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전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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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비현실, 꿈과 의식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고 그 접면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소설. ‘에이, 현실에 있을리 없잖아’ 라고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그 틈새가 마치 내 앞에 당도한 듯, 마음에 공포가 심어진다.

일상의 기이한 순간을 붙잡아 우리에게 전달하는
11편의 단편이 담긴 우사미 마코토의 「꿈 전달」이다.

모든 편이 다 기이했지만
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몇 편만 꼽자면…

❝ 왜 지금껏 깨닫지 못했을까.
내 운명은 여기 있을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다. ❞
-침하교를 건너자 中

❝ 어두운 마음은 전해진다.
죽은 자에게서 산 자에게, 그리고 사람에게서 사람에게.
파장이 맞는 인간의 마음을 조금씩 잠식해 간다. ❞
-사랑은 구분할 수 없다 中

❝ 망상은 한 번 심어지는 순간 공포로 변해
인간을 죽음으로 내몬다. ❞
-난태생 中 <최고!!

❝ 역시 요시타카의 기이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
-호족 中

책을 읽고 나면 역시 세상에 나만 아는 비밀 같은 건 없구나,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당연히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겠지만 각 편마다 뭔가 머리를 딩~ 울리는 요소들이 하나씩 심겨져 있다고나 할까.

가장 놀라웠던 건 단편들임에도 불구하고 첫 문장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이 세계에 푹 잠기고 있었다는 것. 각 편마다 몰입감이 확실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 배경에 내가 동화되어 비가 내리면 내리는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물 속이면 먹먹한 기분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인물의 심리에 동화되는 날 발견했다. 몸의 감각이 선명해지는 느낌. 책을 다 읽었음에도 이 책이 300페이지가 넘어간다는 것이 낯설었다. 내가 300페이지나 읽었다고? 체감은 그게 아니었거든…

일상을 뒤흔드는 11편의 기묘한 이야기들
추워지는 날씨, 서늘해지는 감각이 배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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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단단한 하루 - 누드 사철 제본
지수 지음 / 샘터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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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여운 토끼를 보고 그냥 지나치실 수 있나요…? ᙏ̤̥

점점 추워지는 날씨,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동안 난 뭐 했지?’라는 생각에
우울해지는 연말병이 왔다면..!

사랑스러운 토끼가 나오는
귀여운 그림들과 다정한 문장들,

지수 작가의 𓊆ྀི오늘도 단단한 하루𓊇ྀི 처방 들어갑니다!

토끼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니
산책도 하고 싶고
영양제도 챙겨 먹고 싶고
나를 위한 요리도 하고 싶고
청소도 하고 이불정리도 하고 싶어집니다

무기력했던 몸을 일으켜주어
현재에 집중하게 해주는
이 책의 마법 같은 순간들•••!

잘 먹고, 잘 쉬고, 잘 일하고, 잘 놀면서
쌓이는 매일!

책상 한편에 꽂아두고
지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아요 ♡̆̎

제가 요즘 딱 연말병이었는데요,,,
토끼와 함께 연말병 완쾌!!

모두들 연말병 퇴치하고
남은 올해 따뜻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

+) 토끼의 하루 속에는 내 모습도 있지만
주위 친구들의 모습도 같이 보이더라구요•••!
책을 읽다 찰칵 찍어 친구들에게 보내거나
연말 선물로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것도 추천추천!! ( ɞ̴̶̷⸝⸝●̫⸝⸝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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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트리만과 - 2025 아르코 제작지원 선정작
김병호 지음 / 세종마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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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죽겠다는 한 사람이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사람과 또 다른 이의 대화로 이 책의 첫장 ‘나와’는 시작한다. 두 사람의 대화는 삶의 의미와 목적, 꿈에 나온 기묘한 일에 대한 언어유희적이고도 꼬리 잡기식의 흐름을 전전한다. 시작부터 매우 철학적인 대화를 따라가며 ‘우리 셋 중 나만 왕따 당하는 건가? 난 분명 SF소설인 줄 알았는데?‘라는 기분이 들 때쯤, 2장이 시작된다.

학술대회가 열리는 한 호텔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의 극적이고도 미스테리한 상황이 연출된다. 그리고 여기서 1장의 알 수 없었던 대화의 비밀이 밝혀진다.

“저는 이들을 트리만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세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는 뜻이죠. 아니, 아직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중나선구조의 DNA를 가진 여태 지구상의 생명체와 달리 삼중나선구조를 가진 DNA로 이루어진 생명체가 출현한다. 이들은 인간과 비슷한 외형을 가졌으나 그 변이의 폭이 크고, 생식 과정도 독특하지만 그 번식에는 인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많은 질문들이 발생한다. 이들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혹은 위협이 될까, 우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우리일까, 우리는 이들과 동화되어 진화하게 되는 것일까.

매우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SF는 한 번 읽어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200쪽도 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우리의 미래에 대해, 포스트 휴먼이라는 주제에 대해 많은 질문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인류의 미래, 삶과 죽음의 의미 대해 진득하게 심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세 세대 뒤에는 인류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인간에게 부탁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간은 무엇이든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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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의 새 - 2025 박화성소설상 수상작
윤신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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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초침의 째깍째깍 소리가 들리는 듯한 소설이었다.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두 여자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과 그 둘에게 나타난 다른 차원의 기묘한 존재들. 비가 오면 흐릿해지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의 접면에서 흐름을 장악하려는 자들과 흐름을 지키려는 자들 사이, 그 흐름을 거스르기 위한 인간의 이야기가 빠르게 질주한다.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시작과 끝, 유와 무, 의식과 무의식, 예감과 직감, 우연과 필연, 지와 무지, 진화와 소멸, 꿈과 그 꿈속의 꿈까지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세계,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 같은 내용이다. (누군가와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내용들! 생각할 거리가 많아 두 번 읽었다.)

고차원의 존재들은 인간을 완벽하지 않다며 책 속 여백에 비유한다. 확실히 글자보다는 존재감도, 의미나 가치의 무게도 덜한 부수적인 역할이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기에 그 사이에서 돌연변이가 생겨난다. 그리고 그 돌연변이로 인해 세상은 진화와 소멸의 경계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낸다. 그때 11시에 있던 시곗바늘은 12시로도, 0시로도 갈 수 있다.

진화와 시간에 대한 비유들에 이마를 탁! 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왜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는 대체 왜 한낱 인간을 택했을까, 란 고민을 해본다면 완벽하지 않기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존재라서가 아닐까. 아무 접점도 없던 율과 수지가 이 흐름에 휩쓸린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낭만은 여백에서 탄생한다고 말하는 이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에 홀렸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어릴 적 컵에 맺힌 물방울을 통해 ’어떤‘ 존재를 마주한 율은 그 후로 꿈을 잃었다. 잠에 들면 그저 ’무無‘의 세계였다. 어느 날 율은 자는 중 죽었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후로 잠까지 잃게 된다.

수지는 기묘한 일을 연달아 겪는 하루를 보낸다. 동거 중인 남자친구와 함께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잠에 들고 눈을 뜬 아침, 수지는 눈앞의 시곗바늘이 빠른 속도로 한 바퀴 빙 돌아가는 기이한 일을 보곤 옆에서 자고 있을 남자친구 도준을 깨운다. 하지만 도준은 죽어 있었다.

두 여자, 율과 수지는 자신도 알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그 분노의 근원을 알 수 없다. ‘뭘 모르는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어느 날 두 사람에게 새알 모양의 돌이 주어진다. 그들은 일단 이 알인지 돌인지도 모르는 것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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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언론 자랑 - ‘소멸’이 아니라 ‘삶’을 담는 지역 언론 이야기
윤유경 지음 / 사계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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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를 잘 읽지 않는 시대, 종이 신문 구독자 수는 점점 줄고 서울중심주의가 만연한 대한민국, 지역 언론에 대한 관심은 정말 풀뿌리조차 찾기 힘들어진 요즘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지역의 풀뿌리 언론들은 존재한다. 이 책은 윤유경 기자가 ‘전국 언론 자랑’이라는 기획으로 만난 지역 언론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을 만나고, 소중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기록하고, 오래 남을 기사를 쓴다는 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전국 각지의 지역 언론이 쓰는 유일무이한 기사, 그 기사를 쓰는 유일무이한 기자들을 소개하는 이 책이 잊고 있던 기사의 가치, 언론의 역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처음에는 언론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공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시작했다. 그러나 30쪽도 채 읽지 않아 눈물이 주룩 흘렀다.

이 책이 처음으로 소개하는 지역 언론은 <진안신문>이다. 진안신문은 공론에서 배제되어 있던 노년 여성들을 위한 글쓰기 교육, 발달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보듬센터를 운영한다. 맞춤법은 틀려도 의미는 아주 잘~통하는 어르신들이 쓴 일기와 기사를 읽으며 그간 글을 몰라 겪었던 서러움, 이젠 지역을 바꾸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설렘이 물씬 느껴져 울면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쭉쭉 이어지며 소개되는 이야기들. 심부름해 주고 그 삯으로 주민의 이야기를 듣는 <경남신문>, 산복빨래방을 운영하며 지역민들에게 다가간 <부산일보>, 한 사건을 18년간 취재한 <태안신문>, 대통령도 알고 있는 지역 언론의 모범 <옥천신문>,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파하는 <주간함양>, 지역 권력의 감시자 <뉴스민>, 지역 공동체를 복원시키는 <당진시대>, 지역 밀착형 보도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는 <경인 지역 신문>, 어린이 기자님들의 <어쩌다 특종!>, 지역의 숨겨진 보물을 추적하는 <중도일보>, 지역사의 초고를 만들겠다는 <거제신문>,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는 <원주투데이>, 폐쇄적인 섬문화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는 우도의 <달그리안>까지. 이 책에 소개된 지역 언론 중 어느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곳이 없었다.

책을 덮자 한 편의 휴먼 드라마를 본 기분이었다. 이게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니. 단순히 ‘단독’, ’특종‘이라는 표시를 달고도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 같았던 기사들과는 전혀 다른, ‘진짜’ 사람 사는 곳의 ‘진짜’ 기사가 펼쳐진다. 단순한 언론의 역할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지고 소외된 사람들과 지역마저도 이어주는 언론의 순기능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감동의 폭풍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하지만 마냥 감동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각 장마다 기자들이 생각하는 언론의 역할과 직업윤리에 대한 신념과 생각을 읽고 있자면, 기자란 직업과 그들의 사명감에 대한 존경심에 박수를 절로 치게 된다. 나 역시 소멸위기 지역을 생각했을 때 그곳에서 생동감 있는 현실을 사는 주민들을 상상하진 못했었다. 그 구체적 사례들이 모두 담긴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무지를 깨달음과 동시에 이 책을 만나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 할 이야기이다.

콘크리트 같은 각박한 현실을 뚫고 피어나는 언론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지금도 각지에서 열과 성을 다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주고,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가치 있는 기사들을 위해 힘쓰고 있는 지역 언론들에게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낸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가. 나와 내 이웃의 이야기를 다루는 마을 미디어를 통해 시민으로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주체성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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