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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 성공한 근대화, 실패한 근대화 ㅣ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총서 99
김석균 지음 / 예미 / 2022년 11월
평점 :
왜 우리 생활과 문화, 더불어 많은 분야가 서양식으로 변했고 표준화가 되었을까?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양이 현대사를 주도하는 역사적 현실, 그리고 동양 3국의 성공한 근대화와 실패한 근대화 요인에 대한 답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해양 개척의 상황에 따른 동인에서 찾고 있다. 근세에 서양은 대양으로 나아갔고, 동양은 바다에 빗장을 치고 해양과 담을 쌓았다. 즉, 서양은 개해(開海)의 역사이고, 동양은 해금(海禁)의 역사였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를 땅에서의 움직임만 생각했었는데 흥미로운 주제다.
또 다른 눈길 끄는 점은 저자의 별명이다. 해적 연구의 전문성으로 '해적박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 해양 문제 전문가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해양법학자이다. 나름 관련 분야에서 연구하다 보니 해양 역사에 관심이 자연스레 이어져, 오늘날 서양 주도의 세계사가 바다에 대한 관심과 개척에 따라 갈린 것으로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위 단락에서 개해와 해금의 키워드로 일반 역사적 관점과 달리 접근한 것이 주목을 끌게 한다. '해금'은 중국 명·청 시대에 바다로 나가 오랑캐와 교통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하해통번지금(下海通番之禁)'의 약칭이다. 오늘날 '해금'은 '쇄국'이란 말로 쓰이고 있다.
앞서 거론한 것처럼 이 책은 개해의 유럽, 해금의 동아시아와 함께 동양 3국 근대화의 도전 및 근대화의 성패라는 4편의 구성으로 해양 개척, 전쟁과 정치·경제적인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기존의 역사적 사실에 보완되는 설명이 되었다. 서양의 개척과 동양의 쇄국사를 나라별로 살펴보고, 조선의 쇄국과 개화의 파워 게임 끝의 대한제국 종말을 안타깝게 보아야만 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을 보면서 유사한 개척과 쇄국이 반복되는 양상에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해양보다 더 빠르고 많은 수송이 가능한 항공 시대와 앞으로 올 우주 시대를 그려보면서 무한경쟁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과거를 잊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하는 지도자의 선택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라고 한다."(p303)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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