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비 단비청소년 문학
민경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꽃과 나비

단비청소년문학

 

 

춘희 _ 봄날의 기쁨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 이야기 중에서 문학적 장치로 만날 수 있는 기록 중 하나가 바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인 것 같습니다.

전쟁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가 되었고, 끝나지 않았으나 점점 둔해져 가는 기억의 잔상들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뼈아픈 상처와 우리 역사의 깊은 한에 대해 공감을 갖기에는 사죄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지요.

 

민경혜 작가님의 <꽃과 나비>를 통해 만나는 춘희 할머니의 이야기는 시선이 새롭습니다. 전쟁의 최대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님들을 상징해 그린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분노로 휩싸이기 보다는 춘희 할머니의 숨죽이며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삶 속에서 어떻게 잔혹했던 그 때의 그들을 이미 용서해 준 마음으로 기다리며 보냈는가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수많은 꽃과 같은 소녀들이 똑같은 상처를 겪고 가족과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이별을 하고 죽음으로써 가만가만히 나비가 된 이야기......

 

 

희주 _ 기쁨의 주인

 

희주는 춘희 할머니의 증손녀로 등장합니다.

희주는 유독 왕할머니 춘희를 좋아합니다. 왕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날, 그 때의 나이가 증손녀 희주의 청춘의 나날들과 같은 때이지요.

희주는 성장통처럼 겪는 엄마와의 갈등과 친구 사이의 고민, 우정그리고 첫사랑을 이야기하며 춘희 할머니가 같은 또래에 일본군에게 끌려가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의 문턱을 수없이 넘나들었던 때를 대비시켜 아름다운 청춘의 다른 두 세대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두 세대를 잇는 용서 _ 꽃과 나비

 

왕할머니 춘희는 희주에게 '용서'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줍니다. 또한 용서의 주체와 행위의 무게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감히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되새겨 보면서 꽃을 찾는 나비들의 희망을 상상해 봅니다. 불쑥불쑥 떠오르는 기억들은 생생하여 밤잠을 설치며 공포에 떨어 날아오르기만을 바랐을 할머니들의 시작을 항상 그 순간으로 데리고 갈 것입니다. 악몽의 시작점이 바뀌지 않는한 우리는 그 점에서 한발짝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지요. 맴도는 그 자리......

이제는 제발 끝도 없고 길도 없는 그 악몽 속에서 헤매이지 말고 꽃을 찾아 소원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길 바랍니다.

 

"나는 나비가 되었소."

살랑 부는 바람에도 휘청거리는 연약한 날개를 가졌소만,

이리 꽃향기 따라 날아오를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소.

한 많은 삶 훌훌 털어 버리고,

나 이제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저 하늘 위로 훨 날아오르오.

기억하며, 기리며, 개탄하며, 곱씹으며

우리가 과거 이야기를 통해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지금 이야기를 통해 바르게 알아야 할 것과 똑바로 전해야 할 것을 상기해 봅니다. 나와 내 후세대가 계속해서 대한민국에서 대한국민으로서 살아가야할 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