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텔링 - 운세와 미래에 관한 다섯 편의 소설 앤솔러지 느슨 1
김희선 외 지음 / 상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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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2주가 되었다. 시간이 왜이리도 빠른건지••• 그러던 중 『포춘 텔링』이란 제목을 보고 이건 새해에 무조건이지!란 생각으로 이 책을 집었다. 신년에 예감, 운세, 징조라니. 너무 잘 어울리잖아!

이 중 저에게 특히 좋았던 두 작품을 소개해봅니닷😆

♆ 김화선의 「웰컴 투 마이 월드」
‘대체 언제쯤 되어야 하기 싫은 일을 자연스럽게 남에게 미룰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직장의 노예와 다름없이 살아온 나. 출장을 가게 된 나는 로저 약사와 이상한 마을을 만나곤 진짜 ‘나’를 위한 삶을 찾고자 한다. 여기서 이 작품은 나까지 덩달아 기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저도 그 마을에 초대해주실 수 있나요?

♆ 권혜영의 「언러키 오타쿠의 새로운 숙명」
국가 유공자였던 할아버지로 인해 일본 문화를 극혐!하는 집안에서 오타쿠이자 장녀로서의 삶이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의 숙명에 대해 고민하는 오타쿠 ‘심지선’. 끝내주는 이야기를 만나는 것만을 숙명으로 생각하는 그녀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왔다갔다하는 이 소설... 작가가 재밌게 썼다고 말하는 만큼 너무 재밌다! 특히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피식피식 웃지 않을 수가 없는•••

특별한 날마다 그 날에 어울리는 책을 골라 읽는 게 낭만 아닐까? 새해와 어울리는 이 작품들과 함께 나의 올해, 2026년도 기대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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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바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10
김청귤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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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일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침대에 몸을 편히 누인 채 동생을 부르지 않고도 손을 띡 떼어 불을 끄고, 멀리 있는 핸드폰을 가져올 수 있다면?

더 나아가 내가 보기 싫어하고 없애버리고 싶던 신체를 떼어낼 수 있다면? 돈 주고 수술로라도 제거하려던 신체를 아무 고통 없이 눈 앞에서 치워버릴 수 있다니 이건 그야말로 개이득 아닌가?

그렇다면 그 신체 일부분을 돈 주고 산다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이건 또 어떨까. 돈 주고 없애려던 신체를 오히려 돈 주고 사간다고?

그런데 과연 이게 정말 좋기만한 일인 것일까.

정체를 알 수 없는 초록색 빛을 맞고 신체 일부분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된 사람들. 기이한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거대한 자본에 휩싸이고 휘둘리며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그 사람들의 우정과 사랑, 가족애 속 피어나는 미스터리와 연대의 이야기.

지금의 기술로는 내 몸을 붙였다 뗐다 할 순 없어도 이미 동물들을 대상으로 인간에게 사용할 장기를 배양하는 연구들에 대해 전부터 익히 들어왔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떤 기술이든 자본의 힘에 기대지 않을 수 없고, 자본에 휘둘리는 기술이 낳을 개인의 비극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작가는 사랑을 얘기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주체할 수 없는 심장 박동. 그 박동만으로도 성공하는 복수의 결말을 보고 있자면 쾌감에 몸서리가 쳐진다.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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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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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에서 ’밝은 세계‘만 알고 살던 싱클레어가 사춘기를 겪으며 ’어두운 세계‘를 알게 되고 그 양면성의 경계에서 방황하고 혼란을 느끼던 찰나 다가온 데미안. 데미안을 통해 그는 세계가 이분법적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여러 모습으로 변화하는 존재란 것을 알게 된다. 동시에 싱클레어는 내면의 세계로 몰입하기 시작한다.

삼 년 전에 한창 우울한 적이 있었는데, 그 기분을 잊기 위해 무작정 읽어 내려간 게 데미안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의 기억으로 막연히 데미안은 내게 ’위로‘였다. 여러 감정들에 휘둘릴 때 내 내면으로 파고 들어가 그 감정을 온전히 바라보고 맞서라는 위로이자 조언. 원래도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 때 이후로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헤세단 활동으로 삼 년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예전에 읽었던 내용들은 이미 기억에서 휘발되어 전체적인 분위기 말고는 남아 있는 게 없어서 거의 처음 읽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사실 책에서 싱클레어가 하는 경험들을 내가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책이 출간되었을 당시 독일은 주입식 교육에 순종을 요구하는 학교, 인간보다 신을 더 중시하는 기독교적인 사회 분위기, 1차 대전에서의 패배로 인한 혼란 속이었기에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는 해석에 머리를 탁, 치며 생각했다 “아, 해석 먼저 읽을걸…”

하지만 내가 명백히 이해한 것은 이 책이 정체성과 내면의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임과 동시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강렬한 흡입력을 지닌 소설이란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세상에게 느꼈던 여러 혼란들과 강렬한 기억들을 되살리는 마력을 지녔기도 한다. 언제 읽어도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헤세의 문장들을 읽으며 내 인생에서 이 책을 여러 번 만나리란 예감이 들었다.

이 리뷰는 <헤세단 2기> 활동을 통해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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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정명섭 외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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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취한 지 벌써 7-8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내가 서울에서 산다고 말하기가 어색하다. 서울을 좀 이해해보려 읽어본 이 책은 화려해보이는 도시의 모습 속 감추어진 어두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네 명의 작가가 바라본 서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담긴 앤솔러지. 내가 몰랐던, 또는 알고 있었으나 생각하지 못했던 서울의 모습을 읽으며 흥미로웠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 서울은 알 수 없는 도시•••’

⊹사라진 소년_정명섭
실미도 부대 생존자들이 총살 당했던 곳을 찾아 개웅산에 올라갔던 네 명의 소년 중 한 명이 돌아오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동네에 남아있던 그 중 한 명에게 배달된 편지. “나 좀 데리러 와 줘.”
⇀ 내용이 예상되긴 했지만 역시 사람이 무섭고 돈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각박해진 서울의 모습이 느껴지는 소설.

⊹선량은 왜?_최하나
죽일만해서 죽였다고 말하는 선량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소설. 고즈넉한 동네로 이사와서 여유로운 생활을 하던 그녀는 왜 살인자가 되었을까.
⇀ 동네 재개발 문제 속 개념 없고 이기적인 사람들 천지삐까리 ㅠㅠ 선량의 감정과 서사가 천천히 빌드업 되면서 ‘나같아도 죽였다’란 생각이 드는 순간 섬찟했다.

⊹천사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죽는다_김아직
연극 초연을 앞둔 새벽, 주인공 샹지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심장마비로 사건을 종결하려 하던 찰나, 뭔가 수상쩍다. 공원의 노숙자와 가출 청소년, 경찰의 합동수사(?)
⇀ 제일 추리소설 같아 재밌었던 파트! 뭔가 이 인물들이 같이 나온 다른 소설이 있는 것 같은데 모르고 봐도 전혀 문제는 없다.

⊹(신촌에서) 사라진 여인_콜린마샬
서울에 산 지 어언 십년이 지난 미국인. 어느 날 호프집에서 만난 ‘지혜’라는 여자와 친밀해지려던 찰나 그녀가 잠수를 타버린다. 지혜를 찾기 위해 신촌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그녀를 ‘안다’고 말하는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 지혜를 찾으러 다니는 동기가 좀 납득이 안되긴 했으나...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서울의 모습과 그 변천사를 보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서울을 알게 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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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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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매력적인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는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대를 초월한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라면 말이 다르죠? 이성파 T의 면모를 가진 언니 엘리너와 극극극F인 낭만에 살고 낭만에 죽는 메리앤. 사랑에 빠질 때, 사랑에 상처받을 때 두 자매의 서로 다른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 + 이성과 접촉할 기회가 적었던 시대에 젊은 처녀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위 사람들의 오지랖을 읽다 보면 잉? 벌써 다 읽었네?

제인 오스틴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유머인 듯, 풍자인 듯한 유쾌한 서술은 웃음을 참기 힘들면서도 씁쓸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사랑 이야기 속 당대의 정치적,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제인 오스틴의 방식은 읽는 내내 왜 이 책이 아직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한다.

특히나 이번 엘리에서 번역되어 나온 〚이성과 감성〛은 마치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의 내레이션이 떠오르는 듯 현대적인 번역이 매우 인상 깊었다. 거기에 더해 내가 잘 모르는 당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를 잘 설명해주는 친절한 주석에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건 덤이다.

이 모든 게 합쳐져 읽는 내내 인물들의 대화와 성격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마다 볼 수 있는 주변 인물들의 헛소리 파티를 읽고 있자면 마치 내 옆에서 말하는 듯 입체감이 느껴져 웃참 챌린지 스타트. 누가 누구랑 연결될 지, 마치 내가 엘리너와 메리앤이 된 것처럼 사랑의 짝대기를 그으며 결말까지 달리다보면 시간 순삭 ㅠㅠ 이러니 제인 오스틴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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