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사진산문
이옥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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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토의 <사랑하는 겉들>은 사랑을 뜨겁게 고백하는 책이라기보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를 조용히 바라보는 책에 가깝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문장이라서일까. 이 책은 사랑을 붙잡기보다, 이미 사라졌거나 언젠가 사라질 것들의 흔적에 더 오래 머문다. 짧은 산문들이 번호로 이어지는 구성이라, 한 편씩 천천히 호흡을 두고 읽기에 좋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랑과 외로움을 분리하지 않는 시선이었다. 사랑은 누군가와 함께 있음으로써 외로움이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 때문에 더 깊은 외로움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 모순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바라본다.
어머니와 장례, 유품에 관한 대목도 오래 남았다. 사랑은 누군가가 떠난 뒤에도 쉽게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남겨진 사람의 삶 안에서 다른 방식으로 계속된다. 그리워할 장소와 남겨진 물건들이 필요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것들은 떠난 사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계속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에 가깝다.
또한 ‘산다’는 말이 지닌 두 겹의 의미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무엇을 사는 일과 살아 있는 일이 겹쳐질 때,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로 다가온다. 누군가가 살아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감각은 이 책이 남기는 가장 따뜻한 여운 중 하나다.
<사랑하는 겉들>은 겉에 관한 책이지만, 결코 표면적인 책은 아니다. 사진이 겉을 찍으면서도 한순간의 마음과 시간을 남기듯, 이 책도 사랑의 표면을 통해 그 안쪽의 쓸쓸함과 온기를 보여준다. 사랑의 아름다움보다, 사랑이 남긴 부재와 그리움에 더 마음이 가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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