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량, 어디에도 없는 - 바람처럼 떠나고 싶은 남도여행
양승언 지음 / 글을낳는집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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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은 곡식을 얻는다는 의미로 녹차로 유명한 전라남도 보성에 있는 지역 이름이다. 득량만은 고흥, 보성, 장흥을 끼고 있는 바다다. 이곳은 바닷물과 민물 할 것 없이 물이 풍부하고, 푸른 초목을 두른 청청한 나무들의 산이며 벌판에서 들끓는 곡식들의 아우성이 넘치고, 꼬막, 낙지, 멍게같은 해산물이 풍부한 땅은 남도 득량만을 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득량만 보성 일대인 벌교, 율포, 득량, 회천 등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여기 보성을 찾아온 사람 이야기도 덤으로 담겨 있다. 보성 일대의 명소와 인물을 돌아가며, 한 대목씩 그리고 계절을 따라 그려가며 바다와 산, 곡식과 해산물이 넘쳐나는 득량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점점 몰락해 가는 농어촌의 문제와 아름다운 경치 속에 숨은 비극의 역사를 알아보고, 미쳐가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꼬집으면서 세상에 노래하고 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작가는 수시로 사람을 살리는 땅, 득량으로 오라고 외치고 있다.


4월 20일쯤 곡우 무렵이면 보성의 야생 녹찻잎을 뜯고 덖고 비비고 말려 우전차를 마신다는 내용은 이 책을 읽는 시기와 절묘하게 겹치고 있어 마음은 보성 득량에 머무르고 있다. 기가 맥힌다. 남도의 구수한 사투리와 득량의 정취에 빠져서 책을 빠르게 넘어갈 수 없었다.


마지막에 나오는 홍암 나철이라는 이름은 부끄럽게도 처음 들었다. 대종교의 창시자며 개천절과 관련 있는데, 전혀 몰랐던 인물로 1916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놀라운 예언 시를 보고 그의 평전을 찾아봤다. 독립운동사에서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할 인물인데도 왜 그렇게 숨겨졌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벌교 나철 기념관에 꼭 한번 찾아 감사를 전해야 할 것 같다. 벌교와 득량, 조만간 들러 조정래의 태백산맥, 나철, 산과 바다 그리고 푸긋한 인심을 느껴보고 싶다.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서….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p243)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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