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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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ㅣ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셜 지음 ㅣ 김승욱 옮김 ㅣ 구정은 해제 ㅣ 푸른숲 펴냄

<깃발의 세계사>라는 제목이 탐스러웠다. 역동적인 이미지가 느껴지면서 동시에 깃대받이 되었을 땅들의 갇힌 눈들이 보이는 듯 싶기도 했다. 문득 유치환의 너무도 유명한 시 <깃발> 의 싯구들이 스쳐가기도 했다.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 되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외치는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

팀 마셜은 지리의 힘 저자로도 유명하다. 저자의 통찰력이 남다르다는 점에 또 한 번 매력을 느끼며 책을 보았다. 그가 다루는 대륙의 나라들이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이념과 갈등, 민족사상과 분쟁, 평화와 전쟁, 혁명과 혁신에 대한 이미지와 상징성을 균형있게 알려준다. 
이미지와 상징이라고 말하고 보니 한 나라의 강력한 존재의지를 깃발로 대표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피, 땀, 눈물이 흘려졌으리라 짐작해본다. 국가에 위기가 닥쳐오면 국민들은 깃발 아래 모여 정신을 재무장하고 비로소 국가의 일념에 동참하는 맹신자가 된다. 국가의 일념에 대한 비판적 사고도 없이 그냥 받아들이는 태도와 사상이 깃발 아래에서 만큼은 허용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예전에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영화 한 편당 적어도 한 번은 반드시 성조기가 꼭 나온다는 말을 들을 적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였지만, 그 당시엔 그저 '그렇구나~'로 끄덕이며 그 말에 동조하던 자신이 있었다. 국기는 행위의 정의로운 면을 부각시킬 때나 혹은 불의한 면을 부각시키려 할 때도 국민의 힘을 대표하여 화합과 조화를 상징하는 역할을 뚜렷하게 해오고 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그 어떤 도구나 사상 보다도 깃발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의 힘은 가장 빠르고 광대하며 즉시 모두를 단결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국기를 통해 우리가 보는 것은 국기의 품격이다. 그 품격에 우리가 매료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상징들이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며, 사상을 재빨리 전달하고 감정에 강렬히 호소한다는 점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국민국가가 존재하고 있으나, 국가가 아닌 행위들도 싸구려 상품의 진부함에서부터 종교적 폭력과 인종적 폭력의 타락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념을 전달하는 간략한 시각적 요소로서 깃발을 이용한다.
- 18쪽

깃발을 꽂으며 각 대륙간의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국가마다 국기의 역할에 대해 공통된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채로운 색상과 디자인을 통해 본래의 이념과 역사를 담고, 온전한 영향력을 행사하길 바라는 것 말이다. 그러하기에 깃발의 상징성이 훼손되거나 오히려 폄하되거나, 분열과 갈등 구조를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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