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왕 이채연 창비아동문고 306
유우석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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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왕 이채연

취미는 축구, 특기는 거침없는 슈팅!

"잘 못하면 어때? 재밌잖아!"

함께라서 더 즐거운 우리들의 축구

 

 

 

 

2002년 월드컵 세계 4강 신화를 썼던 대한민국 축구를 떠올려봅니다.

축구를 잘 몰랐던 나도 12번째 선수가 되어

온 맘으로 거리 응원을 펼쳤던 그 시절……

지금도 축구라 하면 그날의 흥분이 나이 오감을 전율하게 하는 건

대한민국이 한날한시 한곳에서 느꼈을 그 동질성 때문인 것 같아요.

애국심과 자긍심을 팍팍 심어주는 강력한 무기!

바로 스포츠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창비 아동문고에서

여자 축구를 소재로 한 유우석 작가님의 어린이 성장 동화를 출간했습니다.

참신한 소재라 솔깃해진 마음으로 책을 읽는 내내 열정 넘치는 훈련과

사춘기 소녀들의 섬세한 갈등까지 균형 잡힌 탄탄한 구성에 몰입하느라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유우석 작가님은 초등 교사 시절 여자 축구부 감독을 맡았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신작을 완성했다고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읽는 내내 나도 함께 운동장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기분이 들었어요.

 

* 인 연 *

채연이는 운동엔 별 관심이 없어요.

오히려 시큼한 땀 냄새에 코를 찡 틀어막는 편이지요.

하지만 단짝 지영이는 운동을 좋아하고 남자 축구부만 있어서

그렇지 여자 축구부원을 모집한다는 공고에 한껏 들떠 있어요.

지영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자 축구부에 지원해 안곰샘의 지휘

아래 축구라는 운동을 시작해 봅니다.

그런데 지난해 친구와 오해가 생겨 관계가 소원해진 후 전학을 갔던

그 아이가 다시 지금의 학교로 돌아옵니다. 소민이에요.

문제는 소민이도 지영이의 권유에 따라 축구부에 지원을 합니다.

어색한 마음의 관계.

열세 살 소녀들의 인생은 이렇게 엮이며 시작됩니다.

나는 가끔 특별한 인연을 느낄 때가 있다.

지영이를 처음 보자마자 지영이와 내가

특별한 인연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인연을 만나면 그 사람의 눈빛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자려고 눈을 감아도 그 얼굴이 떠오른다.

물론 그 인연이 좋은 인연인지 나쁜 인연인지는

끝까지 가 봐야 한다.

 

축구왕 이채연 p.23 

 

 

* 열 정 *

채연이 동생 채윤이는 축구를 퍽 잘합니다.

재능도 있고 열정도 가득하고, 축구를 통해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열심히 배우고 있지요. 채연이는 사실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지영이와 친해지고 싶어 피구를 자주 했어요.

그러는 동안 채연이는 자신의 몸놀림이 남들보다 의외로

빠르다는 것을 알아채지요.

어설픈 축구 입단 신고, 이채연.

모두가 안곰샘의 지휘 아래 기본기 훈련부터 배워갑니다.

안곰샘은 새로 부임한 체육 선생님,

이번에 여자 축구부를 창설하고 감독을 맡으셨지요.

 

 

잊지마.

남의 움직임에 나의 움직임을 맞춘다.

옆줄, 앞줄 흐트러지지 않게 달리는 거야.

이건 축구가 팀 스포트이기 때문에 더 중요해.

혼자서 잘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축구왕 이채연 p.59 

* 스승과 제자 *

 

안곰샘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축구란 어떤 운동이며 운동이 왜 중요한가를

가르쳐주십니다.

안곰샘은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최소한의 개입으로 인생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자신감과 열정을 끌어내 주시지요.

한동안 힘들어하던 안곰샘은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유명한 축구 감독을

보게 되었는데, 그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축구를 그만두지 않았다면

재능 있는 선수를 발굴할 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른다."

 

축구왕 이채연 p.34 

* 성 장 *

처음이지만, 엉성하고 힘들지만,

달리기서부터 드리블, 패스까지

여자 축구부 아이들은 혹독한 훈련 과정 동안 한 팀으로서

조직력과 조화로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워갑니다.

진지한 태도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입니다.

게다가 채연이의 잠재적 감각이 살아나고,

전국 대회를 향한 경기가 거듭될수록 몸도 마음도 점점 이기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지요. 무엇보다도 채연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자신의 모습에 확신이 서게 됩니다.

축구는 아이들의 생명 같아요. 뛰는 동안 살아 있지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스스로 그 길을 만들어 나갑니다.

채연이와 소민이는 같이 땀 흘리며 경기하는 동안 서로 오해도 풀고

진정으로 다시 관계 맺기를 시작합니다. 예전보다 더 넓어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진정한 사과를 해요.

지영이 또한 축구를 통해 혼자만 잘하기보다는

 화합을 이루기 위한 배려를 배웁니다.

축구는 움직임의 운동이야.

중요한 건 무엇보다도 움직임!

주변의 움직임을 재빨리 포착하고

나도 그에 맞게 움직이는 것!

상대의 움직임과 나의 움직임에

민감한 사람이 축구를 잘 하는 거야.

 

축구왕 이채연 p.50

 

 

 

* 관 계 *

<축구왕 이채연>은 아이들이 갈등이 모나지 않게 그려져 있습니다.

조용한 듯 머뭇거린 듯 벌어지지만 해결 또한 열려 있습니다.

갈등의 원인과 결과가 명확해서 ‘옳고 그르다’를 주입식으로 판단하게

하기를 배제한 동화입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관계 실패 때문에

망설일 수 있는 일들을 시간의 흐름과 자연스러운 인격 성숙을 통해

넓어진 마음으로 이해하고 다가가게 해줍니다.

내면적 고통을 치유하는 방법이 온유하고 느린 철학적 섬세함이

너무 맘에 들었던 책이에요. 억지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그리고,

몸으로 부딪히며 성장통을 치르는 아름다운 가치 동화.

 

움직임과 패스의 상관관계는?

패스는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하는 거야.

움직임은 상대와 나 사이의 공간,

즉 패스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지.

많이 움직이는 만큼 공간도 더 많이 생긴다.

축구왕 이채연 p.69

 

내일 이길 확률은……

‘불가능’이라는 말 대신……

지금 하늘에서 별 찾는 것만큼 어려운 것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하지만,

별을 찾아냅니다.

별은 보려고 하는 사람한테만 보이는 거라서,

내일 이긴다는 쪽에 저 별을 겁니다.

내일도 거침없이 날리는 슈팅! 을 기대하며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축구왕 이채연>을 통해

감동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운동장을 달리며 온 신경을 공에 집중하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오직 내 숨소리와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만 느껴질 뿐이다.

경기가 끝나면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지만

마음만은 축구공처럼 단단해지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축구를 생각보다 더 좋아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축구왕 이채연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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