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박스 세트 - 전2권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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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림과 글의 완벽한 조화 
 

  문근영이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바람의 화원" 의 원작 소설을 이제야 읽었다. 연말 휴가 기간 중에 이틀만에 두 권을 독파했는데, 정말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익히 잘 알려져 있던 단원와 혜원의 그림들을 "화제시합" 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대비하고 분석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그림과 글이 어찌나 잘 어우러져있던지. 그림을 보고 읽지 못하던 부분을 글이 보충하고, 글 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그림이 상세히 보여주니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근래 읽은 소설중 가장 뛰어난 작품
 

  무엇보다 가장 인상에 남는 점은, 주인공과 조연, 선인과 악인을 포함하여 모든 등장인물들 한명 한명이 나름의 주관을 가지고 살아있는 듯이 다가오는 점이다. 윤복은 윤복대로, 그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윤복의 형 신영복, 악역 김조년, 정조대왕, 김홍도까지 모든 인물들이 억지가 없이 공감이되는 배경을 가지고 다가오고, 한명 한명의 사연에 애착이 들게 만들었다.

  그저 시험문제를 맞추기위해서, 혹은 소풍삼아 들렀던 박물관에서 보았던 그림들이 이제는 더이상 예사로운 그림이 아니요, 내가 모르는 그림이 아니요, 사연이 없는 그림이 아니다. 이 책, 두 권의 소설을 통하여 그림 속의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너무 좋다. 정말 좋다. 즐겁고 행복한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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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남녀 -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포스트시크릿 북 3
프랭크 워렌 지음, 신현림 옮김 / 크리에디트(Creedit)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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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른 사람의 비밀을 훔쳐본 다는 것은 커다란 위안이다
 

  이 책은, 글은 그리 많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글은 다 해서 A4 한 두 페이지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원문도, 번역문도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이 "당신의 비밀을 보내주세요" 란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의 "엽서"를 엮은 책이란 점에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  수십만통의 응답 중에서 정말 걸작들만 추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그림으로 내 심금을 울린 것은 몇 개 안된다 -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하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이 미국정신건강협회 특별상 을 받은 이유가 그래서 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몰래 보고, "아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또 있구나" 확인 하는 것 만으로도 인간은 큰 위안을 받는, 그런 약하디 약한 존재이다.

  앞서 말했듯이 그림이 주가 되는 책이라, 글 만으로는 그 내용을 다 할 수는 없다. 좀 더 감성적인 사람들은 글 보다 그림에서 더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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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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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들을 위한 성장소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성장 소설이 가지고 있을 만한 모든 설정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집에, 상처입은 가정에서 씩씩하게 커나가는 여학생이 주인공이다. 자신의 아픔을 타게하는 방법은 너무나 치밀하고, 엉뚱하게 흘러가지만, 성장 소설 답게, 주인공은 사건이 종결되면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 너무나 현실적인 배경과 상황설명 속에서, 주인공의 아픔이 아주 가깝게 다가왔다.

  청소년 소설의 공식을 충실히 따랐다고 할까.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권할만한 아주 좋은 책이다. 어른들이 읽기는 좀, 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전개와 결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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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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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딱 무협지 수준 
 

  휴가 다녀와서, 회사 복귀 전 심난한 마음에 서점에 가서 책과 잡지를 5만원이 넘게 질렀다. 그중 손이 가는데로 집어든 책이 이 책이다. 돌아오는 날 세부 카지노에서 재법 큰 돈을 딴 동기가 있어서, 더 손이 갔던 것 같다.

  김진명씨 소설이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한 권 밖에 보지 않았지만, 이 소설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작가에 대해서도 기대를 많이 했었다. 통속적이다, 극우적이다는 평이 많지만, 어쨌든 계속해서 책을 낼 수 있다는 건 그냥 작은 작가는 아니라는 뜻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건 뭐. 기승전결도 불분명하고, 내용도 실망 그 자체다. 대충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절대 고수에, 그를 어떠한 장애물이 있어도 끝까지 사랑하는 여주인공은 누구나 탐내는 절세미녀. 옜날 고수였다 치명적 내상을 입은 또다른 고수가 남녀 각각 한 명씩의 제자를 길러내 주인공과 대결한다.

  어디서 많이 보던거 아닌가? 그래. 바로 우리가 늘 읽어오던 무협지다. 정식 문학 수업이라고는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작가라고 자칭하며 손 가는데로 쓰는 그런 글. 누구도 사서 보기를 주저하게 되는 그런 소설 말이다. 이 책 내용이 이렇다.

  다 읽는데 세 시간 설렸다. 300 페이지가 넘는데. 이건 좀, 많이, 돈이 아깝다. 본래 소설은 왠만해서는 돈주고 안사는데, (다시 읽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건 특히 아니다.

  이걸 방송광고를 얼마나 하는지.. 나 같은 사람도 혹 했으니...

 PS. 카지노 관련된 소설이나 책에 관심이 있다면, 역시 1번은 허영만 선생님의 타짜. 2번은 김한길 씨의 "낙타는 따로울지 않는다" 를 추천한다. 특히 2번은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도 굉장히 인상깊게 머리속에 인상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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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럼 - 팀의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애자일 방법론 애자일 시리즈 7
마이크 비들.켄 슈와버 지음, 박일.김기웅 외 옮김 / 인사이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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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래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게는 2~3명, 많게는 300명 이상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지는 현재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프로그래밍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커뮤니케이션 능력" 을 들 것이다. 프로그래밍이란 것이, "언어" 를 이용하여 "창작"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종의 공동 문집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한권의 문집이 군더더기 없는 글의 집합이 되려면 글 한 편 한 편이 올바라야 하지만, 무엇보다 무엇을 위한 문집인지, 어떻게 통일성을 갖는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낼 것인지 의사를 결정하고, 결정된 내용을 모두 함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교정은 누가 볼 것이고, 부족한 내용은 누가 보충할 것인지, 퇴고는 어느 방향으로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고, 지시하고, 지시에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대규모 프로젝트 또한 이와 동일해서, 수백명의 똑똑한 개발자들이 모인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방향으로 의샇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여전히 군대식 의사소통이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욕설과 함께 설명이 생략된 일정 제시와, 앞뒤 안재고 무조건 "예 알겠습니다" 를 복명복창하는 중간 관리자들, 그리고 내용은 묻지 않고 무조건 수정하라고 문제를 재지정하는 팀 리더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팀과 얽히면 문제를 토스하기에 바쁜 실무자들. 마지막으로 뭘 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헤메고 있는 신입 사원까지. 하나의 개발팀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우리, 이제 계급장을 떼고 스크럼을 해보자 
 

  특히, 긱(Gig)들이 모여있다는 프로그래머 집단 사이에도 엄청난 권위주의가 팽배해 있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이다. 군대를 안다녀온 여자들 까지도, 선배라는 타이틀과 함께 목에 힘 딱 주고, 너는 내가 시키는 일이나 해라. 니가 뭘 아냐. 난 니가 대학에서 찌질대고 있을 때, 이 코드를 혼자 다 짰다. 는 식으로 업무지시를 하는 일도 흔하고, 문제를 토스하는 와중에서도 어느쪽이 짬이 높냐가 최종 목적지를 결정짓는 일도 흔하다. 믿기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조직은 이렇게 경직되어 있고, 이런 문화 자체가 개발자의 창의성을 죽이고, 더 나아가 팀의 생산성을 극도로 떨어뜨린다. 모두 같이 밤을 새고 있지만, 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이 유럽 필드에서 날아올 메일 한통이라는 사실은 종종 내가 무엇을 위해 이짓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좀더 나아가, 실제로 일은 컴퓨터가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 뒤에서 결과를 던져주기만을 두 세시간씩 기다리는 일도 흔하다.

  스크럼의 가장 큰 장점은 각자 어제 한 일, 오늘 할 일, 일을 하는데 막히는 점을 자주 만나 이야기 함으로써 서로의 진행상황을 공유하며, 관리자들에게는 할 일을, 개발자들에게는 해야 할 일을 명확히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상명 하복이 아닌 자유로운 대화는 개발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을 높여줄 수 있다. 조직을 숨쉬게 만들 수 있다.

  이제 우리 스크럼을 해보자. 되도 않는 직급이니 경력이니 입사 기수 같은거 던져 버리고, 프로그래머 대 프로그래머로 대화하며 일을 해보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무가내식 지시가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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