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도 사귀고 돈도 주는 알바 필요하신 분~?(단, 그 친구가 ‘사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인생의 막바지에 몰려 죽을 결심을 한 스무 살 다카히로. 그런 그의 앞에 ‘지금 당장 인생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는 사람’을 구한다는 기묘한 전단지가 나타난다. 조건은 단 하나, 이미 입주자가 23명이나 도망쳤다는 스산한 맨션에 들어가 옆집 이웃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침대 이불이 사람 모양으로 솟아오르고, 머리카락이 담긴 우편물이 도착하며, 복도 불이 모두 꺼진 5층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이상한 맨션. 다카히로는 까다로운 여자친구의 수다를 들어주듯 이웃의 괴담을 묵묵히 들어주며 이웃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그 와중 얼마나 무서운지도 체크하고 했던 얘기인지 알아듣는지도 확인하는 이웃의 치밀함...ㅋㅋㅋ) ‘겨울까지 기다리지도 못하고 당장 죽고 싶다’던 다카히로가 이 희한하고 섬뜩한 친구를 만나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지나고, 마침내 봄을 맞이하기까지. 무섭고 서늘한 괴담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엔 ‘살아갈 내일이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는 다카히로의 변화를 보며 나도 모르게 마음 깊이 그를 응원하게 된다. 책을 펼치자마자 멈추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갔을 만큼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책. 다카히로가 사는 702호뿐만 아니라 맨션 전체에 깃든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왜 괴이들은 그곳에 머무는 걸까? 2편에서는 또 어떤 비밀들이 밝혀질지 벌써부터 너무 기다려진다!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를 뜻하는 매혹적인 제목 아래, 책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기묘한 시점의 궤적을 그리며 독자를 끌어당긴다. 제목을 의미를 생각하며 어떤 기이가 나를 반길까, 두근대는 마음으로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세 작품 모두 강렬했지만, 나는 특히 표제작인 〈인비인〉을 아주 경악하며 읽었다. 사람의 탈을 썼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들의 모습에 한 번 놀라고, 그 기이함보다 더 무시무시한 ‘자본주의’의 민낯에 한 번 더 소름이 돋았다. 종교가 어떻게 인간의 취약한 마음을 파고드는지, 세뇌의 섬뜩함을 날카롭게 보여준 〈윤회 (당한) 자들〉. 그리고 양날 면도기를 쓰고 담배를 말아 피우는 묘하게 레트로한 미래 속에서, 휴머노이드의 ‘마음’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아미고〉까지. 이건 내용을 설명하기보단 직접 읽어봐야된다! 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남는다. 페이지를 여는 순간, 눈 깜빡이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빠져들게 하는 몰입감과 결말에 가선 머리 한 대 맞은듯한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는 것. 딱 내 취향! <인비인>에 수록된 다른 이야기들은 또 얼마나 기묘하고 강렬할지 벌써부터 너무 기대된다!
몇 년 전부터 ‘꼭 다 읽고 말아야지!’ 결심했던 도스토옙스키. 비교적 짧은 <가난한 사람들>,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거쳐 <죄와 벌>까진 완독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백치>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책장에 사두기만 했고, <악령>은 중도 하차하고 말았었다.<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는 내가 얕게나마 더듬거리며 이해했던 그의 세계와 인물들을 생생하게 깨워내는 책이다. 거장의 굴곡진 삶이 작품 속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친절하게 짚어주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덮어두었던 그의 소설들이 당장이라도 다시 읽고 싶어진다.어렵게만 다가왔던 도스토옙스키 장편 소설들의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은 물론, 번역자가 10년의 긴 세월 동안 텍스트와 씨름하며 한 인간으로서 고뇌하고 성장한 기록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내 책상 한켠에 자리를 내어두고 꾸준히 꺼내보고 싶은 책.인간의 영혼에 깊은 관심을 두고 그들을 연민했던 작가. 앞으로 나아가라는 뻔한 말 대신, 잠시 멈추어 한 인간의 내면을 오래 바라보라는 조언이 담겨 있어 읽는 내내 참 많은 생각이 스쳤다.도스토옙스키의 세계로 첫 발을 내딛고 싶은 이들에게, 혹은 읽었으나 뚜렷한 인상을 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이 안내서를 추천한다. 친절하면서도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책이 술술~ 읽힘!! 당장 오늘 밤부터 <죄와 벌>의 첫 페이지를 다시 열어보고 싶다.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베스트셀러 작가의 우발적인 죽음. 하지만 그녀의 추모식에 모인 이들은 슬픔 대신 각자의 이익을 계산하기 바쁘다. 딸 매켄지 역시 엄마의 죽음 앞에서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에도 끝내 눈물을 흘리지 않는 딸 매켄지 앞에 죽은 엄마의 편지가 도착한다. 우연인지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던 편지는 매켄지가 발을 들이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집요하게 반복된다. 사백 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는 나를 매켄지의 불안한 내면 한복판으로 밀어 넣는다. 서로 애정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가족과 그들이 사는 거대한 저택 안에 숨죽이고 있는 비밀들이 하나씩 파헤쳐 질 때마다 한숨을 쉬게 한다. 휴우~ +)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었다. 정말 몇 장 안 남기고서까지 그래서 도대체 ㅇㅇ는 뭔데!!! 씩씩대며 읽게 한 책^^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Ubiquitous :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하는단순 ‘손녀 찾기’인 줄로만 알았던 일상적인 추리극이 생태계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SF스릴러로 확장되는 전개가 압도적이다. 남극의 고대 얼음이 불러온 집단 의문사와 15년전 발생한 이단 종교의 의문사 사이의 상관관계. 그 중심에는 지구 생명체의 99%를 차지하면서도 늘 배경으로만 취급받던 '식물'이 있었다. 인간이 모든 생태계의 정점에 서있다는 오만을 비웃듯 소설은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거대한 음모를 펼쳐낸다. 이건 어디서 본 적도 없는 독특한 스릴러임과 동시에 작가가 이 세계관을 위해 정말 많이 공부하고 준비했구나 생각했다. 과학적 근거 위에 쌓아 올려진 여러 썰들(아담과 이브는 식물이 조종한 뱀에 의해 인지 혁명을 겪었다는 둥,,)을 읽어나가며 나도 모르게 “정말 그런가?”란 생각이 들었다. 사이비가 어떤 방식과 근거로 사람을 세뇌할 수 있는지까지 생각이 치닫자 오싹하기도 했다. ‶ 현생 인류의 학명인 'Sapience'는 '지혜', 그 어간인 Sap'은 '식물의 수액'이라는 뜻이죠. 동시에 'Sap'은 붉은 핏물'이라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과연 이건 우연일까요? (p. 145) ″무려 4부까지 예정된 거대한 세계관인 만큼, 식물의 설계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놓을지, 그리고 인간은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기억하라, 어디에나 존재하는 식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늘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