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신예찬>은 타락한 종교인들에 대한 고발과 각성을 요구한 글이라 기억하는데,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여 '현대지성'에서 45번째 문고로 출간되었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무르익어가는 시기에 출간된(1511년) 이 책은 부패한 가톨릭교회와 어리석은 현자들의 위선을 풍자해 대단한 인기를 누렸지만 에라스무스 사후(1536년) 가톨릭교회의 금서목록에 올랐다(1559년).


눈길을 꽤 붙들고 있게 하는 책 표지 그림은 독일의 게오르게 그로스 작품으로 뛰어난 소묘력과 통렬한 풍자로 사회의 부정과 인간의 추악함, 탐욕이 표현되어있다. 사악하고 이기적이며 무관심한 모습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리석은 이의 모습과 겹친다. 이전에 출판된 책의 표지와는 다른 느낌으로 실감 나게 다가온다.


신들과 영웅들을 향한 예찬이 아니라 우신 자신을 예찬하는 이 책의 구성은 도입부(1-15장)에서 우신 자신의 신상 내용이고, 그 뒤로 다양한 주제와 직업군을 다루며 어리석음을 풍자하면서 후반부에는 에라스무스가 직접 나서 성경과 신앙에 대해 광기와 어리석음을 설파한다. 특히 가톨릭 성직자와 현자들의 미신과 부패를 꼬집어 비판하고 있어 가톨릭교회를 난감하게 했다.


교회뿐만 아니라 읽는 독자로서도 불편한 내용이 눈에 많이 띈다. 독자 자신의 어리석음을 너무나도 통렬하게 지적당하는 듯한 부끄러움과 아픔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와 사회에 대한 생각을 다시 잡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르네상스 시대를 상징하는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의 대표작 <우신예찬>이 그 당시는 물론 현재도 명작으로 올라선 이유이기도 하다. 혼탁해지는 세상을 어리석음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해본다. 어리석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제일 행복하게 사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사회나 인간관계도 우신인 나 없이는 즐거울 수 없고 유지될 수도 없습니다."(p70)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우신예찬 #에라스무스 #박문재 #현대지성 #고전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