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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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의 끝판왕이랄까?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지은이로 나온 책들은 요즘 말로 하면 '꼰대' 어록 모음이다. 이번에 현대지성 클래식 46호로 그라시안의 <사람을 얻는 지혜>가 국내 최초 스페인어 원전 완역으로 출간되었다. 책 소개 글에서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극찬했다는 글에 끌려 펼쳐보게 되었다.


저자가 예수회 사제의 성직자로서 대개 종교적인 내용이 예상되었지만, 언급이 거의 없을뿐더러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그라시안이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성공과 명성보다는 개인의 성숙이었다. 그가 살던 스페인은 150년간의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다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던 중 30년 전쟁 개입으로 경제적 위기가 오면서 힘을 잃어가던 시기였다. 이때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환멸과 덧없음, 종교적 희망, 죽음의 편재라는 특징을 가진 바로크 문화가 태동하던 문화적 황금시대였다. 이런 시기에 저자는 인간의 근본을 지키면서도 실용적인 성공 전략을 가지고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만사에 그대로 적용되거나 귀감이 될만한 격문이 가득하다. 가령 삼국지의 조조가 신하 양수의 예리한 지혜에 질시하여 처형하는 대목에서 그라시안의 글이 떠오른다.

"군주는 도움을 받는 건 좋아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능가하는 건 원치 않는다."(p33)

그리고 수능 시즌에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도 줄을 그어본다. 계속 이러면 꼰대가 되어 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결점마저도 가려주는 나만의 필살기를 가져라."(p49)


교훈적이고 간결한 그라시안의 300개 격언과 행동 규칙은 매 단락마다 줄을 긋기 바쁠 정도로 삶의 지혜가 가득하고 공감된다. 요즘 세상에도 필요한 그의 조언은 그가 살던 시대적 상황이 다르지 않았고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삶의 지혜는 현재까지도 관통하는 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그라시안의 책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시의적절한 대목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씩 읽어볼 것을 추천해본다. 


"소중한 인생을 일로만 채우지 말라"(p289)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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