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문부터 좋네. 본문 읽기가 겁날 정도로.

구글 검색의 맞춤형 서비스는 이미 상당히 진화했다.
당신이 무언가를 검색하려고 하면 "OO 씨라면 이런 것을 알고 싶겠지"라고 예측해 검색을 해준다. 검색 기술은 앞으로점점 발전할 것이다. 당신은 스스로 자유롭게 검색한다고 여기겠지만, 사실 구글이 취사선택한 틀에서 이루어진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한 타자가 규정한 세계 안에서 생각할 뿐이다. 점점 그런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인터넷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그 통제에서 벗어날 방법은 오로지 하나. 구글이 예측할 수 없는 말을 검색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것이 가능할까? 이 책의 답은 단순하다.
‘장소‘를 바꿔라. 그뿐이다. - P7

검색어는 연상을 통해 나온다. 뇌의 회로는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인풋input이 바뀌면 같은 회로라도 아웃풋output이 바뀐다. 연상의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 연상하는 환경을 바꾸는 편이 빠르다. 같은 인간이라도 다른 장소에서 구글을 열면 다른 말로 검색을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가 열린다. 세계는 검색어 숫자만큼 존재하기 때문이다. - P7

예를 들어 지금 당신이 직장을 옮기고 싶다 치자. 이때친구나 동료는 모두 당신의 지금 위치를 알고 있고, 성격과능력도 알고 있다. 그들은 십중팔구 당신이 예측할 수 있는이직 자리를 소개할 것이다. 이에 비해 ‘파티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은 당신을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미지의 직장을소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큰 착각으로 귀결될 수도 있지만, 당신이 미처 알지 못하는 적성을 발견할 기회일 수도 있다. 이 약한 유대관계는 사회의 다이나미즘dynamism 활력을 사유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최첨단 네트워크 이론도 자주 참조하는 것이다. - P13

즉, 알찬 삶을 위해서는 강한 유대관계와 약한 유대관계가 모두 필요하다. 현재의 당신이 깊이를 추구한다면 강한 유대관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신은 환경에 매몰되고 만다. 당신은 주어진 입력을 단지 출력할 뿐인 기계가 되고 만다. 이를 뛰어넘어 당신의 삶을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약한 유대관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 P13

약한 유대관계는 노이즈로 가득하다. 이 노이즈가 바로 기회라는 것이 그라노베터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현실의인터넷은 그런 노이즈를 배제하는 기법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지금의 인터넷은 ‘파티에서 우연히 옆에 앉게 되어 속으로는 귀찮다고 생각하면서 이야기하는 사이에 누군가의 소개를 받는 상황을 실현하기가 매우 힘들다. 귀찮다고 생각한순간 바로 ‘차단block‘하거나 ‘뮤트mute‘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4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약한 유대관계를 우연한만남을 찾아야 할까? 바로 현실이다. 신체의 이동이고, 여행이다. 인터넷에는 노이즈가 없다. 따라서 현실에 노이즈를 도입한다. 약한 현실이 있어야 비로소 인터넷의 강함을 활용할수 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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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해주는 문장

광적이고 혼잡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신경질적인 사람 팔로마르는 일반적인 신경 쇠약증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한 느낌을 통제하고 외부 세계와 자신과의 관계를 축소하려고 노력한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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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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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사고리듬이 나와 닮아서 큰 위로가 되었던 책. 의식의 흐름, 비약, 집중의 대상과 타이밍이 이렇게 비슷할 수가 있구나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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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아름다운 복근을 가진 뉴욕시 소방관 이야기를 아는데 길게 못해서 아쉽네요. 그 소방관은 하루도 쉬지 않고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더운 날 가장 더운 오후 시간을 골라서 호숫가를 달렸어요. 그 덕에 몇 년간이나 뉴욕시 미스터 소방관으로 뽑혔는데 그가 그렇게 한 이유는 자기애 때문도 아니고 미스터 소방관이 되기 위해서도 아니었어요. 그의 꿈은 고층 건물 소방 전문가가 되는 것이었어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을 때 뛰어 올라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 P125

나는 나를 위해서도 꼽추에 대해서 아주 작은 정보라도 얻고 싶었다. 나는 다시 사육사에게 전화를 했다.

"제 이야기가 이상한가요? 2년 전에 죽은 콘도르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요?"

사육사는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조금 기다려주면 사진을 구해보겠다고 했다. 꼽추는 (친구에게는미안한 말이지만) 성격이 포악해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날 밤 친구에게 사육사에게서 들은 꼽추에 관한 조각 정보들을 전했다. 내 친구는 꼽추의 성격이 포악했다는 말까지도 좋아했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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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이다.

아! 사이다!!


동문서답

책방에 앉아 있으면 책방을 찾은 손님들하고 이야기 나누는 사장님과 손님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그들의 대화에서 사장님 편에 서보기도 하고 손님 편에 서보기도 한다. 제주라는 특별한 색깔이 있는 곳이라 사장님은 "여행 오신 거예요?" 혹은 "제주분이세요?" 묻는다. 손님이 대답한다. "아뇨, 남편이 여기서 의사를 해서요."

아니, 이리도 동문서답이라는 사자성어에 딱 맞아떨어지는 예시를 찾은 것도 오랜만이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걸 드러내는 것도 좋아하고, 숨기는 것도 좋아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자연스럽지도 않고, 더구나 상대방이 궁금해하지 않는 이야기를 저렇게 내뱉어버리면 듣는 사람은 그 장소에 맞지 않게 나뒹구는 말들을 어떻게 처리한단 말인가. - P22

누군가에게 묻는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해결되지 않는 일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더 지칠 때도 있다. ‘분리‘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정신적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것은 모든 인간 관계의 갈등에서 마스터키 역할을 한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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