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
이인열 지음 / 온프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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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꼬꼬무>, <용감한 형사들> 같은 범죄 비하인드 프로그램에 진심인 분들, 여기 주목!🙋🏻‍♀️

현실이 영화보다 더하다는 말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들 뒤에는 언제나 묵묵히 땀 흘리는 형사들의 진짜 삶이 있다. 특히 잔혹성에 가려진 형사들의 진짜 노고를 보여주는 <용감한 형사들>을 참 좋아하는데, 아니 마침 이 책 <408>의 내용이 너무나 생생하고 낯익은 것 아닌가!

이인열 작가의 소설 <408>은 실제 강력계 형사 출신인 저자의 날것 그대로의 경험이 투영되어 강력한 사실감과 흡입력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작품은 시작부터 독특하다. 실제 수사보고서를 펼쳐 든 듯한 타임라인과 서식의 목차는 나를 단숨에 사건의 중심부로 순간 이동시켰다.

이야기는 이른 아침, 강남의 한 오피스텔 408호에서 시작된다. 두 여성이 자고 있던 방에 한 남자가 침입해 한 명을 흉기로 찌른 후 다른 한 명을 성폭행, 살해한 후 달아난다. 기가 막힌 건 그 와중에도 피해자를 씻기고 뒷처리까지 다했다는 사실. 다행히 처음 흉기에 찔린 피해자가 살아 남아 신고하고 수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범인과 형사들 사이의 치열한 심리전이 펼쳐진다.

특히 엄청난 인원이 오고 가는 복잡한 도심가의 오피스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수사 과정은 그야말로 ’현실 그 자체‘였다. 사건 해결을 위해 사방으로 뛰는 형사들과 달리, 도무지 협조해 주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는 읽는 나까지 괜스레 화가 나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소설 속 상황만으로도 이렇게 속이 터지는데, 진짜 현실은 오죽할까, 실제론 얼마나 더 힘들까 싶어 고개가 절로 저어지기도. 심지어 윗선에서의 압박, 팀간 경쟁, 사비까지 써가며 밤낮 없이 수사에만 매달리는 디테일한 현실 고증을 마주할 때마다 실제 형사로 근무하셨던 작가님의 묵직한 내공과 면모가 제대로 드러난다.

이 소설은 범죄의 자극성에 매몰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형사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땀방울을 정면으로 비춘다. 베테랑 수사관들의 예리한 직감과 집요함, 푹푹 찌는 여름날 씻을 시간조차 없이 현장을 뒹굴며 오직 검거만 생각하는 악바리 정신. 그리고 평범한 가장으로서 가족에게 미안함을 안고 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고충까지. 책을 읽는 내내 이건 보통 사명감으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생각에 감탄했다.

잔혹한 범죄에 가려져 있던 형사들의 진짜 열정과 사명감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이 묵직하고 생생한 수사 기록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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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조건 : 옆집에 사는 이웃과 반드시 친하게 지내세요
네후네 하야세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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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사귀고 돈도 주는 알바 필요하신 분~?
(단, 그 친구가 ‘사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인생의 막바지에 몰려 죽을 결심을 한 스무 살 다카히로. 그런 그의 앞에 ‘지금 당장 인생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 사람’을 구한다는 기묘한 전단지가 나타난다. 조건은 단 하나, 이미 입주자가 23명이나 도망쳤다는 스산한 맨션에 들어가 옆집 이웃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침대 이불이 사람 모양으로 솟아오르고, 머리카락이 담긴 우편물이 도착하며, 복도 불이 모두 꺼진 5층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이상한 맨션. 다카히로는 까다로운 여자친구의 수다를 들어주듯 이웃의 괴담을 묵묵히 들어주며 이웃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그 와중 얼마나 무서운지도 체크하고 했던 얘기인지 알아듣는지도 확인하는 이웃의 치밀함...ㅋㅋㅋ)

‘겨울까지 기다리지도 못하고 당장 죽고 싶다’던 다카히로가 이 희한하고 섬뜩한 친구를 만나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지나고, 마침내 봄을 맞이하기까지. 무섭고 서늘한 괴담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엔 ‘살아갈 내일이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는 다카히로의 변화를 보며 나도 모르게 마음 깊이 그를 응원하게 된다.

책을 펼치자마자 멈추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갔을 만큼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책. 다카히로가 사는 702호뿐만 아니라 맨션 전체에 깃든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왜 괴이들은 그곳에 머무는 걸까? 2편에서는 또 어떤 비밀들이 밝혀질지 벌써부터 너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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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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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를 뜻하는 매혹적인 제목 아래, 책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기묘한 시점의 궤적을 그리며 독자를 끌어당긴다. 제목을 의미를 생각하며 어떤 기이가 나를 반길까, 두근대는 마음으로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세 작품 모두 강렬했지만, 나는 특히 표제작인 〈인비인〉을 아주 경악하며 읽었다. 사람의 탈을 썼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들의 모습에 한 번 놀라고, 그 기이함보다 더 무시무시한 ‘자본주의’의 민낯에 한 번 더 소름이 돋았다.

종교가 어떻게 인간의 취약한 마음을 파고드는지, 세뇌의 섬뜩함을 날카롭게 보여준 〈윤회 (당한) 자들〉. 그리고 양날 면도기를 쓰고 담배를 말아 피우는 묘하게 레트로한 미래 속에서, 휴머노이드의 ‘마음’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아미고〉까지.

이건 내용을 설명하기보단 직접 읽어봐야된다! 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남는다. 페이지를 여는 순간, 눈 깜빡이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빠져들게 하는 몰입감과 결말에 가선 머리 한 대 맞은듯한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는 것. 딱 내 취향! <인비인>에 수록된 다른 이야기들은 또 얼마나 기묘하고 강렬할지 벌써부터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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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
김정아 지음 / 샘터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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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꼭 다 읽고 말아야지!’ 결심했던 도스토옙스키. 비교적 짧은 <가난한 사람들>,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거쳐 <죄와 벌>까진 완독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백치>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책장에 사두기만 했고, <악령>은 중도 하차하고 말았었다.

<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는 내가 얕게나마 더듬거리며 이해했던 그의 세계와 인물들을 생생하게 깨워내는 책이다. 거장의 굴곡진 삶이 작품 속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친절하게 짚어주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덮어두었던 그의 소설들이 당장이라도 다시 읽고 싶어진다.

어렵게만 다가왔던 도스토옙스키 장편 소설들의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은 물론, 번역자가 10년의 긴 세월 동안 텍스트와 씨름하며 한 인간으로서 고뇌하고 성장한 기록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내 책상 한켠에 자리를 내어두고 꾸준히 꺼내보고 싶은 책.

인간의 영혼에 깊은 관심을 두고 그들을 연민했던 작가. 앞으로 나아가라는 뻔한 말 대신, 잠시 멈추어 한 인간의 내면을 오래 바라보라는 조언이 담겨 있어 읽는 내내 참 많은 생각이 스쳤다.

도스토옙스키의 세계로 첫 발을 내딛고 싶은 이들에게, 혹은 읽었으나 뚜렷한 인상을 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이 안내서를 추천한다. 친절하면서도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책이 술술~ 읽힘!! 당장 오늘 밤부터 <죄와 벌>의 첫 페이지를 다시 열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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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엄마가
일리아나 잰더 지음, 안은주 옮김 / 리드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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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베스트셀러 작가의 우발적인 죽음. 하지만 그녀의 추모식에 모인 이들은 슬픔 대신 각자의 이익을 계산하기 바쁘다. 딸 매켄지 역시 엄마의 죽음 앞에서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에도 끝내 눈물을 흘리지 않는 딸 매켄지 앞에 죽은 엄마의 편지가 도착한다. 우연인지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던 편지는 매켄지가 발을 들이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집요하게 반복된다.

사백 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는 나를 매켄지의 불안한 내면 한복판으로 밀어 넣는다. 서로 애정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가족과 그들이 사는 거대한 저택 안에 숨죽이고 있는 비밀들이 하나씩 파헤쳐 질 때마다 한숨을 쉬게 한다. 휴우~

+)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었다. 정말 몇 장 안 남기고서까지 그래서 도대체 ㅇㅇ는 뭔데!!! 씩씩대며 읽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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