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ㅣ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4월

리투 -주당파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 이정서 (옮김) | 새움 (펴냄)

개츠비는 위대할까?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기에 위대할까?
아니면 거꾸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기에 위대한 개츠비일까?
개츠비의 이야기는 닉 캐러웨이의 관점에서 풀어지게 된다. 닉은 데이지의 먼 친척이면서 그녀의 남편 톰 뷰캐넌의 대학 동창이기도 하다. 닉은 서부 출신이지만 출세와 성공을 위해 동부로 이사를 한다. 그곳 이스트에그의 꺼지지 않는 밤의 빛들과 재즈의 향연 등 화려한 색깔들은 오직 개츠비를 위한 사랑과 욕망, 그리고 죽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처음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을 땐 작품 안에서만 개츠비가 왜 위대한가에 대한 이유를 찾느라 급급했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비판 아닌 비판에 개츠비는 평가절하되어야 한다고 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다시 읽는 고전 <위대한 개츠비를> 보다보니, 개츠비의 인물이 살아가던 당대 1920년 재즈시대의 수많은 개츠비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시대를 즐겼던 작가 피츠제럴드 자신의 모습도 담겨있음을 은연중에 읽어낼 수 있었다.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던 전쟁 전후 돈과 사랑에 대한 시대적 가치관을 너무도 섬세하게 잘 그려냈음이 보인다. 문학작품의 가치가 보이는 시점이다. 1차 세계 대전 후부터 미국의 대공황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재즈와 함께 춤, 화려한 파티, 자유, 불법, 밀매가 성행했고, 급기야 금주법이 시행되기도 했던 배경을 보여준다.

개츠비는 야누스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신분세탁을 완벽하게 했던 이유가 데이지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때문이었던 이유가 절대적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이 쟁취하고자 했던 꿈과 야망을 위해 불법적인 일도 서슴치 않았던 냉철한 면도 가지고 있다. 그런 개츠비를 유일하게 이해해 주었던 사람은 닉뿐이었다. 닉은 개츠비의 일거수일투족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자신의 감정으로부터도 거리조절을 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는 아메리카 드림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개츠비를 위대하게 만든 유일한 사람이었다. 
사실, 처음엔 데이지를 이해하는데 어려웠다. 하지만, 다시 보는 개츠비와 데이지의 관계는 당시의 불평등했던 여성 서사를 이해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불안했고, 안타까웠다. 데이지는 자신이 속한 계층의 부와 매력, 아름다움에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은 한없이 여리고, 의존적이며, 불안 가득한 속물이다. 하지만,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다. 끝내 개츠비의 사랑 대신 탐의 부를 선택한 그녀는 기대 이하의 여자였지만, 그 기준을 정한 독자들의 눈높이는 어디서 정해진걸까. 
홀로 설 수 없었을 그녀는 자신의 욕망과 인생을 위한 선택이 탐이었음을, 탐의 그늘 아래서 억압된 삶을 감내하고 스스로  감당하겠다는 역설을 느꼈다.   

개츠비의 죽음은 초라하고 외로웠다.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은 닉과 개츠비의 친아버지뿐이다. 이득될 것이 없는 쪽에 배팅을 하지 않는 것처럼 그 어느 누구도 개츠비를 회상하지 않는다. 개츠비도 현실을 깨달았을테지만, 그럼에도 그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희망이란, 평생토록 간구했었던 시대의 변화와 구원의 종착지가 모두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신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반드시 물질적 가치의 힘을 이긴다는 개츠비의 신념은 그러므로 무모하지 않은 위대함이자 살아있는 우리들의 정신적 모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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