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구 1
윤재호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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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의 80%가 멸종하고 화석연료가 고갈되었다. 토양과 수질 오염까지 덮친 지구. 인간들은 지구를 포기하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는다. 화성을 최초의 정착지로 삼지만 실패하고 다음으로 찾은 새로운 행성. 인간들은 그곳의 사막지대를 새로운 정착지로 정하고 이 행성을 ‘제3지구’라고 명명한다.

영화감독이 쓴 소설이라서 그런가, 책의 앞장에는 인물의 모습과 도시의 풍경이 AI이미지로 구현되어 있어 상상하기 편했다. 센트럴시티를 중심으로 12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도시 구조는 헝거게임을, 사막의 기이한 동물들은 듄을, 인간인 척하며 인간들을 먹는 외계의 존재는 기생수를 연상케 한다. 일단 재미는 보장이다.

거기다가 혈통있는 가문과 그 가문에 전해지는 능력, 그리고 사실은 주인공인 내가 그 가문의 숨겨진 혈통이었다? 그리고 내가 싸움짱? 벌써부터 두근두근, 주인공이 숨겨진 힘을 찾아 어떻게 세상을 구할 것인지 기대되는 스토리지 않은가.

그렇다고 마냥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를 망친, 자본주의의 정점에 서있던 자들이 반성은커녕 새로운 정착지를 찾는 우주선의 첫 좌석을 차지했다는 사실, 새로운 정착지에서도 변하지 않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와 억압적인 현실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한다. 지구에만 있을 것 같던 바퀴벌레와 쥐가 새로운 행성에서도 출현한다는 것은 새로운 행성이라고 해서 지구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오히려 더 최악일 수도 있다는 것을 얼핏 보여주는 듯하다.

아직 1권만 읽었을 뿐인데도 재미있는 설정이 난무하는 이 책… 인간들을 지배하는 외계의 존재와 이 행성에서만 나오는 나노 크리스털과 나노 메탈이라는 미지의 자원, 인간들을 저장하는 수조, 결집하는 반란군과 다가올 전쟁까지, 모든 설정의 거미줄이 드러나는 순간이 기대되지 않을 수가 없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 2권, 3권 시급하다. 빨리 읽어볼게요^^

“얘야, 이것만은 명심해. 지구인이든 페르다인이든 상관없어. 사람은 그냥 사람이 되는 게 아니란다. 끊임없이 내면의 악, 또 욕심과 싸우면서 완성되어가는 거지. 하지만 영생이라는 단꿈에 취해 그 싸움에서 패배하게 되면 말 그대로 괴물이 되어버릴 거야. 그래서 우린 선택했단다. 사람이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않겠다고.”

이 리뷰는 도서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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