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귀재들, 곤충
토머스 아이스너 지음, 김소정 옮김 / 삼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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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 느낌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겁다였다. 비록 할인이 되었다고는 하더라도 38000원이라는 가격 역시 만만치 않았고, 책 자체의 무게나 크기도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그 덕분에 한동안 사놓고서는 읽지않는 책이었다. 

 하지만 책이라는 것이 언제까지나 박물관의 전시품처럼 읽지않고 가지고만 있어서는 소용이 없는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어느날인가 맘잡고서 읽기 시작하였다.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곤충들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고 짝짓기를 하여 후손을 남기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이건 지나치게 단순한 설명일 뿐, 책의 내용을 보고 있으면 말 그대로 곤충이라는 존재가 하찮게 볼 수 없는 대단한 생명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자신의 몸 속에서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다가 적이 나타나면 적을 향해 뜨거운 화학물질을 쏫아내는 곤충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몸 속에 다른 동물들이 한번 먹어보면 토나오게 만드는 물질을 가지고 다니는 곤충들, 자신을 위험한 동물들과 비슷한 형태를 취함으로서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기만전술의 대가들, 그리고 자신에게 유리한 이성을 선택하여서 알을 낳는 암컷들의 성선택등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곤충들의 전술이라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는 지를 알게해준다. 

물론 이러한 전술 전략은 인간의 그것과는 다르게 자연선택과 성선택이라는 원리원칙에 따라서 행해진다는 차이점이 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존에 유리한 존재들이 살아남고 자손을 남기고, 그것이 긴 시간이 들여서 지금과 같은 곤충이 되었다라는(물론 지금도 진화의 흐름속에 있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스스로 생각하고 창조해내서 진화의 방향을 정하는 인간의 전략과는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점을 넘어가서라도 지금의 곤충이 어떻게 진화하였고, 그리고 이러한 진화에 대응하는 생명체에 대한 관찰등, 서로간의 군비경쟁을 보는 것 역시 하나의 즐거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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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샷건 38
박민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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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점에서 1권을 빌려보기 시작하여, 어느덧 38권까지 전부 사 모으고 있는 만화책이다. 내가 지금까지 산 만화책 중에서 제일 많은 권수를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클라이막스로 향해가고 있는 웨스턴 샷건, 비록 저자는 올해 중순쯤에 연재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끝나지 않고 쭉쭉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막장 드라마나 만화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것과는 달리, 계속해서 스토리가 쭉쭉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가지게 한다.(혹은 내가 이 만화를 좋아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림체도 여전히 쭉빵 누님 보는데 흐뭇할 정도이고, 스토리도 무난하게 흘러흘러 가는듯한 느낌(나쁘게 말하면 임팩트가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이정도면 한국만화 중에서 수작이라고 불릴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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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1
쿠미 사오리 지음, 모리 카오루 그림, 유미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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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메이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에게는 부자집 시녀들의 이미지를 생각할 것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코스프레를 생각하게 할 것이며, 어떤 이에게는 나름의 취향일 것이다(응?). 그렇다면 여기 나오는 엠마는 과연 어떨까? 단순한 부자집의 시녀로서 등장할까? 아니면 누군가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여성일까? 

 모리 카오루의 만화 <엠마>는 어찌보면 흔해진 소재인 메이드라는 소재를 가지고서도 전혀 다른 형식의 만화를 보여주었다. 작가 스스로 말했다시피 메이드를 그리는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다고 말하면서, 그와 동시에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한(정확히는 영국 전통) 관심도 상당한 편이다. 그렇기에 그 당시의 시대상을 더도 덜도 아니게 딱 그려낸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지적이고 미모도 뛰어나지만 하류인생인 메이드 엠마와, 부자집에서 태어난 어리숙한 윌리엄의 사랑이야기는 로맨틱 코미디의 한장면이라고 할까... 

 소설 <엠마>는 이런 만화책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윌리엄과 엠마의 만남에서부터, 엠마의 고용주이자 윌리엄의 선생이었던 스토너부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윌리엄과 그의 부친간의 감정싸움 등 만화책의 스토리와 같다. 단지 만화책과 약간씩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스토너 부인댁에 개를 가지고 오는 여성이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그리 큰 차이는 안나니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도리어 이런 부분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만화에서 소설로 재탄생되면서 좋아진 점이라면, 보다 더욱 더 감정 표현등의 묘사가 되어있다는 점이다. 처음 엠마를 보았을 때 윌리엄이 첫눈에 반하는 그 과정에서부터, 만화책에는 잘 표현되지 않았던 엠마의 마음도 소설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시대 배경에 대해서도 작가의 집념이라고 할 만한 것이 느껴질 정도이다.  

 엠마 1,2권은 만화책의 1권과 2권의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애니로는 1기까지...).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얼렁 3권 나오라고 신께 기도하는 일 뿐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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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32
손희준 글, 김윤경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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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책을 살려고 마음 먹은 이유는, 그 당시에는 보기 드문 게임 관련 만화였고, 그러면서도 환타지세계를 이어받은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왕성공략는 나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지금은 인게임이 아닌 아웃게임이 주요 스토리로 진행되다보니 더이상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아... 

 지금까지의 스토리로 봐서는 게임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앞으로 더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되는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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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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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장기를 제일 잘 두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직접 장기를 두는 사람보다 그 옆에서 훈수두는 사람일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존재는 인간 자신보다는 인간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는 사람일 것이다.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역시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점이 아닌 고양이가 인간을 바라보는 시점을 채택하고 있다. 그렇기에 인간이라면 결코 볼 수 없는 장면들(부자집에서의 시종들의 이야기라거나, 고양이끼리의 대화라거나)을 고양이의 시점에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소위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는 고양이의 주인에 관한 이야기라거나 물리학자 간게쓰, 그리고 주인의 친구 메이테이등을 보고 있으면 무엇인가 우스우면서도 씁쓸해 지는 맛을 느낄 수가 있다. 결국 지식인이라도 불리우는 자들이 자신들만의 독선에 사로잡혀서 시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점이라거나,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시대에 악착같이 달라붙으려는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결국 그들도 사람이고, 사람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을 동시에 가지게 되니 말이다.

그 외에도 돈 많은 사업가와 그의 부인 역시 보고 있으면, 돈으로 못할 것이 없다는 사고방식의 비판을 볼 수가 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어째서인지 우울해지기까지 한다. 진짜로 돈만 있으면 못할 게 없는거 같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돈많은 사람을 비판(혹은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우리의 마음 속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목욕탕을 탐방하는 고양이의 내용일 것이다. 홀딱 벗고있는 사람들을 보며 고양이가 인간이 아닌 짐승이라고 부르는 모습 말이다. 사실 고양이의 생각대로 인간은 의복의 존재이다. 사실 이건 <어린왕자>에서도 나왔던 이야기인데, 지구상에 인간 스스로 만든 의복에 의해서 계급이나 대우가 달라지는 존재는 없을것이다. 그런 "의복에 의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인간이 홀딱 벗고 있다면, 정말로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는 독에 빠져 죽음으로 향하는 고양이를 보게 되는데(이걸 네타라고 생각하지 말자. 설령 고양이의 최후를 미리 안다고 해서 이 소설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인생만사 편하게 살아보겠다고 무리하고, 무리해서 고통받는 다는 것을 보면서 느껴지는 이 마음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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