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하다 앤솔러지 1
김유담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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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를 주제로 한 앤솔러지. 걷는다는 한 행위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이렇게나 다양한 작품이 나오다니, 골라먹는 맛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없는 셈 치고_김유담
부모님 대신 자신을 키워줬던 고모의 가족 사이에서 진짜 딸보다도 더 딸 같이 굴려 노력했건만, 끝내 섞일 수 없는 것을 깨달은 나. 고모가 사준 빨간 장화는 나에게 맞지 않는다. 맨발로 걸으며 하는 결심. 저도 ‘없는 셈 치고’ 사세요.

🚶‍♂️후보_성해나
뒤로 걸으며 반추하는 옛 흔적들과 지난 날의 꿈과 열정. 그러나 꿈과 현실 모두에 가닿을 순 없는 법이고, 영원히 이어지는 재즈는 없다.

🚶‍♂️유월이니까_이주혜
유산 후 왕릉을 찾아다니며 걷는 여자, 날개가 그려진 옷을 입고 트랙을 뛰는 여자, 연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며 점점 작아지는 여자. 다 살려고 걷고, 뛰는거고 계속 그렇게 걷고 뛰다보면 치자꽃이 피는 계절, 유월은 다시 돌아온다.

🚶‍♂️유령 개 산책하기_임선우
죽었던 개가 유령으로 돌아왔다. 유령 개를 산책시키며 걷고 걷다보니 사라지는 마음 속 무거움. 남은 마음 속의 공간을 어떻게 써야할 지.

🚶‍♂️느리게 흩어지기_임현
흩어질 산, 꾀 책. ”뭘 써야 할지 모를 땐, 우선 산책을 해보세요.” 산책을 하며 날려보내는 나의 지난 날의 미련과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들. 남들에게 보일 수 없는 나의 면면들을 담은 수첩이 비에 젖어 알 수 없는 글씨만이 남는다.

성해나의 「후보」, 이야기에 나오는 재즈들을 같이 들으며 읽으니 인물들의 지난 날들과 함께한 느낌이 들면서 매우 낭만적이었다. 작가의 재즈 추천곡 모음을 선물받은 느낌이기도. 내가 나이가 들면 난 어떤 시절들을 회상하게 될 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주혜의 「유월이니까」는 설명할 수 없지만 뭔가 좋았다...💗 왕릉과 무덤의 이미지, 걷고 뛰는 여자들과 날아가는 연의 모습이 슬프면서도 노란 치자꽃이 피는 유월에 대한 환상이 피어나는 이야기랄까.
임선우의 「유령 개 산책하기」는 작가의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 같은 귀여우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상상력에 역시 이런 글을 참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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