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Mr. Know 세계문학 25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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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권, 둘째 권 까지는 마치 파브르의 곤충기와 같이 개미의 세계를 비추고 설명하는데 주력한다. 소설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사실이고 얼마나 많은 부분들이 상상력인지는 알기가 힘들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내용도 그렇다. 흥미있는 가쉽들의 모음에 불과할 수도 있는 그런 소설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셋째 권부터 내용은 보다 철학적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프랑스 다운 것이지만...) 아들이 개미들에게 신을 주는 장면과 개미 로봇을 창조해 낸 기술자와 페로몬 합성을 통해 개미와 이야기하는 장면. 손가락을 신으로 믿는 개미들과 신과 같이 변화 될 수 있다고 믿는 땅속의 20인에 대한 장면들은 우리가 믿는 "신"이란 존재에 관하여 많은 의문 부호를 던진다. 어떤 사람의 말처럼 신과 종교는 인간의 정신 속에 존재하는 뉴런간의 전기적 자극과 상상력에 불과할찌도 모른다는 의문 말이다. (그러나 신은 분명 존재하며 세상은 창조되었다) 어쨌든 이 책은 과학 논문이 아니라 소설일 뿐이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은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지만 "발칙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서양의 많은 교회들이 무너진 이유를 보는 것 같다. 인간의 유한한 지식을 "상대적이며 절대적"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 발칙함 말이다. "인간은 너무 빠른것도 보지 못하고 너무 느린것도 보지 못하며 너무 큰것도 보지 못하고 너무 작은 것도 보지못하는데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한다" 는 이외수의 글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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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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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읽는 사람마다 그 중점을 두는 내용이 틀리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철학적 연구 경험에 비추어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읽어 갔다. 그리고 그 해석과 감상을 책으로 써냈다.

  연암 박지원은 당대의 천재 중 한명으로 우리 역사에 두르러지는 직함을 달지는 않았지만 문체반정의 배후인물로 지목될 만큼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다. 또한 수업시간에도 "허생전"과 "호질", "양반전"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열하일기의 완역을 읽어본적이 없고, 완역을 구하기도 쉽지 않음을 (그 양에서도, 희귀성에서도) 인정해야 했다.

  처음에는 박지원이라는 한 천재의 인물과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했지만 이 책은 당시 조선의 사상과 역사적 배경, 그리고 현재를 같이 이야기하며 상당히 많은 내용과 분야를 다루고 있다. 특히 "호곡장"에 관한 글과 달라이 라마에 관한 과거와 현재의 조명이 기억에 남는다.

  새로운 세계로 나와 어린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며 이 또한 어린아이가 첫울음 울듯이 "울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던 연암의 생각을 십분 공감한다. 나 역시 많은 기해문들과 여행지의 사진들을 보며 내가 너무 좁은 곳에 갖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니 말이다.

  과거에는 자신의 사상에 갖혀 판첸라마 접견에 예를 갖추지 못해 낭패를 당하고, 오늘날에는 중국의 눈치를 보며 달라이 다마의 입국과 경유까지도 거부하는 것을 보면 이것도 참 우스운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처음 책을 골랐을 때는 "열하일기"자체를 읽고 싶었던 목적이었지만 이 책이 그에관한 독후감이라 하여 후회하거나 아쉽지는 않다. 이 책은 그보다 많은 이야기, 한번 씹어져 소화하기 편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그 내용은 매우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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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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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대단히 경제적인 동물이다. 무엇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 되어야 인권도 있고 사상도 있고 문화와 학문도 존재한다. 그런의미에서 모든 선거에서 정치적 대표자를 뽑는데 있어서 그 사람의 경제정책과 그런 대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선택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법조인과 군인, 그리고 애초 부터의 정치 귀족들이 판지는 현 국회에서 홀로 독야청청,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유일한 국회의원인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시사평론가와 경제학자로서의 두 시각을 동시에 갖고 현 정세를 평한 책이다. 경제학의 기본 개념들과 이론들을 쉽게 설명하지만 설명에서 끝나는 순수한 책은 아니다. 시화호 문제라던지 투표에 관한 선거법이라던지 모럴 해저드, 신문 시장의 부조리와 불합리성에 관하여 자신의 견해들을 밝히고 있다. (다만 대안이 좀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것이 아쉽다. 이 책을 쓸 당시에는 국회에 진출할 마음이 없어서 일까.)

  고교시절 경제 시간에 배웠던 내용들, 송병락, 이원복 공저의 "자본주의 공산주의"를 통해서 경제학의 기본 개념들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이 책을 그 개념에 좀더 많은 것들을 추가해 줬고, 수정해 줬으며 영역을 확장해 주었다. 정말 좋은 책이고 꼭 읽어야 할만한 책이다. 경제와 정치에 관해서 이 책의 내용정도도 모르면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다만, 이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다. 책의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빈부의 격차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빈부격차는 악이다. 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빈부의 격차를 악으로 모는 것은, 마치 피해를 수반할 수 밖에 없는 태풍에 대고, 태풍이 악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필연적인 빈부격차를 악이라고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도으이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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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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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나라는 어떤 나라, 어떤 사회인가? 헌법 상에는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는 민주공화국이며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라고 되어있지만 정말 그런가? 이 질문에 대한 홍세화의 대답은 "우리 나라는 정치적으로 사회귀족에의한 과두정이며 경제적으로 국가에 의한 기업 위주의 계획경제라고 이야기한다. 그에대하여 지식인들은 마땅히 공화국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걷지 못하며 피흘리지 않고 있고 노동자들은 노동자들데로 단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정치적 스펙트럼이 극우에 편중되어 있기에 다른 정치문제들 - 철새, 지역주의, 정책부재, 과거 폭로전 등 - 을 유발한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 사회를 기준으로 우리 사회를 본다면 - 프랑스 사회를 기준으로 본다 보다는 세계 기준이란 말로 바꿔도 무방하겠지만 - 스스로 보수로 자임하는 한나라당, 조선일보 등은 보수보다 훨씬 오른 쪽의 극우임에 틀림없다. 극우를 극우라 하지 못하는 사회가 우리 사회이다. 우리 국민들의 성향 조사에서 스스로를 온건 개혁이라 한다는 조사가 가장 많지만 조선일보를 200만 부씩 찍어내고 1등 신문을 만드는 국민들이 실제로 얼마나 개혁적인지는 모르겠다. 진짜 보수라 불릴 사람들은 유시민씨의 열린우리당 정도일까. 그의 책에서 그는 누구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문제점과 한계, 그리고 그 장점과 최선의 선택임을 정확하게 말하고 있다. 극우들의 눈에는 자기보다 한참 왼쪽의 빨갱이로 보이겠지만 실재로는 그야말로 온건 보수다. 개혁 세력은 민주노농당이고.

  교육의 부재, 정책의 부재, 정치의 부재, 사상의 부재... 부재, 부재, 부재...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에 왜이리 없는게 많은건지. 과연 이 나라에 희망을 둬도 되는 건지란 질문을 하게 한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불온서적 취급하는 극우의 나라에서 어떤 발전적 토론과 진보적 사상을 기대할 수 있는가?

  최근 난 세 명의 지식인을 또 잃었다. 하나는 이문열, 또 하나는 송자, 마지막으로 이원복씨다. 앞의 둘은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실체를 알아버렸고, 이원복씨는 그의 최근 책을 통해서 그의 편협성에 질려버렸다. 그 자리는 유시민씨와 홍세화 씨가 대신 채우게 될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와 우리나라를 단순 비교하는 것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들은 최소한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을 만큼 넓은 농경지가 있는 농업 대국이고 또한 경제 대국이다. 우리는 일제와 미국과 소련의 틈바구니에서 너무 많은 지식인들을 잃어야 했던 슬픈 과거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김구 선생이 암살 된 것이 그 시작이겠지만...

  일반적으로 보수주의가 갖는 가치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고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보수가 갖는 가치는 민주주의 보다는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인 것 같다. 그 기득권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국민으로부터 나온 정당성이 아니라, 친일파로부터 이어져 나온 불의(不義)의 유산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된다. 지금까지는 반공, 반북, 친미 그리고 경제발전을 기치로 이  기득권에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해 왔지만, 21세기에는 더이상 이러한 구호에 국민들이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인정하지 않아야 할텐데, 현재 이명박 정권의 탕생에서 보듯이, 여전히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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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나라 인간 나라 3 - 세계 정신 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 철학의 세계편 신의 나라 인간 나라 3
이원복 글 그림 / 두산동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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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이원복은 끝이다. 그의 편협성과 극우성향에 질려버렸다. "좌" 짜만 들어도 "빨갱이"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지난 한나라당 대선 패배 이후 그의 글과 만화들은 제대로 된 길을 버렸다. 이 책의 절반은 철학에 관한 이야기 보다 현 정권에대한 비열하고 조악한 패러디와 비꼬기 뿐이다. 앞으로 그의 신간들에 손이가는 일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책 내용도 그렇다. 전작 신화의 세계는 각 나라 신화들의 소재와 내용만 간단하게 다루었기에 큰 문제가 없었고, 종교의 세계 같은 경우도 종교의 교리가 아주 복잡하지 않으며(교리가 복잡한 종교였다면 애초부터 포교 자체가 힘들어서 세계 종교가 되기 힘들었겠고, 또 진리란 원래 단순한거니까) 종교의 정신세계 보다는 종교가 역사에 끼친 영향들을 같이 다루었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지만 이 책은 얇은 책에 그것도 만화로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했다. 그결과는 참담한 실패다.

  고등학교 수험생 시절에 간단한 도표 한장으로 개통과 분류가 되던 철학을 이렇게 간단하게만 집고 넘어가면서 시간순으로 이름있는 철학자는 다 들여대니... 이 책을 읽고 뭔가 얻었다거나 쉽다고 느꼈다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렵고 복잡했고 도통 정리도 되지 않았다. 특히 책의 서문에는 철학의 종류가 다양함을 논하고 책 본문에서는 그 분류를 무시하고 그저 시간순으로 나열한 이유는 무엇인지. 종교철학자와 역사철학자, 언어철학자와 윤리철학자, 정치철학자가 뒤엉켜 나오면서 어떠한 결론도, 정리도 될 수가 없었다.

  학생들에게 이책을 권하는 것은 무리다. 이 책은 좋은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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