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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같이 만든 거야 - 사용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유쾌한 통찰
데이비드 플랫 지음, 윤성준 옮김 / 인사이트 / 2008년 4월
평점 :
간만에 읽은 책 중에 꽤 괜찮은 책에 속한다. 무엇보다, UI를 만드는 사람으로써, 내용의 상당부분에 공감을 한다. 한 개발자의 무성의한 기능이 전 세계인의 쓸데없는 시간낭비로 환산하면 24명의 인생이라는 첫 일갈이 마음에 와닿았다. MS를 비판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지만, 그 외에도 프로그래머라면 마땅히 고민해 봐야 하는 내용이 많았다.
현업에서는 대략 다음과 같은 형태로 업무가 진행된다.
상품기획 : 경쟁업체 혹은 후발업체가 괜찮은 기능을 내놓았다. 우리도 똑같이 해달라. (아주 가끔, 이런 기능을 추가해 달라 내지는 이 특허, 실제로 구현해서 폰에 넣어달라)
UX : 이렇게 저렇게 구현을 하도록 하겠다.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요것도 되게 하자.
GUI : 이 아이콘 쓰시고, 여기는 이렇게 보여주고 저기는 이렇게 보여주고... UX 해달라는거 다 보여주세요
개발 : 이건 이러면 메모리가 부족하고, 이걸 지원하려면 화면에 공간이 부족하고, 이걸 저렇게 하면 기존 컨셉과 통일성이 깨지고... (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코드를 수정하기 싫어서 일지도 모른다. 수정하면 사이드 나고, 사이드 나면 문제 등록되고, 문제 등록되면 그날은 집에 못가니까... )
UX & GUI VS 개발 간의 Big deal? 혹은 적당한 타협이 이루어지고... 테스트와 출시..
검증팀 or 영업팀 or 현채인 or 시장불만 or 왠 멍청한 해외거주 한국인 (마지막의 파괴력이 의외로 세다. 왜? 블로그에 한글로 올려서 모든 사람이 다 보거든...)
"이런 기능 왜 쓰는지 모르겠다. " , "이거 문제 많다", "이거 빼달라" 혹은 경쟁사에서 기능 삭제.
다시 상품기획 : 이거 빼주세요...
웃기는 것 처럼 보이지만 현실이다. 개인적 의견(혹은 개발자 의견) 으로는, 상품기획은 항상 옳고, UX는 주로 기능 과다이며, GUI는 자기가 만든거 확인하기 싫어하고 개발은 신규구현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는 점점 더 개떡같아 지는 걸지도 모른다.
해결책 있냐고? 있다. UX는 폰을 좀 더 많이 써본 사람을 뽑아야 하고, GUI는 좀 더 권한을 갖고 일할 필요가 있으며, 개발은 격무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좀 더 창의적으로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새로운 컨셉제안이나 기능구현 요청을 아주아주 즐겁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