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초밥 도감 길벗스쿨 그림책 16
오모리 히로코 지음, 고향옥 옮김, 보즈콘냐쿠 감수 / 길벗스쿨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맛있는 초밥 도감>을 선택하게 된 것은 '놀라움'과 '아이' 때문이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이런 책도 세상에 다 있나 싶었다. <맛있는 초밥 도감>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초밥을 그림으로 다 담아 놓은 것 같다.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다. 쉽게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그렸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책을 보면 이렇게 초밥의 종류가 다양했구나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초밥하면 종류가 다양하지만 그래도 초밥하면 물고기 아닌가. 물고기는 종류에 따라 속살의 색이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은 붉은 초밥, 하얀 초밥, 은빛 초밥으로 나누어 놓았다. 그리고 초밥 뿐만 아니라 그 색색의 초밥은 어떤 생선으로 만들어 진 것인지 그림으로 나와있다. 다양한 초밥을 먹으면서 우리는 그 생선이 어떤 생선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막상 먹기 바빠 잠깐의 생각으로 지나치기 일쑤다. 기껏 알아봐야 어떤 이름의 생선 초밥이다는 것일 뿐 그 생선의 생김새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물어보고 찾아보는 귀찮음을 대신해주었다. 그동안 먹기 바빴던 초밥에 대해 조금 더 알게되서 좋다. 횟집에 가서 모둠회를 시킬 때 이게 무슨 물고기일까 하고 궁금해 했던 사람들은 여기서 그 생선의 생김새와 이름을 알아갈 수 있다.


붉은 초밥 12종, 하얀 초밥 12종, 은빛 초밥 8종과 그 생선들의 소개 다음에는 기다란 초밥 3종과 그에 들어가는 긴 생선들도 소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새우, 오징어, 문어, 조개에서 소고기, 함박스테이크, 달걀말이까지 형형색색의 다양한 초밥이 예쁜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해 가까운 초밥집을 찾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의 경우는 따라 그려보고 싶은 마음도 살짝 생겼었다.


마지막에는 김초밥이 나온다. 뷔페에 가면 롤과 함께 김초밥들이 있는 것을 본적 있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정도로 가지수가 많지는 않았다. 무려 종류만 19종이다. 이 책의 원작이 일본판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못 봤던 메뉴들도 보인다. 한때 우리의 청국장과 비슷하지만 생으로 먹는다는 점에서 다른 '낫토'의 유명세는 건강보조제 '나토키나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그때만해도 '낫토'를 먹기 위해서는 일본식료품점에나 가야 구할수 있었다. 나도 낫토를 구하기 위해 일본식료품점을 찾아 다녀 본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요즘은 많이 대중화가 되어 마트에서도 쉽게 볼수 있다. 그런 나이기에 김초밥 중 '낫토 김초밥'은 유독 눈에 띈다.



뒷부분에는 일식 요리사 모자를 쓴 펭귄들이 생선을 바다에서 잡아올려 회를 뜨고 밥을 뭉쳐 초밥을 만드는과정이 그림으로 나와있다. 그리고 계란을 풀어서 지단을 만드는 장면과 김초밥을 마는 장면도 나온다. 그렇게 정성스레 만든 초밥들은 여러 동물들에게 서빙되고 동물들은 맜있게 먹는다.


여러가지 초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림으로 그려서 도감형식의 그림책을 만들고자 한 작가의 생각이 참 기발하다. 작가가 만든 비슷한 책으로는 <세계의 빵 도감>이 있는데 거기서도 온갖 빵들을 그림으로 그려 아이들 그림책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이 작은 도감은 그 전문성을 검증받고자 진짜(?) 생선도감과 스시도감을 만든 생선과 초밥의 전문가에게 감수를 받았다.


글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그림에 크게 반응한다. <맛있는 초밥 도감>을 처음 아이에게 줬을 때 반응은 바로 왔다. 책을 넘길 때마다 쏟아지는 초밥과 물고기 그림은 아이의 마음을 금방 사로잡았다. 그리고 부록으로 들어 있는 스티커도 아이가 충분히 좋아할 만한 요소였다. 그림책이라 글은 많지 않다. 그래서 그림을 보며 감탄 몇 번 하다보면 책이 끝난다. 


하지만 아이는 책을 다 보고 나서 메뉴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엄마에게 손님이라 부르며 책을 메뉴판 삼아 주고 어떤 초밥을 먹고 싶은지 고르라 했다. 그리고는 초밥을 고르자 뒤에 널브러져 있던 블럭으로 초밥을 만들어 뚝딱 대령했다. 아이는 책을 보며 메뉴판을 상상한 것이다. 나는 아이가 메뉴판을 말하기 전까지 책은 책일 뿐 메뉴판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횟집이나 스시집같은 식당의 메뉴판에 이렇게 예쁘게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다시 가고싶은 마음도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아이들의 생각은 참 유연하다는 것에 잠시 감탄하고. 아무튼 책은 그렇게 또 하나의 장난감이 되었다.



<맛있는 초밥 도감>은 아이 그림책으로 나왔지만 다양한 초밥을 분류하고 그 식재료들을 한데 모아 놓았으며 예쁜 그림으로까지 그려놓았다는 점에서 초밥에 관심있고 초밥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묘한 소유욕을 자극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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