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염기원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어떻게 보면 때묻지 않은 강원도 태백에 사는 순수한 여동생의 일갈일 수 있다. "온 세상이 사기꾼 천지다", "피지컬 만렙녀의 오빠 검거 작전!"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는 책 표지를 보면서 시골과 도시의 갭을 잘 보여줄 작품이 아닐까 기대해보면서 펼쳤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는 첫 문장이자 마지막 문장이다. 하지만 말한 주체가 다르다. 주인공과 친구가 남긴 문자다. 투포환 선수 하다가 고등학교를 마치고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강원도 태백의 여동생 채하나는 서울로 공부하러 간 오빠가 유튜브에서 이상한 강의하는 걸 보고 경악한다. 꼭 사기꾼 같은 언변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 장면에 오빠를 태백으로 끌고 올 생각으로 친구와 함께 서울로 찾아간다. 태백이란 시골에서 자란 그녀에게는 서울의 휘황찬란한 모습이 마뜩잖았지만 오로지 오빠를 끈질기게 기다리며 찾아낸다. 하지만 오빠의 생각은 하나와 많이 달랐다. 오빠의 진실과 다짐을 듣고 하나는 친구와 태백에 돌아온다.


돈이 최고라는 세상에 꽤 진지한 채하나와 사기꾼 오빠를 둘러싼 이야기로 작금 일어나고 있는 온라인 세계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휘청거리는 세상을 고발하고 있다. 순진하게 굴다가 코 베인다는 소리가 괜한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은 오빠를 끌고 오려다가 오히려 설득당한다는 반전은 가족의 사랑이 깔려있어 일어난게 아닐까 싶다. 사기꾼에서 남매간 사랑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독자를 홀리게 한다. 꽤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작가 염기원의 이번 작품은 태백의 청량감을 함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또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깔끔함을 느끼기 충분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오빠새끼잡으러간다 #염기원 #문학세계사 #장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