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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궁금해요 ㅣ 내 친구 카렐 11
리즈벳 슬래거스 지음 / 사파리 / 2020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몸이 궁금해요>는 자신의 몸에 호기심을 갖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이 책은 '내 친구 카렐'이라는 그림책 시리즈 중 한권으로, 시리즈는 바른습관, 감정표현, 신체운동, 오감놀이와 같이 영유아 교육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나온다. <내 몸이 궁금해요>는 '신체운동' 파트에 속하기에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그림책을 넘어 아이와 함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진 것이 특징이다.
첫장에 나오는 발가벗은 아이의 뒷 모습이 귀엽고 낯익다. 우리 아이 씻기는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아이도 "엉덩이 봐"하며 웃는다. 책을 넘기면 주인공 카렐이 등장한다. 카렐 뿐 아니라 카렐 친구들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를 풀어간다. 캐릭터들은 시리즈의 다른 책에서도 등장하기에 다른 편을 봤던 아이들이라면 익숙한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목욕을 한 카렐의 몸이 나오고 각 신체부위별로 이름이 명기되어 있다. 책은 아이가 카렐의 신체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름을 소리내 말하고 자신의 같은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게 한다. 늘상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시시해도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놀이다. 티비 끄고 일찍 자자는 말은 잘 안들어도 이런 건 시키는 대로 잘 따라와주니 그거라도 고맙다. 신체를 배웠으니 그 신체와 관련된 표현들도 학습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눈에 안경을 쓰고, 얼굴에는 주근깨가 있고, 머리카락은 금발이라는 이런 표현들을 배운다. 아직은 검은 머리만 경험한 아이가 금발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는데 기우였다. 스무스하게 넘어간다.
카렐의 생일 축하 장면이 나온다. 카렐과 친구들이 제각기 자기 행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케익을 후 부는 카렐, 박수를 치는 아이, 노래를 부르는 아이와 같이 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몸의 5 부위(입, 팔, 다리, 손, 발) 위주로 아이가 캐릭터들이 하는 모습을 말로 표현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신체 명칭에 익숙해지고 표현력을 기를수 있도록 했다.
몸에 대해서 이야기가 끝나가자 이번엔 얼굴을 디테일 하게 들어가기 시작한다. 눈, 머리카락, 볼, 입, 코, 턱, 귀, 목, 카렐의 얼굴과 옆에 부위 별 이름이 나오고 아이가 카렐과 자신의 얼굴을 비교하도록 한다. 그리고 우리는 눈동자가 대부분 검은색이지만 파란색, 갈색, 초록색의 다른 눈동자 색깔을 지닌 사람이 있다는 것도 소개되어 있다. 책의 원작은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발행되었다.(벨기에와 네덜란드는 같은 나라였기에 발행도 같이 하는 건가.) 다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유럽이다보니 책에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눈동자색, 피부색, 머리색이 등장한다. 노란색 피부에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책들로 아이들이 조금은 '월드와이드'한 인식을 경험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얼굴 각 부위로 우리는 무엇을 할수 있는지 학습하고 그림 속 친구들이 얼굴 부위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로 표현하도록 되어있다. 또 갓난 아이부터 유치원에 가는 아이까지 신체가 커가면서 할수 있는 행동들을 나눠놓고 아이가 시간의 순서대로 짚어 보도록 한다. 스무고개 같이 얼굴의 특징을 써놓은 단서를 통해 그림에서 누구의 얼굴인지 찾도록 하는 부분도 있다. 보통 다른 책들은 글자 읽고 그림 보여주고 하면 후다닥 금방 끝나버리지만 이 책은 페이지마다 활동들이 있기에 하나하나 아이와 함께 하다보면 시간이 잘 간다.
아이들이 좋아할 놀이적 요소들이 또 있는데, 틀린 그림 찾기, 선 따라가기, 숨바꼭질 같은 부분이 있어 하나씩 해결할 때마다 아이가 성취감과 흥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마지막은 '잘 자고 내일 만나요'라며 카렐이 자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내 생각엔 잘 때 읽어주는 책으로는 적합하진 않은 것 같다. 아이가 신이나서 잠이 깰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놀아줄 때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카렐의 발가락에 숫자를 써놓은 야무짐(?)이 내 눈에 띈다. 작가는 단 하나의 그림도 허투루 놔두지 않겠다고 다짐한 듯 마지막까지 아이가 발가락 개수를 인지하도록 해놓고 더불어 숫자도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내 몸이 궁금해요>는 자신의 신체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에게 부위 별 명칭과 부위가 하는 역할 대해 알려주고 그 과정에서 놀이활동을 통해 의사소통능력도 길러 줄 수 있는 책으로 부모가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하나 고민할 것 없이 책에 쓰여진 내용대로 따라만 가도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