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 사건이 있었다.특별한 관심도 없었고 사회의 흐름이나 체계가 나의 관심에는 없었던 무지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별 관심없이 늘 뉴스에 등장하는 그런 사건으로만 생각했었다. 나와 직접 연관이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연관이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제일 컸던 것 같다. 오랜시간이 지나 많은 이들의 기억속에는 잊혀졌을 것이고 그와중에도 많은 사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아마 나를 비롯해서 그저 많은 사건중의 하나,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의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 바뀌었다.내가 살아가는 사회,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문제를 어찌 내가 방관하고 있을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거대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 나를 비롯한 많은이가 평생 모를 수도 있었던 그얘기를 통해 사회를 보는 눈,시대를 살아가는 많은이들의 시각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가지게 된다. 노조가 없기로 유명한 삼성이라는 기업. 처음부터 이 책을 공감하며 읽을 수는 없었다.하지만 저자의 고백록과도 같다는 추천글을 통해 이 책의 진정성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많은 분량에서 보여지는 삼성이라는 기업.우리나라의 권력자들의 모습은 충격적이고 자극적이었다. 재벌이라는 부류의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어찌하여 그 큰 기업을 꾸려나가며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이라는 자리에 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지. 그 큰 기업주변의 이들의 상황과 모습까지 실날하고 직설적인 묘사가 충격적이기도 하고 어이없는 헛웃음도 자아냈다. 많은 사건을 보며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중 공감하며 봐왔던 부분을 발췌해보겠다. "`조직에 순응하지 않는다'거나 `조직에 불화를 일으킨다'는 지적 역시 납득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검찰은 수사하는 조직이다.그런데 수사를 제대로 하지 말라는 요구를 거부한게 왜 조직에 순응하지 않은 행위인지 모르겠다.수사가 목적인 조직에서 수사를 열심히 하면 불화가 생긴다는 주장은 논리적 모순이다.만약 이게 모순이 아니라면,검찰은 수사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검찰이 범죄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329p" 나같은 서민들은 모두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고위공직자들이나 권력을 가진 많은 이들에 의해 사회가 돌아가니 그들의 말을 믿고 그들의 조치를 믿을 것이다.옳고 그름을 가려서 사회의 정의를 지켜야하는 이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그것이 순리라는 식의 모습이 느껴지는 순간 마음속 한켠에서 화가 나기도 한다.이런 현상이 이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비롯한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병들게 하는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나쁜 짓을 하는 사람에게조차 칭찬 듣는 사람을 오히려 높이 치는 분위기가 짙다.이런 사람들이 `의리'가 있다거나,`보스기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흔하다.이런 부류를 가리켜 `남자답다'거나 `통이 크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쩨쩨하지 않다'거나,`대범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비리에 무감각한 문화가 생겨났다.인간적으로 친하기만 하면 무슨 짓이건 허용 된다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이다.인간적인 친분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잘못을 지적하는 게 진짜 용기다.그리고 이런 용기를 지닌 이들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돼야 비리도 줄어든다.--415p" 이런 모습은 특정부류에서만 보여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물론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이들이 이런식의 판단으로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아주 모순이다.하지만 이것이 학연과 지연등 각종 "연"을 그 무엇보다 중요시 생각하느 우리사회의 폐해라 생각된다.언제부턴가 지적하고 옳고 그름이 정확하다는 판단을 가진이들이 뭔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모습은 개인적으로도 안타깝고 절망적이었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그 충격이 컸다.그리고 앞으로 우리 사회를 생각하며 절망적이었다. 하지만,더 늦기전에 이런 현상을 인지하고 모두가 조금씩 변화하려한다면 그래도 일말의 희망은 있지 않을까라는 미련한 기대도 가져본다. 어느 특정기업의 얘기가 아니다.전반적으로 물들고 변해버린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이들었다.알아야하고 바뀌어야하는 문제지만 쉬시하고 덮어두려했던 것들을 들춰낸 기분이다. "아이들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권해도 불안하지 않은 사회가 되면 좋겠다.`정직하게 살면 손해 본다'는 생각이 현명한 것으로 통하고 `손해 보더라도 정직해야 한다'는 생각은 순진한 어리석음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배운 아이들이 커가는 일을 차마 지켜볼 자신이 없다.--447p" 옳고 바른것이 정도로 흘러가야하는 것이 세상의 순리고 이치아닐까? 그런 순리가 바뀌는 세상은 오지 않지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