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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오석윤 옮김 / 양철북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 처럼 나도 '일본사람'이라면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맨발의 겐>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이 어느정도 바뀌긴 했지만 일본 본토(아니, 이 책에서는 일본 본토를 오키나와와 따로 분류해서 말한다)에서 차별당한 사람들이 있는지는 몰랐다.
고베로 강제 취업하거나 이주한 오키나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후짱이라는 아이를 통해 비춰진다. 자기 손으로 갓난 자식을 죽이고 수류탄으로 집단 자살하려다 한쪽 팔을 잃은 로쿠 아저씨, 미군에게 폭행당한 기요시의 엄마, 중학교를 갓 졸업하고 집단 취직한 쇼키치와 기천천... '철의 폭풍' 당시의 상황을 보면 오키나와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한 경우에 있었다. 일본 전국 최저 고교 취학률, 최고 실업률이라는 본문의 로쿠아저씨 말이 정곡을 찌른다.
이 책은 오키나와에 대한 가슴아픈 기억들 말고도 후짱과 다른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도 느낄 수 있다. 기쁨과 슬픔조차 함께 나누기 때문에 더 기쁘고 덜 슬픈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