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방귀 뀌니? - 어린이를 위한 동물 방귀 책 너도 시리즈
닉 카루소.다니 라바이오티 지음, 알렉스 G. 그리피스 그림, 이혜선 옮김 / 나무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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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한 개그맨이 어린이를 무조건 웃길 수 있는 비법이 있는데 그것이 방귀라고 했다. 실제로 그날 방송은 청취자가 직접 참여하는 특별 생방송이었는데 어린이 청취자들을 방귀단 두 단어로 계속해서 빵빵 터트려 그 비법이 사실임을 증명했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많은지, 아이를 키우면서 동화책이나 주인공에 ’, ‘방귀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본다.

 

이 책 주제도 방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이 방귀를 뀌는지 아닌지 묻고 답을 알려주고 설명해준다. 재밌는 것은 동물에 국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 원숭이 뿐 아니라 거미, 잠자리 같은 곤충, 문어, 청어 같은 물고기, 심지어는 유니콘과 공룡도 대상이다. 곤충이 방귀 뀌는지는 어른인 나도 궁금하게 만들었고 유니콘과 공룡이 나왔을 땐 도대체 저자가 어떻게 답을 하려고 저러나 걱정스럽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두 명이다. 한 사람은 동물보호국 연구원, 다른 한사람은 동물원에서 일하는 동물학 박사다. 이런 전문성이 검증된 학자들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동물들의 방귀라는 주제로 만든 동화책이다. 아무리 그런 전문가들이라 해도 유니콘이 나왔을 땐 순간 내가 당황스러웠다.

 

책 서두에는 우리를 웃게 하는 방귀는 어떻게 발생되는지 설명해준다. 어린이 책답게 쉽고 재밌게 설명한다. 그리고 글자도 크기도 색깔도 다양하고 그림들도 아기자기하게 귀여워 보는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의 묘미는 구성에 있다. 앞장에 후보동물이 나온다. 그리고 책은 묻는다. 이 아이가 방귀를 뀔까? 안 뀔까? 여기서 아이들의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리고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나도 여기서 아이에게 한번 물었다. ‘어떨 것 같아?’ 아이는 ...’하고는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와 자연스레 대화가 이루어지고 아이는 상상하게 된다. 아이가 어서 책을 넘기라 재촉한다. 책을 넘기면 답이 나오는데, 답도 재밌다. 단순히 뀐다, 안 뀐다 뿐 아니라 의외의 답도 있었다. 그래서 여러 동물을 거치면서 책이 주는 답 패턴이 추측이 되서 단조로울 수 있을 법도 한데 반전을 품은 답이 지루함을 막는다.

 

방귀라는 생리현상에 대한 재밌는 과학상식과 아이가 느끼는 호기심, 즐거움 외에 이 책이 던지는 메세지가 있다. 인간은 하루에 열 번에서 스무 번 방귀를 뀌는데, 많게는 오십 번도 뀐다. 당연히 다른 수 많은 동물들도 방귀 뀌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 유일하게 인간만이 방귀를 부끄러워하고 더러워한다고 책은 지적한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에 대해 아이들이 위축되고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책은 일깨워주고 싶은 게 아닐까. 어릴 때를 돌아보면 사소한 것으로도 서로 잘 놀리고, 작은 것에도 쉽게 상처받는 게 아이들이다. 아빠도 엄마도 할아버지, 할머니, 선생님도 모두가 매일 수십 번씩 뀌고 있는 방귀는 부끄러운 일도 더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걸 아이들에게 말해 주고 있다. 다만, 냄새가 좀 나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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