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날들이 단단한 인생을 만들지
임희재 지음 / 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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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해외 생활에서 변화된 태도와 시선, 그리고 그 안에서 마주한 ‘자신’에 관한 이야기다. 학벌주의가 통하지 않는 유럽 사회, 정치/역사/사회문제 등 현재 이슈에 대한 토론과 철학자들의 말을 근거로 쓰는 대화방식에서 느낀 문화 차이와 독일인 남자친구와의 연애 썰까지, 뭔가 해외 시트콤을 보는 듯 소소한 유쾌함을 주면서도 나의 삶, 우리 사회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낯선 나라 속 곤경에 처한 여러 상황에서 서스름없이 여러 이웃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저자의 모습을 볼 때마다 ‘저자가 되게 외향적인 성향인가보다, 나는 저렇게까지 먼저 나서서 도와달라곤 못할 것 같은데.. ’라는 마음이었다. 여러 해에 걸친 서울살이 동안 혼자 살면서 쌓인 내 마음의 벽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벽은 한 번에 쉽게 사라지진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안녕하세요’라는 쉬운 말 한마디가 뭐 그리 어려웠을까, 뭐 그리 어려웠기에 나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 괜히 핸드폰을 보고, 땅바닥을 쳐다보며 못 본 척 지나갔을까, 라는 마음이 들며 점점 그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닫을 때 쯤엔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먼저 안녕을 묻고,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이웃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정하다‘는 것은 단순히 친절을 넘어서, 마음을 담아 행동하는 것이다. 내 작은 용기로 시작된 인사가 반갑게 되돌아 올 때의 즐거움을 차곡차곡 적립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

저자는 말한다. ‘내가 스치듯 말했던 소원은 모두 현실이 되었다.’ 의지박약에 흐르는대로 살던 최근의 나에겐 소원을 갖고 결심을 하는 것도 많은 정신적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는데, 값진 열매를 맺은 저자의 그간의 노력이 담긴 이 책을 읽으며 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긍정적으로 변화된 건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이 오랜만의 감상이 반갑다.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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