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 넛 - 그들이 대신 울부짖다
지승호 외 지음 / 아웃사이더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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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머릿말에 적힌 책의 출판 의도는 매우 거창하지만 막상 읽어 보면 그렇게 거창하진 않다. 크라잉 넛이 국내 가요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적지 않다는 이야기를 좀 더 큰 소리로 외치는 그런 내용이다.

  인디니 언더니 오버니 메이저니 하는 식의 분류를 나는 매우 싫어한다. 저 비틀즈 조차 독일의 변두리 무대에서 노동자들을 상대로 3년 정도 수행에 가까운 기간을 보냈지만 누구도 그들을 언더라고 기억하지는 않지 않은가? 첫번째 앨범은 단 하루 만에 모노 로 녹음 되었지만 누구도 그들을 인디로 기억하지는 않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음악을 자의로 하느냐 타의로 하느냐는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인디와 메이져의 차이일 뿐이다. 어디에서 노래하고 있느냐가 언더와 오버의 작은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그들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전혀 싫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의 인터뷰가 상당히 솔직하면서 장난끼 있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그 외의 글들이 모두 그들에 대한 호의적인 글이다. 덧붙여 그 글들의 대부분은 크라잉 넛에게도 안티가 상당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덕분에 뭔가가 빠진 책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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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말걸기 - 크라잉넛에서 임권택까지
말 편집부 엮음 / 월간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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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월 간 "말"지에 실렸던 대중문화의 주체들과의 인터뷰 22편을 모은 모음집니다. 임권택, 최민식 같은 거장이 있는가 하면 평생 단역배우로 살아온 사람과 앰프도 없이 대학로에서 거리공연을 하난 사람의 인터뷰도 있다. 대중문화와는 거리가 있어보이는 축구심판과의 인터뷰도 있으니 단순한 거장들, 예술가들의 인터뷰 라기 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대중들과 호흡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우선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있는 사진들이 무척 좋았다. 활자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해주는, 그리고 책을 위해 찍은 것이 아니라 잡지를 위해 찍은 것이 분명한 너무나 멋진 인물사진들이 인터뷰를 읽는 것을 즐겁게 해주었다.

인터뷰는 인터뷰를 당하는 주인공과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독자의 "사이"에서 독자를 대신해서 "보면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명인사들은 이미 수없이 많은 인터뷰, 그러는 와중에 또 반복되는 질문들 속에서 자신의 생각이 라기 보다는 전에 했던 대답들을 반복하는 녹음기가 되어버리곤 한다. 인터뷰는 그래서 재미없고, 인터뷰는 그래서 어렵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간단하게 매니저와의 시간 약속을 통해, 정해진 질문들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때로는 술잔을 기울이며, 때로는 2~3회에 걸쳐 그들의 진솔한 모습들, 진지한 생각들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글들은 배우 박용팔, 영화감독 임순례, 축구심판 임은주 씨의 글들을었다. 인터뷰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는 인물들과 인터뷰를 했다는 점이 이책의 중요한 가치이다. 남들이 말을 걸 것 같지 않은 "그들"에게 말을 건 것,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의미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PS. 솔직히 이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책의 저자 - 기자가 방송에서 책에 관해 설명하면서 그동안 인터뷰 했던 사람들 중 "신해철"이 가장 기억에 남는 다고 해서 였다. 거의 2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야 겨우 이 책을 찾아내다. 아쉽지만 신해철의 인터뷰는 이 책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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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로그래머다
임백준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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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3학년쯤 되면 앞으로 어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 - 진로 문제와는 조금 다은 - 가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일 것이다. 취직을 하게 되다면 어떤 회사에서 어떤일을 하게 될 것인지, 단순한 코더, 웹사이트 관리자 부터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공공시스템을 설계하는 등의 일까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모든 졸업 후의 삶은 거대한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전공하는 학생에게 이 책은 정말 큰 정보와 조언들이 되었다. 현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의 이야기면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고, 어떤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하는지 아주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충고들이 있었다. 특히 앞으로 읽어할 책들의 목록과 순서를 정해준 부분과 코딩의 재미를 넘어서야 한다는 일곱 분의 공통된 조언들이 기억에 남는다. 1학년 때 처음올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들 - 프로그래밍은 예술이다,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 - 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제, 나도 그 길을 걸어보려고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책을 쓴 선배들이 밤새워가며 부딫히고 지금까지도 도전하는 그 길은 몸은 좀 편하겠지만 동일한 일을 반복하는 관리직, A/S직보다는 훨씬 역동적일 것 같기 때문이다.

  - 2004. 8.

 이제 와서 다시 리류를 읽어 보면, 저 책 조차도 IT란 분야를 충분히 많이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IT인지 제조업인지 늘 헛갈리는 상태에서 내 일이 계속 이렇게 흘러갈지 어떨지도 모르겠고... 어쩌면 뭔가 알듯 말듯한 지금 상황이 더 혼란이 가중된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나는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라는 질문은 여전히 답이 없고 미지수다. 그게 고과나 평가와 얽히는 순간 일하기 싫어저 버린다. 그냥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 아니, 별로 명확하게 선이 그어지고 주어진 일도 없어보인다 - 일을 해 나갈 뿐이다.

  하루 하루. 그러나 분명하게. 실력을 쌓고, 어제 보다 오늘 더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 수밖에 없다. 믿을 수 없다면? 믿을 수 있는 길로 나아가야겠지. 경력은 쌓여가지만, 아직도 얼치기 같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직장이 날 발전시키는 곳은 아닐지도 모른다. 입사 면접 때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자넨 회사가 자네를 훈련 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하나?" 


  그때는 웃으면서 둘러 댔지만, 지금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닙니다. 직장은 일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통해서 나아지는 것이 없다면,

그 직장은 좋은 직장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럼, 결론이 난건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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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듸오 데이즈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하기호 감독, 류승범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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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난 꽤 집중해서 재미있게 봤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각본도 나쁘지 않았고, 몇몇 부분들은 같은 라디오 방송극 소재의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와 유사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몇몇 장면들은 정말 재미있었고, 순간순간의 극적 긴장감을 가져오는 장면들도 많아서, 나름 재미있게 봤다.

 

 문제는, 나랑 같이 간 5명이 다 지루해했고, 그 중 한명은 중간에 담배피러 나갔다 오기까지 했다.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봤더니... 내 결론은, 코미디 영화의 배경으로 1930년대는 너무 암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절대적으로 암울할 수 밖에 없는 1930년대를 코미디에 맞게 억지로 미화하다 보니 대중신들이 어색하고 오버연기로 치달을 수 밖에 없었다. 독립군 역할의 태극단의 투쟁이 결론적으로 불꽃을 대중들에게 나눠주고 쏘아올리는 것이라는 것은 정말 억지아닌가. 

 

 결론적으로, 1930년대 경성이라는 배경이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주범이 아니었나 싶다. "음란서생"에 나왔던 현대 문화의 과거 시점에의 대입은 여전히 어색할 수 밖에 없었고... "하늘이시여" 같이 완벽하게 어울려 들어가는 장면들을 많이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인 것 같다.

 

 좀 많이 아쉬움이 남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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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네이버다 - NHN Paradigm, It's NAVER
윤선영 지음 / 창조적 지식 공동체 싱크SYNC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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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 책이 상당히 지루하게 읽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초반 내용은 상당히 흥미진진했다. 미국의 IT관련 책들에 소개되던 젊고 패기있는 천재들의 이야기가 소개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반 넘어 네이버의 성공과 관련된 부분들로 넘어오면서는 작가의 글에 100% 동감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이 있었고, 해외 사업진출에 관련된 내용은 잘 모르거나 처음듣는 부분이라 역시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특히, 어떤 부분들은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 혹은 폐쇄성에 대하여 대신 변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 것이다.

 

 지금 내가 리뷰를 작성하는 곳도 네이버이고, 다른 곳이 아닌 네이버의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도 네이버의 검색을 통해서 이 글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게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네이버" 현상이 네이버의 기술력의 우위 때문이었을까? 글쎄. 오히려 마케팅의 성공이 아니었을까? 지식인 캠페인과 스폰지라는 방송의 힘을 이용한 마케팅의 성공이 오늘날의 네이버의 성공의 가장큰 힘이라는 것은 내 오랜 결론이다. 검색 결과는 여전히 구글의 강력한 문장검색을 따라오지 못한다. 지식인의 답변들도 매우 한정적이며 수준 낮은 지식들일 뿐이다. 대학교 2~3학년 수준을 넘는 고급 답변들은 기대하기 힘들다. 구글은? 인터넷에 공개된 것이라면 대학 논문이라도 긁어 온다. 네이버는? 대학 논문은 돈을 내야 볼수 있겠지만...

 

 그 외의 인터넷 현상들 - 특히 싸이월드 - 에 대한 저자의 관찰도 나의 체험과는 틀리다. DC Inside는 언급조차 안했는데, 저자의 체험이 그 시대를 관통한 나보다는 몇년 뒤의 그것이라는 것이다. 싸이월드의 성공원인을 일촌 이라는 인맥시스템에서 찾았는데, 내가 아는 싸이월드의 폭발력은 무료로 무제한 제공된 사진 저장공간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급격히 보급된 시점에서, 두 개의 사이트가 각광을 받았는데, 하나는 DC Inside고 다른 하나가 싸이월드다. 그 당시 많은 인터넷 앨범 싸이트들이 생겨났는데, 대부분의 수익모델이 유료계정판매와 인화서비스였다. 이 때, 이 두 싸이트가 무료로 저장공간을 제공했다. DC Inside는 이 곳에 극한의 익명성과 포토샵을 이용한 합성과 나름의 폐인문화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싸이월드는 반대로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극대화 했고 - 아이디 조차 자기 실제 E-mail로 만들어야 했다 - 자신이 바로 선 상태에서 일촌 시스템이 동작했고, 미니룸 관련 상품이 판매될 수 있었다.

 

  상당히 흥미있는 주제를 다룬 책임에는 분명하지만, 내용에 반박할 여지가 많았고, 무엇보다 너무 네이버 친화적인 답변들이 많았다. 이 책을 Empas 관계자가 본다면 참 할말이 많을 듯 싶다. 지식인도, 내가 알기로는, Empas의 지식발전소가 먼저다. 한겨례의 디비딕 인수가 지식인 런칭보다 먼저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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