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밸리로드 - 조현병 가족의 초상
로버트 콜커 지음, 공지민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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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환자의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의 분열, 즉 인식과 현실의 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실에 더 이상 접근할 수 없을 때까지 처음에는 천천히, 나중에는 순식간에 벽을 쌓아 올려 자기 자신을 의식으로부터 분리시키는 병이다. 현대 의학에서 당뇨, 혈압 환자가 지속적인 약물 투여하듯 조현병도 약물투여를 잘하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주증상이 망상과 함께 환각인데, 100명 중 1명이 발병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모든 계층이 발생할 수 있고 남녀 빈도도 비슷하고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른다. 예전에는 귀신과 악령, 가족력이나 유전, 사회 환경으로 생각했지만, 전혀 무관하고 뇌 기질적인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1903년 출간된 조현병의 최초 문헌인 다니엘 파울 슈레버의 기록은 한 세기 동안 조현병에 대한 거의 모든 논의에서 기준이 되었다. 아버지의 혹독한 양육 환경에도 불구하고 변호사에 이어 판사가 되었지만 51세에 '망상' 형태의 '환각성 정신이상'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9년간 입원했다. 그가 쓴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이 바로 이때 기록이었다. 슈레버의 문제는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해 모든 것을 파헤쳤지만, 핵심적인 논쟁인 '유전인가 환경인가'를 두고 왈가왈부하던 시기에 갤빈 가족이 태어난 것이다. 조현병의 발전사와 갤빈 가족사가 같이 맞물려 가게 된다. 이 책의 구성도 양측을 오가면서 소개를 하고 있다. 


갤빈 가족은 엄마, 아빠 그리고 자녀 12명, 그런데 그중 6명이 조현병 환자다. 가족 하나하나 인생사를 보여준다. 간간이 나오는 가족사진을 보면 여느 가족 못지않게 행복한 모습이다. 열두 남매의 엄마, 미미는 텍사스 상류 집안에서 자라 뉴욕 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다. 남편 돈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많이 갖는 행복을 선택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엄격한 엄마였다. 아빠 돈 갤빈은 군인으로 해군에 거쳐 공군사관학교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이들의 양육은 엄마 몫이었다. 이들의 각자 인생을 주위 인물과 함께 미국 사회에서 노출되고 있는 많은 문제를 그대로 보고하고 있다. 일부 충격적인 내용도 어쩌면 조현병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같은 가족 내에서도 정신적 충격에도 견뎌낸 정상인도 있다. 의학자와 연구자들이 이들 가족의 모든 면에 대해 샅샅이 조사와 검사, 치료한 내용도 소개되고 있다.


이들 갤빈 가족이 현재의 조현병의 기준에 많은 이바지한 셈이다. 조현병의 의학적 발전 과정과 더불어 자세한 이학적 내용은 조현병을 자세히 알아볼 기회가 되었다. 의학 전문서가 아닌 다큐멘터리 형식의 가족력과 발전 보고서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한번 읽어 볼 것을 추천해본다. 조현병이라면 무섭게만 느껴졌던 편견이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환자나 그 가족들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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