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
재스민 왈가 지음, 김래경 옮김 / 양철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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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성 탐사 로봇이다. 이름은 리질리언스이다. 내 별명은 리지다. 짝꿍이 있으면 별명이 생긴다.”
농담을 좋아하는 유쾌한 감성파 ‘산더’와 이성파 ‘라니아’에게서 만들어진 화성 탐사 로버 ‘리질리언스’, 리지. 리지는 실험실의 과학자들을 ‘보호복’이라 부르며 보호복들의 행동과 언어를 관찰한다. 마치 인간 아이가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물려받듯이, 리질리언스도 인간의 감정을스펀지 같이 쏙쏙 흡수한다. 산더처럼 유쾌하고 감정이 넘쳐 흐르면서도 라니아처럼 합리적이려고 노력(?)하는 희한한 로버.

”나는 소피가 나 같다고 깨달았다. 소피는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리지는 라니아가 통화할 때마다 따뜻한 목소리, 행복한 표정을 짓게 하는 어린 아이가 누구인지, 그 감정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한편, 라니아의 딸 소피는 일에 전념하며 가족들과의 시간에 자꾸 빠지는 엄마에게 서운하다. 하지만 착한 딸 소피는 라니아에게 투정을 부리기 보다는 오히려 라니아가 전념하는 대상인 리지에게 편지를 쓴다. 그렇게 둘의 우정은 시작된다.

“가치 있는 로버는 추락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가치 있는 로버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난 진짜 지구로 돌아온 로버이고 싶어.”
때가 됐다. 지구에서의 모든 테스트를 완료한 리지는 드론 ‘플라이’와 함께 화성으로 보내진다. 리지가 화성에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여러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인간의 시간도 빠르게 흘러 소피는 어느덧 어른이 된다. 리지는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그토록 원하던 지구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리지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잊히지 않을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은 화성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확실히 다른 로봇들과는 다르게 리질리언스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지녔다. 믿음, 슬픔, 행복, 화, 자랑스러움, 좌절과 실망까지. 처음에 다른 로봇들은 그런 리지를 무시하고 비웃지만 리지는 오히려 인간적인 감정을 통해 자신을 믿고 희망을 가지기도, 의심하며 더 나은 결정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물론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도 중요하지만, 인생에서 한 번 쯤 감정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인공지능이 점점 발전하고 있는 시대 속,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인공지능의 모습을 통해 어디엔가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들만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낼 수 있다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이야기다.

+리지는 로봇이지만 MBTI F력이 못해도 90%는 이상이라 장담한다. 근데 이 F력은 전염력이 있나보다. 결국 감정 없이 냉정하던 인공지능들이 점차 리지에게 동화되어 서로 친구가 되기 때문. 어딜가나 친화력 만렙인 리지는 웃기고 귀엽고 따뜻하다. 화성에서 드론 ‘플라이’, 인공위성 ‘가디언’과 <반짝반짝 작은 별>을 부르는 리지의 모습은 절대 안 잊혀질 것 같다✨🥹💫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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