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내리다 : 피츠제럴드 단편선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7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보영 옮김 / 이소노미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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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내게도 심장이 있었다는 기억에 대하여

무너져 내리다
스콧 피츠제럴드 단편선

단편선 모음이지만 압도적으로 할말이 많은 글은 첫 번째로 수록된 표제작 <무너져 내리다>라고 할 수 있다. 출간된 작품들 중에서 아무래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글들을 접하게 되다보니 쉽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나의 공감능력이 많이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그의 글들이 수없이 쏟아내는 자의적인 감정들이 낯설은 탓인지 어설프게 감정선들을 따라가던 나는 주춤할 수밖에 없었고, 다시 이야기의 첫 문장으로 돌아가 곱씹어 봐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무너져 내리다>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듯 하다.
인생의 단맛 쓴맛을 맛봤고, 굴곡이 졌었고, 회한이 그득한 자꾸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그를 쓸일모 없는 밑바닥의 인간처럼 만들어버렸다.
1920년대 경제 호황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일, 그의 불행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휩싸여 도취되었다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그런 허황과 비슷한 것이었나보다.

1부 : 무너져 내리다
그는 노력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과 그래도 싸워봐야 한다는 의식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다고 말한다. 마치 그가 바라는 꿈과 머무른 현실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 뚜렷해서 오히려 처연해지는 무너짐 같은 것. 자신에 대하여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 것이 되어렸다고. 그래서 세상은 나의 눈 속에만 존재한다고 말하나보다. 내 머릿속 관념이 세상을 지배하고 지배당한 세상은 나에게 의존하여 나의 의식대로만 존재한다고 위로하게 된다.

2부 : 이어 붙이다
돈이 없어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비극적인 사랑.
때론 그의 자포자기가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3부 : 취급주의
피츠제럴드의 젊은 시절이 닥치는 대로 글을 써야만 했던 전략적 생계형었다면 그가 말한대로 진실성을 잃어버린 욕망으로 불행의 무게를 가중시킨 글쟁이에 불과한 것이었을테다.

이 모든 무너짐이 결국엔 그의 존재감을 자멸하게 만드는 것인지 싶다. 아주 파괴적이지도 않고 어쩌면 우스꽝스럽게 행복을 부리는 그의 버둥거림들이 오히려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아이러니. 오히려 애쓰지 않을 때 더 애잔해 보이는 그의 작품들이 읽고나서도 씁쓸하게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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