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지 - 푸른 눈의 청소부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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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를 대신해서 복수하는 것을 '어벤지'라 칭한다. 이 책은 푸른 눈을 가진 복수자가 주인공이다. 복수하는 사건이 네 건 벌어진다. 담당 형사인 민수와 희성은 수사를 진행하면 할수록 용의자는 늘어나고 윤곽이 잡히지 않아 계속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소설의 시작은 첫 사건의 자세한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펼쳐진다. 전문적인 마취약 몇 가지를 사용하여 잠을 재운 후 고자로 만들고 왼쪽 아킬레스건을 잘랐다. 죽이지 않았다. 게임개발 회사의 회장인 피해자는 7년 전 친딸을 성폭행하고도 전관예우의 힘을 가진 변호사를 이용해 가볍게 형을 살고 나온 딸 성폭행범이었다.


두 번째 사건은 만기 출소한 6세 여아 성폭행범을 고자로 만들었다. 경찰관 12명이 번갈아 지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잠입하여 그 여아에게 한 그대로 손상을 입혔다. 세 번째 사건은 친딸을 살인 교사한 엄마의 얼굴에 문신으로 뱀을 그려놓은 것이다. 네 번째는 지적장애아의 성폭행 사건을 목격하고도 방임한 동네 할머니들이 모두 눈이 먼 사건이다. 그런데 앞선 사건과 똑같이 거울에 '기다려. 꼭 다시 돌아올게'라는 메시지를 남겨 동일범임을 알리고 있다. 복수자 주인공과 형사 민수의 긴박한 두뇌 싸움은 어떻게 될지 결말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여기까지...


피해자도 그렇지만, 어벤지 범인과 형사도 모두 괴물이었다. 각자 처해있는 처지에서 선과 악, 법과 윤리, 분노와 증오를 논하는 내용들은 예사롭지 않다. 특이하게도 간간이 참고문헌 번호가 있어 초반에는 무관심하게 읽다가 자주 나오길래 뒤편 참고도서 리스트를 슬쩍 보고 깜짝 놀랐다. 절대 가볍지 않은 고전과 철학서가 나열되어 있다. 뒤로 갈수록 니체의 메시지가 많이 인용된다. 뼈 때리고 후벼파는 구절들은 스토리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 작가 프로필을 다시 보게 된다. 중학교 과학 교사로 재직 중이라 과학적인 콘텐츠가 가득하고 거기에 참고도서도 만만찮게 곁들여진 작품이 탄생했다. 생각보다 어렵잖게 읽히는 소설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선과 악이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시비, 선악, 참과 거짓, 모든 것이 복잡하고 단단히 엉켜서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아요."(p198)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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