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도서관 1
자넷 스케슬린 찰스 지음,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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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막을 수 없었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책 하나로 단단히 다져진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책을 전해주는 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저항 운동이 될 거예요."

자넷 스케슬린 찰스 장편소설 파리의 도서관 첫 편을 읽으면서 마음 속에 담아 두게 된 한 문장이다.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누구나 아니라고 말하거나, 숨거나, 도망가거나 혹은 누구나 예라고 말해야 하는 전시 상황 속에서 소신있게 나의 신념을 지켜내는 일이 얼마나 두렵고 떨리겠는지......
타인과의 갈등 보다도 나와 나 자신과의 갈등 속에서 일어나는 싸움이기에 더욱 어렵고 가치있는 한판 독대가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때는 1930~40년대 프랑스 파리, 그리고 1980년대 미국 몬태나를 중심으로 두 주인공 오딜과 릴리가 세대를 넘나들며 사랑과 우정의 끈끈한 관계들을 전쟁 역사 속에 풀어내며 잔잔한 감동드라마로 다가온다.

내가 아무리 실망스러운 일을 겪어도 파리 미국 도서관은 이렇게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줬다. 파리 미국 도서관은 단순히 책이 쌓여 있는 건물이 아니었다. 파리 미국 도서관의 진정한 힘은 도서관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나왔다.
20쪽

책이 말과 허울뿐인 삶이 아닌 생명이 붙어있는 본능적 삶을 지켜내기에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가 느낄 수 있다. 나의 말, 나의 글, 조국, 나의 가족, 나의 나라. 전쟁 중 독일의 거침없는 승전은 외국인 중에서도 유대인을 겨냥한 인종적 탄압이 더 과격해지면서 그들의 말, 글, 책 특히 도서관 이용 조차도 금지당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도서관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오딜은 그들의 심정으로 도서관 유대인 회원들에게 책 배달을 시작한다.

릴리는 사랑하는 엄마를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내고 울적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학교에서 내 준 숙제를 계기로 프랑스를 조사하게 되었는데 이 때 이웃에 살던 미스테리한 구스타프슨 부인과 말을 트게 된다. 그녀를 '전쟁 신부'라고 불렀지만,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릴리. 뭔가 부인만의 과거와 말할 수 없는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베일을 보인채 1편의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오딜의 쌍동이 형제 레미는 자원해서 입대를 했지만 부상을 입은채 포로 수용소에 갇혀 위태로운 소식을 간간히 전해오고 있다.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듯이 오딜의 가족뿐만 아니라 전쟁이라는 피비린내 나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고통받던 모든 영혼들의 안부와 평안을 염원하게 된다. 2편에서 오딜과 릴리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가운데 외롭고 두려운 병사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던 오딜의 목소리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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