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방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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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에세이 4종』
박노해 (글/사진) | 느린걸음 (펴냄)


내 작은 방 MY DEAR LITTLE ROOM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내 작은 방에서'비롯된다 내 작은 방은 내가 창조하는
하나의 세계, 여기가 나의 시작
나의 출발이다

앞서 읽었던 <하루>, <길>편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내 작은 방>을 읽었다. 쉬어갈 수 있는 취향 저격의 사진들도 너무 좋았지만, 내 작은 방의 구성도 너무 좋았다.
이런 느낌을 뭐라고 말해야 할까.
내 방 위쪽에 붙어 있는 작은 다락창문을 열어 젖히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그 세계는 더이상 작다고 말할 수 없는 우주로 연결되는 것이다. 끝없는 별들의 회오리처럼 굽이쳐 올라가는 빛줄기를 따라 우리는 광활한 홀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그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흔적들이 사진으로 남는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수많은 연결고리들은 안데스의 만년설산에 가닿는다. 빛의 통로를 따라 우주길을 따라 그곳에 도착하면 땀 냄새 나는 노동이 보이고 온 가족이 저마다의 일을 보람차게 시작하는 터가 보인다. 먹고 놀고 자고 견디는 소유된 터는 작을 지라도 눈으로 꿈과 행복을 쫓는 눈부신 시야는 결코 작지 않다. 집이란 그런 곳이렸다. 터를 잡는 존재들이 상처받고 흔들리고 아플 때에도 품어주고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는 그런 사람 온기가 있는 곳.
<내 작은 방> 사진에세이집에는 다양한 곳의 사람들이 담겨 있다. 어쩌면 일생을 통틀어도 결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으로 연이 닿아 마음으로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있다. 척박한 대지에서 선하고 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밤을 밝힐 줄 알고 어둠을 내몰줄 알며 그림자를 밟을 줄 아는 사람들 같다. 

자기만의 방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행위와 마음이 
다음날 세계의 사건으로 드러나는 것이니.
-등불을 밝히며 중에서, 54쪽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라는 톤레삽, 그 호수 위에 보이는 수상가옥은 가난한 사람들의 은신처다. 땅 조차도 선물받지 못해 물 위에 산다. 그럼에도 행복을 노래하는 그들의 정신은 누구의 은총일까. 가족의 웃음이 최고라는 한결같은 답은 우리의 신앙과 같은 것이었다.
고비사막으로 가보자. 그 곳의 게르. 한 곳에 오래 안주하면 인간의 본성은 게으르고 나태해 지기때문에 다시 길을 만들며 새 풀을 찾아 이동한다. 우주 위에 우주가 있고 우주 아래 게르가 있는 기분이다. 다시  천막을 치고 여정을 풀면 사람이 그립고 사랑이 고파진다.
트레킹 노트를 쓰고 싶어지는 <내 작은 방>.
돌멩이 무게와 내 발걸음 무게가 비슷해질 즈음이면 절룩 거리는 내 발자국마다 <참 잘했어요!!>
도장을 꽝~ 하고 찍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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