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사샤 세이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평점 :
#책장속책읽기
-
난 따뜻한 문장들을 애정한다.
그것들은 마음에 품었다가 누군가에게 전달하기도 좋지만
그 의미를 충분히 음미해 보는 시간도 즐기는 편이다.
오랫만에 딱 그런 책을 만났다. 따뜻한 온도의 책을...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의 저자는
사샤 세이건이다. 칼 세이건의 딸. 호기심이 발동했다.
소주제 하나를 끝낼 때마다 참 예쁜 글이고 지혜로운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이름을 빌려 세상에 나온 딸이 아니었어!) 충분한 만족감은 어느 독자라도 마찬가지일 듯 싶다. 세련되고 정제된 다음 글을 빨리 읽고 싶었지만 자연스레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태어남을 시작으로 죽음을 끝으로 다루는 차례를 살펴 보면 인간의 삶 속에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중요한 요소들을 다루고 있다. 너무나 일상적인 주제들이지만 특별하고 따뜻하게 이야기를 전해 주는 그녀의 글은 감정과 이성의 적절한 조화로움과 더불어 굉장히 지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간혹 드러나는 아버지(칼 세이건)와의 일화는 감동적이고 인상적이기까지 하다. 부모에게 받는 교육(학습적인 면을 말하는 게 아니다)이 이렇게 작용을 하는구나! 부모의 입장에서 보는 그녀의 글은 충분히 공감이 되며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다.
명백히 부류가 다르긴 하지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시도하다 멈춘 이들도 사샤 세이건의 이야기라면 충분히 완독이 가능한 인문학 에세이가 될테니 조심히 추천해 본다. 그녀의 글엔 정말 많은 분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태어남, 한 주의 의식, 봄, 매일의 의식, 고백과 속죄, 성년, 여름, 독립기념일, 기념일과 생일, 결혼, 섹스, 다달의 의식, 가을, 잔치와 금식, 겨울, 죽음. 16가지의 주제 중 어느 하나를 먼저 읽어도 무리가 없는 글이지만, 당연한 것들 속에서 삶을 이해하며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싶다면 순서대로 천천히 읽어가는 걸 추천한다.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이 글 속에 우리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