나 촌각을 다투는 중증환자들로 항시 바쁜 의료진들이 역마로 인해 피해보는 일 없이 무탈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